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부르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탈북민들이 성탄절을 맞아 크리스마스 노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고 있다.
탈북민들이 성탄절을 맞아 크리스마스 노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고 있다. (RFA PHOTO/ 장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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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현장 음)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는 토론토 코리아타운 한쪽에 자리한 한인커뮤니티 센터에서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현장 음)

노래 제목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인 이 이 노래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징글 벨" 노래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불려지는 크리스마스 노래인데요. 이날 성탄예배에 참가해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탈북민 교회인 토론토 장대현 교회의 탈북민 찬양대 성원들입니다. .

30대로부터 70대 등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혼성으로 이뤄진 10명 남짓 되는 이 찬양대 성원들은 모두 북한의 회령, 함흥, 청진, 길주, 평성 등이 고향인 탈북민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북한을 떠난 지 불과 3년남짓되는 탈북민들도 있는데요. 해마다 이맘때면 북한에서는 김정숙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 경연과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맞아 각종행사로 분주하게 보냈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를 쇠지 않고 수령의 가계와 권위를 드높이는 행사에 인민들을 동원해 의무적으로 참가하게 하는 곳은 북한밖에 없는 듯 합니다.

크리스마스에 이곳 캐나다에서는 25일부터 오는 일요일까지 긴 휴일을 갖게 되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보름 정도의 방학을 보냅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성탄 예배에 참가하고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요.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연인들이 데이트하거나 서로의 가족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성탄트리, 즉 여러 가지 색깔의 등이나 장식물로 아름답게 꾸민 성탄전나무를 집이나 거리에 세워두는 데 이것은 더욱 크리스마스의 황홀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냅니다. 거리의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거리에는 추운 날씨에도 악사들이 나와 연주를 합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모든 식당이나 상점들이 문을 닫는데요. 그렇게 분주하던 거리가 마치 마법의 도시처럼 잠잠합니다. 그래서 전날에 미리 장을 보지 않으면 아무 물건도 살수 없어서 곤란한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족 친지들끼리 모이는 크리스마스 날에 사실 탈북민들은 이곳 보통사람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문화에 쉽게 섞이기 보다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명절이기도 한데요.

탈북민 김용철씨입니다.

김용철: 이곳에 온 지 한 4년째 되는 데 이번에 크게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느껴봤거든요. 다른 때는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때는 그냥 혼자서 쇠었어요. 쇤 것이 아니라 그냥 그 날짜가 지났지요. 혼자서, 뭐 별로 밖에 나가 즐기는 것도 없고 그런데 이번에 크리스마스 맞으면서 자원봉사도 가보고 크리스마스 기념해서 예배도 드리고 다 같이 모여 놀았잖아요. 이것은 처음이라고요.

각종 여러 가지 의미 있고 즐거운 모임과 행사가 많아도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사회가 아닌 이곳에서는 탈북민들이 몰라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토론토 장대현 교회의 김사라목사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토론토에 탈북민들이 위주가 된 교회가 세워지면서 더 뜻 깊은 명절이 되었다며 특히 탈북민 찬양대의 노래가 탈북민들 자신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고 전합니다.

김사라: 북한사람들이 너무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을 쉽게 치유할 수 있는 것이 노래하는 것 이예요. 이분들에게는 찬양이 기도예요. 이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분들의 회복되는 것, 울며 웃으며 찬양을 통해서 회복을 원하는 것이 있어요. 그 노래를 통해서 자기 삶에 적용하고 찬양을 통해서 탈북민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갈수 있는 그런 찬양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탈북민들이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언젠가는 그들의 고향 땅에도 닿아, 그들의 부모형제들이 온 세상사람들이 즐기는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누리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