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현장음)
지난 16일,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해 살고 있는 3명의 탈 북 여성들이 오타와 한인교회에서 열린 "탈북자스토리"간담회에서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이날 모임은 코윈 오타와 문화예술 교육동아리가 주최하고, 오타와 한인회가 후원한 자리로서 지극히 평범한 탈 북 민들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은 교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마련하게 되었다고 주최측은 밝혔습니다.
먼저 발언한 탈 북 여성 김미연씨는 아버지가 해외무역선 선장, 어머니는 신발공장 공장장을 하는, 북한에서 말하는 소위 성분 좋은"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라고 성인이 되어서는 북한의 손꼽히는 예술단인 피바다 가극단에서 무용수로 일하다가 당에서 "선물" 해주는 같은 예술단의 재일교포출신 가수와 가정을 이룬 대표적인 북한의 엘리트 계층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정부에 자금지원을 해주던 일본에 있는 남편의 친척들의 사업이 실패하여 북한정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남편은 중고차 밀무역에 손을 대고 결국은 당 지도부간 알력다툼으로 감옥에 가게 되며 거기서 두 달도 안되어 파라티프스라는 전염병에 걸려 죽자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화로에 넣어 태워지게 됩니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은 그 동안 북한정부에 충성을 다하며 살아왔던 김미연씨의 의식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드디어 어린 딸과 함께 두만강을 넘게 되었다고 그는 자신의 탈 북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원산이 고향인 김재원 탈 북 여성은 북한의 최하 계층으로서 고리 대를 하는 잘사는 사람에게서 돈을 빌려 장마당에서 하루 하루 먹고 살다가 결국 그 돈을 갚지 못하게 되어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이렇게 캐나다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강원도 원산 시에서 그가 직접 목격한 공개처형과 수용소에 끌려간 가족에 대해 들려주며 북한에서 체제에 대한 반항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재원: 20살짜리 총각이 굶어 죽게 되어있는데 엄마는 다리가 아파서 장사를 못하고 자기는 동선을 20m를 잘라서 팔았는데 당시에 동선이 제일 비쌌어요. 그것을 훔친 것으로 총살당했어요. 사람들 많은데 다 모이라, 해서 모이라 하면 무조건 모여야 해요. 그 앞에 가서 늙은이들은 기절해서 죽은 사람도 있어요. 4명이나 죽었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모여서 끼리끼리 술 먹으면서 김일성이 84세까지 살았으면 잘 살았네, 지금 세상에 어디 그렇게까지 사는 사람이 있어 하고 말했는데 누가 고자질 했어요. 그래서 그 집 온 집안 식구가 끌려갔어요. 꽉 닫힌 구역에요…
김재원 씨는 최근에 자신의 맏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쌀밥을 먹여주지 못한 채 저 세상으로 보낸 것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어 생전에 캐나다 같은 이런 천국 같은 나라가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남아있는 자식들에게 꼭 알려주고 돈을 모아 보내주고 싶은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간담회는 참가자들의 활발한 질문으로 이어져 예정되었던9시를 훌쩍 넘겨 11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탈 북 민들은 교민들이 궁금해하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자신들이 북한에서 보고 들은 것을 구체적으로 답변했습니다.
특히 그렇게 외부세계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처참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데 왜 북한 주민들이 반항하지 않고 숨죽이고 있는지, 최근 남한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대북 풍선 날리기와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지원에 대한 견해 등 과연 어떤 것이 북한을 도와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대해 다양하고 심도 있는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날 참가한 3명의 탈 북 민들은 자신들이 북한에 있을 때 그나마 죽이라도 먹고 살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장마당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장마당경제와 달리기 경제의 활성화는 북한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한결같이 토로했습니다.
북한에서 흔히 말하는 "달리기"는 북 중 국경지대에 있는 중국물건을 받아서 내륙 깊이 가지고 들어가 팔고 또 거기에서 농수산물을 사가지고 북 중 국경지대에 파는 장사의 한가지 방법입니다. 특히 교통사정이 열악한 조건에서도 제일 많이 남는 것이 이 달리기 장사이기 때문에 북한 전 지역에 보편화 되어있고 이것으로 일반주민들은 먹고 산다고 탈 북 여성들은 증언했습니다.
또한 김미연씨는 자신은 해마다 봄과 가을에 2,000달러씩 북한에 송금한다며 자신뿐 아니라 캐나다나 남한에 정착한 상당수 탈 북 민들이 북한에 있는 부모형제 친척들에게 송금하고 있는 데 이것은 바로 북한지하경제, 장마당 경제의 자금원천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그는 북한의 장마당이 활성화 될수록 북한당국은 주민들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되고 탈 북민 가족들은 일반주민들 속에서 돈이 많은 선망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미연씨는 비록 캐나다에 정착하고 있는 많은 탈 북 민들이 아직 이사회에 잘 적응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고 북한 내부의 주민들을 구원하는데 앞장설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탈 북 민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교민사회가, 또 캐나다사회가 조금 더 포옹하는 마음으로 탈 북 민들이 제힘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날 참가한 오타와 교민들은 서로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게 마음껏 궁금했던 점들을 탈 북민 들에게 질문하고 또 탈 북 민들도 가감 없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토로하면서 오타와 최초로 마련된 탈 북민 간담회의 밤을 의미 있게 보냈습니다.
특히 북한이라는 폐쇄된 사회에서 오직 먹을 것을 위해 몸부림 쳐야 했던 그들이 멀리 있는딴 세상사람이 아니라 이곳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과 같은 한 핏줄을 나눈 동포로 친구와 이웃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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