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캐나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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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소연기자가 전합니다.

캐나다는 세계인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신의 축복을 받은 자연의 나라 꿈의 나라라고 불리 우는 곳인데요.

탈북민 신영희씨는 북한에서 영화 "민족과 운명" 차홍기 편에서 주인공부부가 넓고 넒은 캐나다 초원을 오픈카, 즉 뚜껑이 없는 차를 타고 하염없이 달리며 "목동가" 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꼭 캐나다에 가볼 것이라는 꿈을 품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그가 마침내 북한을 탈출해 지난2010년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이곳 캐나다로 오게 되었는데요.

캐나다에 들어온 후 대부분의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언어를 배우고 정착하느라고 바삐 지내던 영희씨는 마침내 이번 추석기간에 꿈에 그리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신영희: 천 섬이랑 오타와 국회의사당, 총독이 사는 저택에도 가봤고, 얼드 퀘백에도 가보고, 성 요셉 성당도 너무 멋있었어요.

영희씨가 다녀온 이번 여행길에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인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천 개의 섬이 있다 해서 불리우는 싸우전드 아일랜드,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의 국회의사당과 총독관저, 그리고 캐나다의 프랑스라고 불리우는 퀘백과 몬트리올을 다녀왔는데요. 한마디로 경탄 그 자체였습니다.

천 섬은 미국과 캐나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로렌스강에 있는 천 개의 섬을 말하는 것인데요. 각각의 섬에는 그 나라 영토를 표시하는 국기가 꽂혀 있고 그 섬 하나 하나 마다 에는 꽃과 나무로 아름답게 장식된 저택이나 집이 있어 물위에 떠있는 조그마한 성 같아 보여 영희씨에게는 한마디로 동화나라 속에 온 것 과 같은 환상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오타와 에서는 녹색지붕의 국회의사당의 웅장한 건물과 그 앞에 놓인 꺼지지 않은 불길, 자유와 인권, 여성의 권리를 상징하는 조각 상들이 의사당 주위에 놓여있어 영희씨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길에서 영희씨의 기억에 가장 남은 곳은 몬트리올의 성 요셉 성당이었는데요.

신영희: 신부가 원래 돈이 없이 아주 가난했던 사람인데 성당에 들어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면서 그래서 병이 기적같이 낫게 되고 지팡이를 집고 성당에 왔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걸어서 나가고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신영희씨의 이번 마지막 여행길을 캐나다의 프랑스라고 불리 우는 올드퀘백 이었는데요.

버스를 타고 오타와에서도 7시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퀘백은 중세도시처럼 성에 둘러 쌓여 있고 유럽식 풍 건물들이 꽉 들어찬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저녘노을을 받으며 한 노인이 치는 하프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화가의 거리를 거닐며 영희씨는 북한에서 개성에 여행 갔을 때의 추억을 떠올렸는데요. 그것도 마음대로 갈수 없어서 경비초소를 피해 친구가 알려주는 산속오솔길을 따라 겨우 개성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 퀘백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아무런 제한도 없이 마음대로 돌아볼 수 있는데 북한의 개성은 북한 사람들은 마음대로 갈수 없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신영희 : 퀘백이 너무 아름답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이런 행운을 갖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죠.

신영희씨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끝없이 떠오르는 것은 바로 북한이었다고 합니다.

신영희: 처음에 천 섬을 구경했을 때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에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 순간에 울컥하면서 북한사람들 생각이 났어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혼자서 여기 오다가 잡힌 사람들도 많은 데, 자유를 위해서… 그리고 보위 부에 있을 때 결국 도보위부에 넘어간 애들이 많이 울었었거든요. 죽으러 가는 거 아니까, 그 애들 생각이 너무 나는 거예요. 그 애들도 여기에 다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이 아름다운 산천도 구경 못하고 이름도 없이 죽어버리고.. 그 많은 북한사람들 속에서 나는 선택 받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어요.

아름다운 캐나다의 모습, 탈 북민 신영희씨의 여행과 함께 잠시 전해드렸는데요. 북한에 계시는 여러분들도 영희씨처럼 꿈을 품고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기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