앵커 :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현장음)
지난 2일, 한대의 자그마한 승합차가 쌀쌀한 막바지 겨울공기를 가르며 캐나다 토론토시 북쪽 뉴마켓 인근에 자리한 은혜의 집이라고 불리 우는 노인양로원에 도착했습니다. 승합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이곳에서 노인들을 돌보기 위해 온 자원봉사자들, 이들은 김영숙씨를 비롯한 4명의 탈북 여성들과 한인 그리고 캐나다사람들이었는데요.
양로원원장 오동성목사가 방마다 다니며 할머니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손님 오셨네, 북한에서 오셨는데 캐나다에 할머니 만나고 싶고 말벗도 하고 싶고 친구도 되고 싶어 왔대요…여기 손님 오셨어요…
할머니 안녕하세요?
탈 북 여성들이 할머니들이 있는 각 방마다 다니면서 인사를 하며 들어서니 크지 않은 양로원이 환해지는 듯 합니다. 오동성 목사가 우선 탈 북 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설명을 해줍니다.
오동성: 구석구석 청소를 한다든가 화장실 을 깨끗이 한다든가, 아니면 할머니들한테 가서 말벗도 해드리고 손톱발톱도 깎아드리거나 목욕할 때마다 하긴 하는데 로션 같은 거 손발에 발라주거나 하면 되는데 그 치매 의사소통이 안되세요. 그래서 가능하면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일봐드리고 옷 젖었으면 갈아 입혀드리고….
캐나다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는 거의 일상 이다시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그리고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캐나다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이 상 캐나다사람 중 2분의 1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캐나다를 ‘자원봉사자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원봉사는 주로 축제, 박물관, 음악회, 기념행사 등에 참여해 행사의 여러 가지 일들을 도와주는 것과 병원, 양로원, 비영리단체 등에 찾아가서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하는 자원봉사는 일종의 실습사원과 같아서 캐나다 대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또한 미래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회사에서 자원봉사를 합니다.이 때 봉사한 단체에서 받은 추천서는 취업할 때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이날 은혜양로원에 온 탈 북 민들은 노인들의 옷을 갈아 입히고 미음을 넣어드린다든가, 맛 싸지를 해주는 등의 일들을 했는데요. 노인들이 모두 70에서 90이 넘으신 할머니들이라 한번 부축해서 화장실 가는 것을 도와드리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탈 북 민들은 꼭 북한에 두고 온 자신의 부모를 뵙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탈 북민 김영숙씨와 오옥희씨입니다.
김영숙: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나구.. 나도 이렇게 나이가 먹을 수 있는 데 내가 조금 움직일 수 있을 때 봉사를 더 자주 하면 좋구요.
북한에서는 봉사라는 것이 없어요. 농촌동원 같은 의무적인 봉사가 있어요. 정부에서 모집하고 조직적으로 나가게 하고, (오늘 여기 온 것은) 자발적으로 내가 마음에 우러나와서 온 것이고 먹고 살수 있는 기반이 생기니까 나도 받기만 하지 말고 사회에 갚아야 하겠다 하니까. 그런 마음이 생겨요
탈 북민 오옥희씨는 캐나다에 와서 이렇게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자발적으로 즐겁게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경험해보니 남을 돕는 진짜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합니다.
오옥희: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을 신문으로 접하고 나도 그런 것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을 했었어요. 내가 북한에서 살던 환경하고 틀리니까 나보다 더 약자들을 도와야겠다고 스스로 생긴 거죠. 누구의 유혹이나 뭘 바래서가 아니고 내 마음이 스스로 열리드라고요.
마침 이날은 노인들의 심리적 마음을 치유해주기 위해 음악치료사도 왔는데요. 탈 북 민들은 음악치료사의 지도아래 노인들과 함께 풍선놀이도 하면서 봉사의 마지막 시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양로원원장 오동성목사는 북한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이렇게 탈북민들이 스스로 양로원에 찾아와 봉사하겠다고 하니 참 좋은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동성: 아니 북에서 오신 분들이면 도움을 받으셔야 하는데 와서 봉사하시려고 하냐 그랬더니 그러시더라고요,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그러는 우리들일수록 커뮤니티 사회에 참여해서 자기의 역할을 하게 되면 자립심도 길러주고 홀로 설수 있는 자긍심이 생긴다고요.
이렇게 처음 시작한 자그마한 자원봉사지만 북한에서 늘 하던 강제성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열고 스스로 참여하고 자원봉사, 도움을 받는 사람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캐나다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참여하려는 소중한 마음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