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오타와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현장 음)
지난 6월 30일,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자리한 센터포인트극장(Centrepointe Theatre), 한국과 캐나다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공연 중에 장중한 캐나다 국가가 울려 펴지자 천여 개의 객석을 꽉 채운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열렬한 박수로 화답합니다.
이들 중 관중석 맨 앞자리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화답하는 다섯 명의 청년들, 얼핏 보기에 주변의 한인청년들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도 무대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전통무용과 노래에 푹 빠져 있는 청년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어학연수와 인턴 쉽, 즉 훈련생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중에 7월 1일 캐나다 날을 맞아 이곳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를 방문하고 있는 탈 북 대학생들입니다. 캐나다의 날은 1867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캐나다 연방으로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모든 캐나다 사람들이 성대하게 지내는 공휴일입니다.
이들은 한국의 연세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방금 졸업한 학생들로서 현재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미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영어연수와 각 정부기관에서 현장실습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차로 열 몇 시간이면 올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로 이들 탈북 대학생들은 미국에 있는 동안 꼭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이가라 폭포와 캐나다의 여러 곳을 꼭 가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마침 이들이 여행을 계획한 날자가 캐나다의 날과 겹쳐 나이가라 폭포와 토론토를 거쳐 이곳 오타와까지 방문했는데요, 이들의 이번 오타와 방문에는 오타와 한인교회 한영아 집사를 비롯 여러 한인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탈북 대학생들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아름다운 공원에 자리한 별장도 제공하고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을 맞이해서 진행한 공연을 비롯해서 오타와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와 박물관 안내를 맡아 잘 구경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편의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또한 이들 대학생들을 위해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미 탈 북인연대 대표 조진혜씨는 이들이 편안이 여행할 수 있도록 차를 제공하고 또 자신이 직접 차를 몰고 이곳 오타와까지 함께 동행했습니다.
이날 탈북 대학생들이 관람한 한국 캐나다 50주년 기념 축하공연은 한국 최고수준의 예술 공연단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한국무용, 태권도 시범 공연 등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공연이었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조희용 한국대사관 대사를 비롯한 한국정부 관계자들도 다수 참가했는데요, 조희용대사는 공연이 끝난 다음 탈 북 대학생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조희용: 주어진 상황을 의심하지 말고, 우리가 날씨를 어찌할 수 없잖아요? 주어진 여건을 기회라고 생각 하시고, 이것이 한민족의 특기 아니에요? 우리 한민족은 어디 가서나 우리가 자신을 개발할 수 있고 능력발휘 하는 거니까 자기의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사실은 누구나 다 같아요. 약간 다를 뿐이고, 이것이 다 기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어공부 열심히 하시고, 다음부터는 나하고 영어로 해요.
탈북 대학생: 영어가 쉬워지고 한국말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웃음)
조희용: 그래요 다음에 오시면은 우리 식사 한번 해요....
이날 탈북 대학생들은 주일을 맞아 오타와 한인교회를 찾고 오타와 교민들과 함께 하는 구역 예배모임에도 참석했습니다.
구역예배 모임은 한 평범한 교민의 집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아주 평범한 2층 캐나다 식 집인데 탈북 대학생들은 김일성, 김정일이 살던 별장 같다며 놀라운 눈으로 이곳 저곳 돌아보았습니다.
조진혜: 너무 놀랐던 것이 국경을 넘고 같이 북한사람들끼리 오면서도 오랜만에 고향이야기도 나누고 너무 즐겁게 왔는데 이곳에서 김일성 별장 같은 집에서 맛있는 밥도 먹고.. 이날 구역예배 모임은 오타와 한인교회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모임으로서 이번에는 탈북 대학생들이 참가한다며 교인들은 이들을 위해 특별히 정성껏 만든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탈북 대학생들이 넓고 큰 캐나다의 집과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신기하고 놀라운 것 만큼 교인들은 탈북 대학생들에게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어떻게 북한을 탈출하게 되었는지, 그 험난했다는 중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또 어떻게 미국에까지 가서 공부하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놀랍고 기적 같다고 말합니다.
(현장음)
학생: 뭐 거의 어머니와 같이 잡혔다가 다시 나왔어요.
교인: 그러면 북송을 몇 번 당했나요?
학생: 4번이요.
교인 우리가 여기서는 듣기로는 다시 북송 되면 엄청 무섭다는 데 다시 못나온다는 데 정말 그랬나요?
예배의 마지막 시간, 한영아집사님의 눈물의 기도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습니다. 한영아: 아버지 하나님, 저희가 기도하지 않아서, 그 동안 저희가 너무도 이기적으로 살아온 것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고 특히 하나님을 알 수 없도록 만든 그 땅을 속히 해방시켜주시옵소서...
떠날 시간이 되어도 오랫동안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하는 교민들, 너무나 따뜻한 환대에 몸 둘 바를 모르는 탈북 대학생들, 서로가 너무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말을 나누니 하나도 다르지 않은 우리 한민족임에 또 놀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오타와 에서의 짧고도 긴 첫 하루를 보내고 탈북 대학생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 속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광경이 펼쳐질 지, 기대와 희망에 가득 차있는 그들을 실은 차가 저녘 노을을 머금은 가티너 공원의 나지막한 언덕으로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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