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캠핑 즐기는 탈북민들(3)

탈북자들과 함께 진지하게 북한인권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캠핑 참가자들
탈북자들과 함께 진지하게 북한인권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캠핑 참가자들 (RFA PHOTO/ 장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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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지난 시간에는 캠핑 첫날 모닥불을 피워놓고 두둥실 떠오른 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서로서로 두고 온 고향과 지나온 이야기로 밤을 지샌 캠프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그 다음은 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오늘 계속해서 전해드립니다.

드디어 떠오른 아침햇살에 호수는 온통 금빛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그 뒤로 둥글게 둘러싸인 녹색 숲이 호수에 거울같이 비치고 빨간색 녹색 지붕이 얹혀진 자그마한 하얀 집들이 호수가에 자리한 모습은 꿈속의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커피와 빵, 라면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서 눈부신 햇살이 나무 숲 사이로 쏟아지는 가운데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걸으니 전날 밤의 피곤은 어느 새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호수가 숲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낚시, 보트타기, 수영, 배드민톤 등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탈북민 정순희씨와 이설희씨는 북한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카누타기에 도전했습니다.

카누는 전시간에도 말씀 드렸듯이 좁고 길죽한 보트 비슷하게 생긴 아주 가벼운 배로서 카누타기는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씩 타고 호수가나 계곡을 직접 노로 저으면서 곳곳을 탐험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이설희씨는 원래 운동감각이 뛰어난지라 처음인데도 기우뚱거리는 카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올라타자 바로 중심을 바로잡고 힘차게 노를 저어갑니다. 그 모습이 웬만큼 오래 카누를 탄 캐나다 사람들 못지 않습니다.

카누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자 이제는 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연꽃 잎이 한 가득 덮힌 파아란 호수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투성이의 좁은 협곡을 따라 빨간 색의 카누가 헤가르고 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좁은 강을 따라 올라가다 끝인 줄 알았더니 갑자기 환히 트이면서 끝없이 펼쳐진 호수가 또 나타납니다.

무언가 큰 발견이라도 한 듯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오고 또 그 호수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카누를 몰아갑니다.

탈북민들이 이렇게 카누타기를 즐기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물고기를 낚느라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환희에 넘친 캠핑의 하루, 캠핑이 그리 생소하지 않은 캐나다사람들에게도, 한국 유학생 그리고 북한인권운동가들에게도 캠핑이 즐겁기는 늘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캠핑은 특별했습니다.

북한인권에 관심하는 사람들과 탈북한 북한사람들이 함께 한 첫 캠핑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캠핑에는 탈북민들의 생생한 탈북이야기도 듣고 북한인권에 대한 지식, 그리고 앞으로의 북한인권활동 방향을 토론 하는 등 어느 학술 세미나 못지 않은 진지한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 회장은 북한인권을 말할 때는 “인간안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인간안보가 왜 중요한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경복 : 인간안보는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를 받을 권리라고 할 수 있어요. 권리는 내가 주장하면서 얻어지는 것이고 안보는 주장하기 전에 국가 또는 다른 누구로부터 보장을 받을 권리라고 할 수 있거든요. 수동적인 것이 아닌 능동적인 것이지요. 인간안보는 그 내용상으로 봐서 인권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밖에도 한반도의 역사의식과 북한에 인권문제가 생기게 된 내적 외적 요인, 그리고 어떤 방법이 북한인권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에 대한 활발한 토론도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참석한 한국유학생들 중에는 지금까지 탈북민을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학생도 있었고 남한에 있을 때는 북한인권이 있다는 것도 모르던 학생들이 캐나다에 와서 캐나다 사람들이 북한인권에 관심하는 모습에 감동해서 참가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숭실대학교에 다니다 이곳 캐나다에 유학 오게 된 백경훈씨는 정말 한국사람으로서 북한인권에 관심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캠핑을 통해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백경훈: 제가 느낀 것은요 저희가 되게 많이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역사에 대해서 중고등학교에 배우긴 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선택과목이었거든요.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정말 수능을 위한 공부만을 했던 것이죠. 저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저 같은 경향이 있어요. 사실 많은 젊은이들이 북한에 대한 인식자체가 없어요. 거의 무관심인 것 같아요. 자기 사는 것에 바빠서 관심 없어요. 저도 되게 반성을 했던 것 중의 하나가 여기 와서 알렌선생을 통해서… 제가 더 모르는 것 이예요.

비록 2박 3일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캠핑은 탈북자들에게나 한인들, 유학생들, 캐나다사람들에게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캐나다의 자연 못지 않은 아름다운 산과 들이 있는 북한, 이렇게 북한인권에 관심하는 사람이 하나 둘씩 많아지면 언젠가는 꼭 그곳에 모두 함께 가서 오늘과 같은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캠핑의 마지막 밤을 지새웠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