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대학생들의 오타와 방문기(3)

캐나다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재미탈북인연대 조진혜 대표.
캐나다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재미탈북인연대 조진혜 대표. (RFA PHOTO/ 장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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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오타와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현장음)

캐나다의 날을 맞는 오타와 메이저힐 공원, 국회의사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곳에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원 중심에서는 음악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고 탈북대학생들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현장음)

이날 오타와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는 물론 극장과 박물관들은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재즈축제, 원주민들의 춤과 노래 등 다른 볼거리도 많았지만 탈북대학생들은 캐나다 문명박물관을 돌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캐나다 문명박물관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박물관일 뿐 아니라 캐나다의 역사를 한눈에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곳으로서 캐나다의 국가 이념인 다문화사회를 상징하는 박물관입니다.

(현장음)

탈북대학생: 캐나다에 유럽인들이 언제 들어왔어요?

가이드: 캐나다에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한 200년밖에 안돼요. 사람들이 어디어디에 도착하면 항상 교회를 먼저 세우고.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조그마한 교회예요.

탈북대학생: 진짜 교회예요?

가이드: 진짜 교회를 그대로 옮겨온거예요. 이렇게 돌아보면 캐나다를 한눈에 거의 다 돌아보는 거예요.

박물관을 돌아보는 내내 여장부같이 탈북대학생들을 챙기며 이끌어 가는 재미탈북인 연대 조진혜대표, 이번 여행을 책임지고 탈북학생들을 도와 이곳까지 오면서 캐나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고 합니다.

조진혜: 딱 넘는데 빛이 다른 것 같아요. 햇빛이.. 너무 환하고 너무 멋있고, 쫙 달리는데 너무 신기한 거예요. 내가 북한사람으로서 미국에 사는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자유롭게 (캐나다)에 건너와가지고 아무런 문제없이 영주권 딱 보여주니까 통과시키고, 너무 기분이 들떳어요.

기자: 처음엔 어디어디 다니셨어요?

조진혜: 처음에 건너오자 마자 그 나이아가라 폭포 다 구경하고 바로 토론토로 갔어요. 토론토에서 탈북자분들 집에 들려서 사는 모습도 보고 북한 식으로 맛있는 음식도 해주셔 가지고 하루 밤 자고 여기 오타와까지 왔어요.

기자: 나이아가라는 어땠어요?

조진혜: 나이아가라는 제가 지금 4번째 오는 데요. 볼 때마다 너무 굉장하고 너무 멋있고 마음에 담겨있는 뭔가가 확 쏟아져 나오는, 그런 기분 폭포 밑에 배타고 들어갔을 때 진짜 두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큰 그 폭포 물들이 쏟아지는 것 보고 너무나 신기했어요. 그리고 정말 어디 영화에서 나오는 한 장면 같이 그 폭포 속에 새들이 막 날아다니면서 고기를 잡고 또 무지개가 비치고, 너무 멋있어서 저는 탈북자 분들이 올 때마다 모시 구 와서 구경을 시켜드리거든요. 근데 올때 마다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 캐나다데이에 캐나다 오타와에 왔잖아요. 어떠세요?

조진혜: 일단은 캐나다라는 데 대해서 전혀 배운 것이 없이 왔어요. 아무 마음의 준비도 없었구요. 캐나다가 외국이라는 생각은 했어요. 근데 오니까 미국하고 거의 비슷한 것 같구요. 또 다들 영어 쓰니까 저도 편했고 캐나다데이에 평생 볼 사람 다 보지 않았나 싶어요. 되게 신기하고 감사하고 하나님이 우리한테 준 축복이 아닌 가 생각했어요.

조진혜씨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서 북한의 형제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어떤 순간에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조진혜: 여러분, 저는 미국의 수도에 살고 있음에도 캐나다 수도까지 왔습니다. 정말 증명서를 다시 뗄 필요도 없이 다른 뭐 서류를 정부에 신청할 필요도 없이 그냥 평상시에 가지고 있던 드라이버 라이센스, 북한 말로 말하면 운전면허증, 즉 북한의 공민증같이도 쓰이는 것인데요, 그거 하나로 여기 까지 건너와서 자유자재로 구경을 하고 이제 내일 돌아가게 되는데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이날이 오기까지는 너무 힘든 시간들이 있었 구 형제자매들이 다 굶어 죽어서 아픔도 있었지만 그런 것 잘 참아 내구 보니까 오늘 같이 좋은 날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희들의 얘기를 들으시구 힘 받으시고 꼭 살아서 저같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사는 그런 행운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탈북대학생들의 오타와 여행은 여기에서 끝났지만, 자유를 맘껏 누리며 날개를 펼치는 이들의 세계를 향한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오타와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