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해를 새롭게 설계하는 마음으로 새 수첩을 장만합니다.
매일의 일정 확인뿐 아니라 일주일이나 한 달간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얼마나 잘 실천했는지 스스로 점검하려고 말이죠.
많은 탈북자들이 새해가 되면 점검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올 한해 새로운 탈북자 정책과 지원제도입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올 한해 탈북자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될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으레 지난해를 돌아봐서 반성할 점이 있으면 개선하려고 노력하죠. 선생님께서도 지난 한해 돌아보셨을 때,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개선이 조금만 더 되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사례들도 있으셨나요?
마순희: 네.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기에 항상 발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조금이라도 불합리한 것들이 있으면 참고하여 또 새롭게 지원정책들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싶은 분야가 있기는 합니다. 탈북자출신 대학 졸업생들도 많아지고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게 취업지원 사업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일하는 곳이 좀 더 나은 양질의 일자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인데요.
착한사례발굴사업으로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강원도나 경기도의 여러 시군들에서 공공기관이나 주민센터들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탈북자들을 여러 명 만나게 되었는데요. 4년 근무기간을 거치다 보니 말투에서부터 옷차림이나 분위기 등 어느 곳에서도 탈북자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는 동주민센터마다 한 명씩 북한이탈주민들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우수 공무원상을 해마다 수상할 정도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서도 경기도에서처럼 북한이탈주민들을 많이 채용한다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네. 2016년 올해에는 힘든 사정 때문에 전화를 하기보다 원하던 대학에 갔다, 취업이 잘 됐다, 이런 감사의 전화를 하는 탈북자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탈북자 분들의 상담, 과거와 달라진 점도 있나요?
마순희: 물론 새로 나오시는 탈북자분들이 궁금한 것은 정부의 탈북자지원정책이나 지원제도들에 대해서 궁금한 문제들을 여전히 물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미 정착하여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감에 따라서 해마다 조금씩 질문들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도 역시 의료비지원이나 교육, 취업 등 여러 가지 지원제도들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결혼이나 출산지원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았습니다.
작년부터 출산지원금이나 산모도우미제도 등이 재단의 사업에서 다른 부처와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중지된 지원들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교육지원 같은 분야는 많이 유리하게 바뀌기도 했잖아요? 가령 기존의 정착지원법에서는 한국에 나온 지 5년 이내, 35세 미만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학에 가면 등록금 일체를 면제해 주었는데, 지금은 한국에 나온 지 5년이 아니라 공부를 하려고 학력인정을 받은 날로부터 5년간 지원이 되어서 너무 잘된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 나와서는 여러 가지 필요성으로 돈을 벌어야 된다는 사정 때문에 대학에 갈 생각도 못하다가 몇 년 지나서 다시 공부하려고 하면 어느새 5년이 훌쩍 지나가 버리기가 일쑤였거든요.
그리고 북한이탈주민들 중에 자영업 즉 자기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기업경영에 관한 질문, 귀농이나 창업에 관한 교육, 혹은 지원제도들에 대한 질문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희 아파트에 사는 북한이탈주민 가족도 진도에 내려가서 오리 목장을 해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는데요. 인터넷이나 TV로 그 사연들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문의해오고 있고 또 현장에 가서 직접 배우고 싶어서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적응을 빨리 잘하는 탈북자들을 보면 국가나 지역사회, 민간단체 등으로부터의 지원을 적극 활용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는데요. 올해도 그런 분들이 더 늘지 않을까 싶어요.
마순희: 상담을 하다보면 그런 일이 종종 있더라고요. 성공한 사례들을 찾아서 강원도에 갔었는데 잘 정착한 분들을 만나봤는데 그 중에 여러 명이 통일부 산하의 민간단체인 새조위에서 교육을 받은 분들이더라고요. 저도 새조위에서 북한이탈주민상담사 교육을 1기로 수료하고 자격증을 받았는데 그 분들도 2, 3, 4기로 그 교육을 수료한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달에 두 번씩 인성강화 프로그램인 코칭교육을 직접 현지에 가서 했었거든요. 그들 중에는 정말 어려운 고비를 겪은 분들도 많았는데, 그 심리적 고통을 이겨내고 자신 뿐 아니라 자녀들과 주위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면서 잘 정착해 나가는 분들이 여러 명 되었습니다. 민간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겠지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위해 진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런 단체들이 전국 곳곳에서 도움을 주고 이끌어주었기에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방자치단체들과 경찰서 그리고 민간단체들의 지원과 도움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무래도 지방에는 서울처럼 탈북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것이 아니라서 더 관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주시 밤자골 농원의 여성분 같은 경우에는 충주시의 크고 작은 행사들과 면, 리 등 모든 시정활동에 열심히 동참을 하면서 도움도 드리고, 도움을 받기도 해서 영락없는 그냥 일반 시민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예진: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많은 탈북자 분들이 주변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으시고, 또 여유가 생기면 도움을 주면서 사시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 상담전화 가운데 연초가 되면 더 늘어나는 내용이 있나요?
마순희: 새해가 되면 더 늘어나는 내용들이 당연히 있지요. 올해에 정부나 남북하나재단, 그리고 민간단체들에서 어떤 교육이나 지원 사업들이 있는지, 그리고 작년에 비해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지 등 궁금한 점들에 대한 문의가 많더라고요. 그런 문의전화를 받으면 상황에 대하여 설명해드립니다. 아직 새해 공지사항이 나오지 않았으면 기다려 보시라든가, 공지가 나왔으면 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드리던가 하면 만족해하시더라고요.
이예진: 혹시라도 고민을 안고 있지만 전화를 주저하는 탈북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마순희: 우리 탈북자들 중에는 한 번이라도 상담을 받아보아서 만족했던 분들이라면 자그마한 어려움이나 궁금증이라도 선뜻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상담전화를 이용해보지 않았던 분들은 많이 주저하고 망설이기도 한답니다. 말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혹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면 어쩌나, 아니면 정보라도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의 전화상담소 1577-6635뿐 아니라 여러 기관이나 단체들에서도 상담전화가 있어서 필요하면 언제나 상담 받을 수 있거든요.
제가 해외에서 걸려오는 상담전화도 받았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한 적이 있는 것 같았는데요. 이러한 상담전화들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니까 누구나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전화 주시면 친절한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속담도 있잖아요? 우리 북한이탈주민들 모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이 많으시겠지만 혼자서 근심만 하지 마시고 궁금한 것은 속 시원히 상담해 보시고 함께 해결방법을 찾아 나가시기 바랍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의 새로운 인생 설계, 막막해만 마시고 하루의 계획부터 세워보는 건 어떨까요? 가장 먼저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더 쉬워질 것 같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