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권영화제와 경계의 사람들

5일부터 7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인권영화제.
5일부터 7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인권영화제.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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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세계적인 영화의 도시 토론토에서 전세계인권을 주제로 한 인권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자유 영화제는 북한 등 세계 11개국의 인권문제를 다룬영화를 상영했는데요. 인권뿐 아니라 박해(persecution)와 여성, 어린이 문제들이 이번 영화제의 주제였습니다.

이 인권영화제의 이름은 "자유"라는 우리말로 지어졌는데요.지난 2012년 한 평범한 캐나다의 청년인 길라드 코헨씨가 한국의 비무장지대와 개성공단을 여행하면서 북한이라는 나라가 여느 다른 나라들과 는 전혀 다르며 특별히 인권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북한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영화제를 열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올해에 3회째를 맞는 자유 인권영화제는 북한인권뿐 아니라 전세계의 인권문제을 다루는 영화제로 발돋음했는데요.

이번 자유영화제의 폐막작은 마리아 슈토트마이어 감독의 "In Between" 으로, 분단된 남북한의 이념으로 인해 희생당하거나 이용당하면서 살아야 했던 음악가 윤이상씨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우리말로는 "사이에"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남북한에 모두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 윤이상씨가 남북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방황한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사람들에게도 윤이상씨는 잘알려져 있는데요. 북한에서 세기의 명작이라고 알려져 있는 영화 "민족과 운명" 제 5, 6부에서 윤이상씨는 남한의 파쇼군사독재아래에서 고문과 사형 등 갖은 고초를 겪다가 결국 북한의 김일성을 만나고 나서야 참다운 삶을 알게 되고 민족의 희망을 보았다고 찬양하는 인물입니다.

또한 북한에서 "5.18광주인민항쟁"이라고 부르는 광주사태를 그린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대부분의 배경음악에는 윤이상씨가 작곡한 교향곡이 깔려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북한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같은 고향출신인 오길남씨의 북한행에 윤이상 씨가 개입되어 그의 가족인 부인 신숙자씨와 딸이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되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더 윤이상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 참가한 "한보이스"의 잭킴 고문은 영화에 대해 관객들에게 설명하면서 남북한 사이에서 윤이상씨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는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잭킴: The most interesting thing is why he escaped from one dictatorship and chose another dictatorship…

흥미있는 사실은 왜 윤이상씨가 한 독재정권을 부정하여 피하였음에도 또 다른 독재정권인 북한을 택하였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날 영화제에는 두명의 탈북민들도 참가해 영화가 끝난다음 관객들과의 만남도 가졌는데요. 현재 캐나다 국회에서 인턴, 실습생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대학생 이성주씨는 이번에 이 영화제에 참가해 영화를 보면서 남과북 어디에도 속할수 없었던 주인공의 복잡한 심경을 탈북자로서 이해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이성주: I think he is a victim of the divided country. I think I also same thoughts that he had because I think I am not North Korean and I am not South Korean either….

특히 이성주씨는 캐나다사회나 국제사회가 이런 경계인의 삶을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성주: 그런데 북한사람들같은 경우는 아무리 안전한 대한민국에 가더라도 북한정부가 계속 추적을 하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북한에 있는 가족의 친척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북한정부가 알아내잖아요. 그 친척들 같은 경우가 불이익을 받는 것이죠. 제 친구같은 경우는 북한에 있는 어머니한테 계속 돈을 보내줬는데 정부가 알아내서 그 어머니를 사형시킨 거에요.

이날 영화제에 참가한 캐나다 교민 이하늬씨입니다.

이하늬: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 윤이상씨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는데 그 남북이 갈라지면서 있었던 많은 피해자 중의 대표적인 한분이셨던 것 같고 고생도 많이 하신 것 같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를 보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주시고 특히 한국국적이 아니거나 백그라운드가 없는 여기 캐내디언 현지분들이 많이 관심을 보여주신 것 같아서 되게 그 부분이 인상깊었어요.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는 한 끝나지 않을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귀울이고 함께 한 의미있는 영화제였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