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큰물 피해 가족 직접 구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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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캐나다에 살고 있는 탈북민 김선옥씨는 최근 북한의 아버지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가족과 한번 연락하기가 쉽지 않아 김씨는 브로커를 고용해 일년에 한 두 번씩 전화를 해 돈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버지한테서 직접 연락이 온 것입니다.

함경남도 금야에 살고 있는 김씨의 아버지는 이번에 함경북도 압록강, 두만강 국경연선 뿐 아니라 함경남도에도 큰물 이 났다며 이번 물난리에 김 씨 어머니가 사망되었다는 소식을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딸에게 다급히 전하며 구호를 요청했습니다.

또 다른 탈북민 이철호씨는 며칠 전 수 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형 한테서도 연락을 받았는데 함경남도 함흥에 살고 있는 그의 형이 그의 어머니와 함께 직접 국경 연선에 와서 도움을 청했다는 것입니다.

이씨는 70살된 어머니가 노구를 이끌고 먼 함흥에서 국경까지 나와 도움을 청할 만큼 상황이 다급해 보인다며 홍수로 철길이 끊겨 교통이 단절되었고 어떻게 연락이 닿을지도 모르는 탈북한 아들을 찾아 천리를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이철호: 기본은 함경북도 쪽에 물난리가 크게 낫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성천강 그 상류 쪽이 장진이거든요. 그 밑에 가 다 함주 벌이거든요. 그 함주벌이가 다 밀리면 함경남도 쪽은 다 농사가 망해요. 그런데 그 금야 쪽에서도 내 친구 아버지가 (국경에) 왔다 갔대요. 지금 거기도 물난리가 나가지고 피해보고 살기 힘들다고…

이 씨는 먼저 연락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국경까지 찾아올 정도면 얼마나 살기가 어려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면서 자신뿐 아니라 주변 탈북자 친구들도 북한의 친척들이 이번 홍수로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연락을 속속 해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철호: 비바람 태풍이 지나가면은 벼가 몽땅 다 쓰러지고 논물에 잠기면 잠겼다 일어선 벼는 다 쭉정이가 되고 말아요. 강냉이도 여물기 전에 물에 잠기면 먹지 못하죠.

결국 자신의 어머니나 형과 같은 북한주민들이 가장 어려워졌을 때 결국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북한정부가 아닌 탈북자 자신들이라고 이씨는 말했습니다.

이씨는 이번에 가족들을 탈북시키기 위해서 루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에서 브로커일을 하고 있는 탈북여성 김선화씨는 현재 국경 연선이 물난리로 훤히 드러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현재 도강하는 것은 위험하며 감시도 훨씬 강화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도강비용도 북한과 중국 사이를 건너는 것만해도 1인당 8천 1만달러를 오간다고 전했습니다. 거기에 중국과 제3국을 거쳐 가는 비용까지 합치면 만 5천달러를 훌쩍 넘는 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전문 브로커들뿐 아니라 아주 적은 가격으로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도와주고 있는 선교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과 중국국경을 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일이며 손을 대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탈북자 구호단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이번 홍수로 가족들을 탈북시키려는 탈북민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선옥씨는 이번에 어머니를 잃고 남은 아버지마저 더는 북한에 남겨두고 싶지 않다면서 가족들을 구출하기 위해 여러 선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홍수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 받고 있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들을 걱정하는 다른 탈북민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8월말에서 9월사이이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일어난 홍수는 "해방 후 처음 있는 대재앙"이었고 10만가구 이상의 북한주민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직접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