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희망을 남기고 떠난 '잭 레이튼' 야당당수②

0:00 / 0:00

MC: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기잡니다.

(현장음)

캐나다국민들에게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사랑, 희망 그리고 낙관으로 바꿔주고 떠난 캐나다의 신민당 당수 잭 레이튼. 그의 장례식은 지난 달 27일, 캐나다에서 가장 큰 예술전당인 토론토시에 자리한 로이 톰슨 홀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가족들과 함께 스티븐 하퍼 수상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 17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예술전당 밖 광장에도 6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형 텔레비전 화면으로 실황중계 되는 장례식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캐나다 국기로 감싸진 그의 영구 앞에서 가족들과 조객들은 생전의 그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에게 하듯 다정하게 인사를 보내기도 하고 가벼운 웃음을 짓기도 하면서 그가 남긴 정신을 기념했습니다. 전 유엔 주재 대사인 Stephen Lewis(스티븐 루이스)씨가 잭 레이튼이 마지막 편지에 남긴 사랑, 희망, 낙관의 정신을 이어가자고 호소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이어 시민들은 잭 레이튼이 올리비아 차우와 결혼할 당시 불리워 졌던 축가 "일어나요!"를 다 같이 합창했습니다.

Rise up, Don't you fall down again
Rise up, It's time we break chains
My dream is to fly, Over the rainbow, so high!
Over the rainbow, so high!
Rise up, We'll shake it well
Rise up, make me feel pain

(더빙) 일어나요, 다시 넘어지지 말고
일어나요, 이제는 사슬을 끊어야할 때
내 꿈은 무지개 넘어 하늘 높이 날으는 것
하늘 높이 날으는 것

일어나요, 우리는 멍에를 벗을 수 있어요.
일어나요, 아픔이 있더라도 ...

캐나다의 탈북자들은 장례식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 스스로가 고인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그가 남긴 말을 기리는 모습에서 캐나다의 선진문화를 목격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온 나라 인민들이 강제 동원되어 김일성동상 앞에 가서 통곡을 하는 등 그 당시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일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었던 일이었는가를 깨닫게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김명숙: 처음에는 다 생산을 다 중지하고 일체 모든 행사는 추모식으로 이어지고, 중앙에서 하는 지시에 따라서 다 행사가 아랫단위에 따라 진행된 것이지요. 다 학교운동장에서집단적으로 모여서 햇볕이 쨍쨍 비치는데 추모식 하고... 그때 제일 충격받은 것은 저의 아버지가 제일 앞줄에 서가지고 햇볕이 쨍쨍 비치는데... 7월 달이면 얼마나 더워요. 몇 시간씩 서서 있는데 저의 아버지는 며칠씩 굶어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쓰러져서 의식을 잃은 것이지요. 그때는 의식이 깨지 못했으니까, 아버지가 몸이 약해서 쓰러지셨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지, 정치적으로 김일성에게 불만이 있다든가 전혀 생각자체를 못하는 거죠. 다 그렇죠,

박선희: 추모식이라고 전 국민이 일을 못하고 아침부터 산에 가서 꽃을 꺾어다가 꽃다발 하나씩, 그리고 직장을 대표해서 큰 꽃바구니를 하나씩 매일 만들어요, 새것으로 만들어요, 산에 가서 야생화를 뜯지요. 산도 그 더운 여름에 수없이 헤멨어요. 모두 그 꽃을 뜯는 다고... 묵도를 하고 또 다 같이 앉아서 통곡을 해요...울면서 그게 눈물이 나고 통곡 하고싶은 마음도 하루 이틀이지 일주일동안을 내내 하니까 나중에는 눈물도 안나와가지고 가짜로 눈물 만들면서 솔직히... 집에 일체 가정의 경조사라든가 그런 것은 못했어요. 장례도 못했고.. 결혼식도 그런 것도 많이 없어지고. 그 금수산 의사당을 건설하는데 거기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다는데 그 돈이면 우리 북한사람들이 그렇게까지 굶어죽고 정말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고... 지금 와서 보면 이해가 안돼지요..참, 우리가 저런 사회 속에서 살았으니까 오직 수령에 대한 숭배밖에 모르고 바보처럼 살았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분해요.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회장은 잭 레이튼이 남긴 유언은 북한주민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라며 캐나다에 이런 정치인이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경복: 잭 레이튼이 세상 사람들에게 남긴 유언이 사랑, 희망, 낙관인데, 성경에도 이런 비슷한 말씀이 있죠? 믿음, 소망, 사랑 ... 북한주민들도 저 사악한 김정일정권이 반드시 무너지고 해방의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과 소망을 갖고, 같이 압제받는 처지의 주민들끼리 사랑으로 연대하라는 메세지가 될 것 같아요 ... 장례식에서 슬프기만한 장송곡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를 주는 노래로 조가를 대신한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 일어나요, 일어나! 이제는 사슬을 끊어야할 때! 꼭, 북한주민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노래같잖아요?

잭 레이튼의 시신은 장례식이 있은 다음 화장 되어 그의 출생지인 퀘백 허드슨 교회 묘지, 그가 결혼식을 한 토론토 섬 그리고 생전에 그가 다녔던 세인 제임스 교회 묘지에 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 사진설명: 토론토시청에 안치된 잭 레이튼의 영구에 조의를 표하고 있는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