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캐나다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올해 45세인 탈북여성 정순애씨의 아름다운 결혼 이야기,
지난시간에는 북한을 탈출하기까지 정순애씨가 겪은 가슴 아픈 사연들과 캐나다에서 찾은 새 삶, 그리고 이제 그 삶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줄 새신랑과 결혼서약을 하는 행복한 모습들을 전해드렸죠. 이어지는 결혼식이야기 계속해서 전해드립니다.
어느덧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시작되자 먼저 들러리를 맡은 신랑신부의 친구들이 음악에 맞춰 들어서고 다음에는 하얀 드레스를 연분홍빛 한복으로 갈아입은 신부가 신랑과 함께 피로연장에 입장합니다.
이어 시작되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신랑신부가 춤을 추고 이에 하객들은 박수로 화답합니다.
흥겨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뜻밖에도 한통의 편지가 이들 신랑 신부에게 전해졌습니다.
(현장음)
이 편지는 해밀톤 이스트스토니 크릭에 있는 연방의원 웨인 마스턴의원이 보내온 것입니다.
오늘 신랑신부에게. 저는 해밀톤 이스트 스토니 크릭의 연방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두분의 가장 엄숙하고 중요한 행사에 진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두 분의 결혼식이 사랑과 웃음과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두 분의 서로의 인생에서 힘든 일과 또 즐거움을 같고 함께 나누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는 오늘 이 두 분이 해가 갈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건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 여러분의 삶에 좋은 소식들을 들을 수 있도록 희망합니다.
진심을 담아, 웨인 마스턴.
한 평범한 결혼식에 캐나다 국회의원이 축하편지를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하객들은 모두 놀라움과 기쁨의 환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웨인 마스턴 연방의원이 특별히 이들의 결혼식에 축하편지를 보내온 것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올해 열아홉살인 정순애씨의 맏아들 이현군은 지난 2010년 3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주인 온테리오주 유도종목 60kg급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해 열리는 전국 유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 이현군은 그때 당시 캐나다 영주권을 받지 못해 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습니다.
이때 웨인 마스턴 의원이 이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 영주권을 좀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도와주어 이군은 마침내 그렇게 갈망하던 전국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정순애씨는 마스턴 의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오늘은 또 그들의 결혼식에 축하편지를 보내왔던 것입니다.
정순애씨의 이웃들은 한결 같이 그녀가 남다른 점은 항상 웃는 모습으로 살고 남에게 베푸는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지만 같은 탈북여성들이 어려운 일에 처하면 제일처럼 남 먼저 나서서 도와주고 북한인권일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데 앞장서군 합니다.
캐나다 의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청문회에도 여러번 참가해 북한의 참상에 대해 증언도 하고 또 북한인권운동가들에게는 자신이 식당일을 하면서 어렵게 번 돈을 서슴없이 내놓으면서 북한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순애씨이기에 오늘의 이 결혼식이 더욱더 아름답다고 하객들은 한결 같이 말합니다.
이들의 오늘의 결혼식이 있기까지는 또한 캐나다 한인사회의 숨은 도움의 손길도 있었습니다.
정순애씨의 이웃에 살고 있는 박옥순씨는 정순애씨가 캐나다에 도착한 때부터 늘 그의 옆에서 크나 작으나 친언니처럼 그의 삶을 보살펴주고 낯설은 땅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 회장 역시 이번 이들의 결혼식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친아버지 심정으로 준비해주었습니다.
정순애씨는 북한 땅을 떠나올 때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오늘의 모습이 꿈만 같다고 말합니다.
정순애 : 여러분이 바쁘신 속에 저를 위해서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너무 행복하고 너무 황홀해서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크로싱"영화를 보았습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제가 바로 그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살았는데 지금 내 자신이 어디에 와있나..정말 결혼한다고 행복에 겨워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이것이 우연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캐나다 땅에 와서 이렇게 화려한 결혼식까지 할수 있을 가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이전 삶은 너무 힘들게 살았지만 정말 이 캐나다 땅에 와서 제가 너무 누린 것이 많고 받은 것이 많기 때문에 제 마음속에는 항상 북한사람들을 대표해서 나아가는 행복한 가정, 성공하는 가정이 되고 여러분들의 축복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앞으로 정말 잘 살겠습니다.
피로연의 마지막, 신랑과 신부가 커다란 케익을 잘라서 각자의 입에 넣어주는 행복한 장면에 하객들은 모두 축하의 노래를 부릅니다.
(현장음)
이날 저녁 이곳 케틀바이(Kettleby)계곡에 둥글게 떠오른 보름달도 정순애씨의 희망찬 미래를 예언하듯 유난히도 밝은 빛을 뿌렸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