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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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은 캐나다와 같은 많은 기독교국가들이 기념하는 부활절이었는데요.

기독교에서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지 3일째 되는 날, 그의 육체와 영혼이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해마다 부활절은 양력으로 그 날자 가 조금씩 다른데 대개는 4월 첫 째주나 둘 째 주에 오게 됩니다.

북한의 고등중학교 문학교과서에 등장하는 러시아의 문호 레브 똘스또이의 소설 "부활"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이 개념이 생소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하는데요. 타락한 귀족청년 네홀유도브가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던 지난날을 버리고 정신적으로 새 삶, 즉 부활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예술영화들에서도 예수가 못 박혀 죽은 십자가 상이 등장하는 사례도 있고 외국사람들이나 해외동포들도 기독교를 믿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북한사람들한테도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만큼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수난 받은 사건은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올해가 다른 숫자도 아닌 바로 2015년으로 불리 우는 것도 예수가 태어난 날을 기점으로 2015년째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부활은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문제, 즉 죽음에 대한 해답으로서 죽으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부활을 통해 영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에게 알려준 역사적인 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활절은 성탄절, 추수감사절과 함께 서양에서 3대 기독교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부활절이 되면 굳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추석이나 설날처럼 큰 명절로 지내는 분위기인데요. 부활절 직전의 금요일을 굿 프라이 데이, 즉 성금요일이라고 부르면서 국가공휴일로 지정하여 쉬고 있습니다.

"성 금요일"라는 이름에는 "죽음으로 부터 사람들이 구원된 금요일"이라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대개 부활절시기가 오면 캐나다에서는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흘간 "Long weekend" 라고 부르는 긴 휴일을 보냅니다. 그래서 일부 식당들과 슈퍼마켓, 큰 상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교와 직장, 상점들이 문을 닫고 기독교를 믿지 않은 사람들도 함께 종교행사에 동참하기도 합니다.

이기간에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Happy Easter!", "부활절을 축하해요"라고 인사를 나눕니다. 부활절 날에 가장 보편적인 축하의 전통은 교회에서 부활절 토끼와 계란, 토끼 병아리와 닭 모양을 한 각종 캔디와 초콜릿을 나눠주는 것인데요. 토끼가 착한 사람의 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서양의 이야기들에는 토끼들이 많이 등장한답니다.

가족중심의 생활을 즐기는 캐나다에서 모두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부활절기간의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입니다. 아직도 전통으로 내려온 것은 아이들이 부활절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후,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고 갔다는 초콜릿 계란을 찾는 것인데요. 예전에는 진짜 계란을 색칠해서 숨겨놓았지만 지금은 계란모양의 돌을 숨겨놓습니다.

혹시 야생동물들이 상한 계란을 먹고 죽거나 다칠까 봐 그런다는 데요. 이런 계란 찾기는 아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활절놀이입니다.

부활절 직전의 일요일은 "Palm Sunday"즉 종려주일이라고 해서 예수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환영했던 사건을 기념하여 예배가 진행됩니다.

지난 성 금요일에 제가 살고 있는 토론토 다운타운의 리틀 이태리 거리에서도 예수의 수난을 묘사하고 부활을 축하하는 큰 규모 종교행사가 있었는데요.

회색 빛 하늘에 빗발이 조금씩 날리는 거리 가운데를 예수를 분장한 배우가 로마 경비 병으로 분장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매를 맞으며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재현 해 보였습니다.

그 뒤로 악대가 따르며 엄숙한 노래를 연주하는 가운데 종교가운을 입을 캐톨릭 신자를 비롯한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러한 행사는 해마다 캐나다 전국에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사는 국가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교회단체나 시민단체에서 진행하고 절대로 강제로 참여시키지 않습니다.

거리의 지하철 등에서 배포되는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시민들은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홍보를 잘 하는 것도 시민단체의 몫입니다. 캐나다의 부활절, 이 즈음이면 북한에서는 조상께 성묘를 하는 한식 날과도 겹치기도 하는데요.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동서양이 다르지 않음을 이번 부활절 기간을 통해서 느껴봅니다.

캐나다에서 장미셸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