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10일, 레바논에서 출발한 163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군용기가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자유당의 튀르도 정부의 선거 공약인 2만 5천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올해 말까지 받아들이기 위한 1차 난민 그룹이 도착한 것인데요. 이 난민들을 캐나다의 저스틴 튀르도 총리와 장관들을 비롯한 최고 위 각료들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습니다.
팔을 걷어붙이고 준비한 겨울 옷 등 구호품들을 직접 전해주면서 튀르도 총리는 난민들에게 문을 여는 캐나다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줬는데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일간지인 토론토 스타는 1면에 영어와 아랍어로 "캐나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특별사설을 크게 싣고 난민들에게 인사말을 전했으며 캐나다는 은행과 공공장소 등 곳곳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시리아 난민들을 맞는 분위기로 풍성해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리아 난민의 캐나다 입국은 지난 달 파리에서 있은 IS의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전세계가 시리아 난민에게 돌렸던 동정의 눈길과 발길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서 다시 한번 난민의 나라 캐나다의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물론 캐나다에서도 파리테러가 있은 후 난민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캐나다는 당초 예상했던 2만 5천명을 올해 말이 아닌 내년 초까지 미루기로 결정하고 난민대상자도 독신남성은 제한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했지만 전쟁의 위협으로 평화를 찾는 난민들을 받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로 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난민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북한난민과 시리아 난민은 대조적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터키의 해변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세 살 배기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사진 한 장이 세계를 울리면서 시리아 난민사태는 전세계의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유럽각국에서는 난민문제가 초미의 정치문제로 대두 되었고 캐나다에서는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 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자유당이 국민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어 선거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북한난민에 대해서는 북한을 세계최악의 인권침해국가로 규정한 유엔 북한인권위원회 조사보고서가 만들어 진지 2년이 지났음에도 이런 정도의 세계적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가진 폐쇄 성과 특수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 난민 변호사 사무실의 김주은 변호사는 캐나다에 들어오는 북한출신 난민들은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주은: 탈북민들은 당연히 북한에서 핍박을 받아서 도망 나왔지만 한국에서 안전하게 시민권을 받고 살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시리아 난민들처럼 상황이 급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다 통으로 잡아서 모든 탈북민들이 한국에 가서 다 잘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분들이 한국에서 적응 못하고 다 못사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상황이나 겪은 경험들에 따라서 상황이 다른 것 같아요. 한국에서 잘사시는 분도 있고 한국에서 핍박이나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도망오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탈북민 윤용수씨는 국제사회가 탈북민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는데요.
윤용수: 북한은 장기적이고 시리아는 급작스레 나타난 현상인데 큰 범위로 볼 때는 북한이 더 안 좋은 상황이지요. 우리는 탈 북 했다는 사실만 드러나도 가족이 멸살하는 경우가 있고 우리가 나와 있어도 우리와 연계된 친척들이 피해를 보고 그래야 하니까, 해외에 나와서 편하게 있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항상 불안하죠. 시리아사람들은 그렇게 거기서 나오면 그것으로 끝나고 거기로 가도 누가 피해보는 것도 없잖아요.
사실 많은 탈북민들은 시리아 난민사태를 보면서 국제사회의 이러한 관심을 부러워하기도 하는데요. 지난1990년대말 그렇게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무고하게 죽었음에도 대부분의 북한사람들이 입으로 증언한 것일 뿐 그 비참한 사진 한 장 국제사회에 전할 수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세계적으로 자신의 나라를 떠났다고 해서 배신자로 몰거나 감옥에 보내고 심지어 처형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국제통화도 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탈출경로를 검색하고 실시간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도 있는 시리아 난민, 이런 일들이 탈북 민들에게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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