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 소식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 등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남수현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월 1일과 3일에 걸쳐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연방의회 '북한인권청문회'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증언을 마친 탈북자 김혜숙 씨는, 이어 2월 4일 금요일에 토론토에서 캐나다 동부 지역 한인 동포언론과의 기자회견 그리고 북한인권의 실상을 담은 그림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토론토 지부 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또 토론토 지역 여러 한인단체들이 모여 마련한 이 자리에서, 김혜숙 씨는 이달 초 캐나다 국회 정치인들 앞에서 낱낱이 진술했던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의 경험을 기자회견과 문답시간을 통해 동포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또 그가 직접 그린 관리소 안의 모습, 배고픔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들이 그림으로 전시되었습니다.
김혜숙 씨는 6.25 당시 할아버지가 실종된 이후 열 세살 어린 나이에서부터 북한 제 18 수용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감금되어 28년의 세월을 관리소 안에서 보냈습니다.
김 씨
: 20년 이상을 관리소에서] 살아서 사회 물정을 잘 몰라요. 관리소 밖에는. 사람속에 많이 끼어 보질 못했고, 사회에 나와서 학습 강연회 같은데 참여를 많이 못해봤어요. 관리소에서는, 자기의 속 마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가 없어요. 나는 이렇게 살다가 거기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지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해 보지도 못했어요.
2001년 모범수로 석방된 뒤 탈북을 시도했지만 납북되어 다시 감금됐습니다. 그리고 2005년 시도한 두번째 탈북에 성공한 김혜숙 씨는, 북한에서의 본인의 경험을 나누고, 또 수용소 생활 당시의 참상을 그림으로 담아 전해오고 있습니다.
김 씨
: 정말 북한에서는 첫째, 둘째, 셋째도 배고픔과 설움이예요. 양강도나 무산 이런 데서 사람 잡아 먹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가 살 데가 아니로구나, 우리 부모 대에 굶어죽었는데 나까지 굶어 죽겠는가 했는데, 지금 참상이 더해요. 우리가 강냉이에다 소금이라도 해서 먹을 수 있었다면 안왔어요. 자칫하면 벼랑에서 떨어져 죽겠고, 몇시간이고 사막길을 걸어야 오늘 길인데..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어려움, 또 중국으로 탈출 뒤 북송되어 다시 감금되면서 겪은 본인의 경험을 숨김없이 얘기 하면서, 배고픔에 시달려 비인간적인 행위에까지 다다르게 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그는 생생히 전했습니다.
김 씨
: 집안에 먹을 거라고 있는 거는 소금 한 주먹이 부뚜막에 있던 게 전부였대요. 이렇게 굶다 보니 어머니가 제정신이 아닌체 자식을 먹고 자살하려 했는데 자살을 못하고 잡혀 총살 당하기도 하고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가족을 살인하고 만 이웃들의 이야기 등 김혜숙 씨가 직접 보고 들은 참혹한 북한의 현실에 이날 참석한 많은 동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2001년 관리소에서 석방 된 뒤 안타깝게도 홍수에 자식을 잃고, 가족과 친지들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김혜숙 씨의 사정에 또 모두들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 씨
: 살기 좋으면 왜 도망치겠어요. 거기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남편, 내 남동생, 딸 아들 일곱을 묻고 혼자 가슴에 새카만 잿가루만 안고 나왔는데. 죽지는 못하겠구 살 길 찾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짧은 캐나다 방문이었지만 스티븐 하퍼 캐나다 수상을 비롯 캐나다 주요 정치가들과 캐나다 한인 동포사회와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김혜숙 씨는, 열렬한 참여와 성원을 보여 준 캐나다 한인 동포들에 감사와 당부의 말로 맺었습니다.
김 씨
: 오늘 애정으로 북한 동포들을 염려하고, 이런 것을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런 사연을 풍선에 띄워서 북한으로 날려보낼 거예요. 제가 진심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하루 빨리 북한 동포들을 굶주림에서 해방해서 그래도 남은 인생이나마 저처럼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합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 아시아 방송, 남수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