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는 최근 '취집'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취직과 시집이 합쳐진 말인데요. 어려운 취업 대신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버리는 여성들이 늘면서 생겨난 말입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오늘은 북한이탈주민들이 결혼을 빨리 하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심리상담,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진용: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 사이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볼 텐데요.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 정착하기까지 마음의 상처도 크고 적응도 해야 해서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사람을 만났을 때 문제 해결하는 데 문제해결이 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전진용: 어떻게 보면 북한이탈주민은 직설적인 반면에 남한 사람들은 돌려 말하고 두루뭉술하게 말하기 때문에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대화가 어려워지죠. 잘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서로 과도하게 조심하다보면 표현을 안 하게 될 수 있고요. 그런 것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바로 풀리지 않고 남아 있다가 상처가 되고 갈등의 불씨가 되는 거죠.
이예진: 대화가 중요하긴 한데, 기술도 필요하네요. 이렇게 만남의 갈등 뿐 아니라 결혼하려고 할 때 생기는 갈등도 있죠. 바로 가족의 반대입니다.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이 사랑해 결혼을 약속한 뒤에도 남한 쪽 가족의 반대가 있기도 하거든요.
전진용: 북한에선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남한에서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성격 뿐 아니라 집안의 환경, 형편, 부모는 살아 계신지 교육정도는 어떤지 시시콜콜 따지게 되는데요. 어떻게 보면 잘못된 경향인데요. 심지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북한이탈주민과 결혼하면 감시받는 것 아니냐, 해가 되는 것 아니냐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고요. 저희 부모 세대가 반공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런 걱정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이예진: 수련 양은 이렇게 서로 다름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면 서로의 이해와 변화가 필요한데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이수련: 나도 변해야하지만 그분도 날 이해해주고 나의 문화를 알고 변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기 힘들었어요. 잘 해서 결혼까지 한 사람도 많거든요. 그런데 결혼해서도 문제예요. 문화가 안 맞는 거예요. 고부갈등도 심하고요. 그런데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무척 솔직해요. 여기 사람들은 싫어도 앞에서는 티 안 내잖아요. 하지만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아무리 환경이 바뀌어도 그런 건 있어요. 만약에 시어머니가 남편을 간섭하고 그러면 대놓고 얘기하고 그러죠. 어느 날 그런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예진: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의 갈등은 사실 남북이 나뉜 60년이 넘는 세월만큼이나 클 텐데요. 연애하면서 힘들었던 과정을 잘 극복하고 나서 결혼을 한 다음에도 다양한 갈등이 또 있습니다. 지금 수련 양이 말한 갈등은 기본적인 북한과 남한 사람의 성향에 대한 부분인데요.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북한 사람들이 직설화법으로 말한다면 남한에서는 대놓고 사람 앞에선 말하지 못해서 부딪치는 일이 있단 말이죠.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는 게 현명할까요?
전진용: 문화적 차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고, 그 상황에 적응하는 게 필요할 텐데요. 남한에서는 직접적으로 말하면 경우가 없다고 받아들일 수가 있거든요. 일단 남한과 북한의 그런 문화가 다르다는 걸 알고 시어머니에게 말할 때 좀 돌려서 말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말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남한에서는 며느리들이 더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북한이탈주민들도 감안해서 행동하는 게 필요하겠네요. 수련 양은 북한이탈주민들이 다른 문화에서 자란 남한 사람을 만나 상처받는 것이 싫어 북쪽에서 온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수련 양의 얘기부터 들어보시죠.
이수련: 주변 사람들이나 먼저 온 사람들을 보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저도 남자 보는 기준이 까다로운데 남한 남자들도 여자를 고를 때 당연히 그런 면을 생각하겠죠.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나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 열심히 살면서 기반을 다진 사람을 만나는 게 낫지 않을까. 제 친구들도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같은 북한에서 온 사람과 결혼한 친구들도 많아요.
이예진: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이성에 대한 기준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세계적으로 누구나 있을 겁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그 기준에 동향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꼽는 경우가 많다는 얘긴데요. 아무래도 회피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겠죠?
전진용: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요. 일단 북한이탈주민들은 상처를 안고 있거든요. 그래서 연애에서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아하면서 회피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의존적이 된다는 건데요. 남한에서 혼자 살고 상처를 받다보니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고 그러면서 동향 사람을 찾게 되고 좀 더 편한 조선족을 찾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보면 너무 성급해질 수 있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면 시야가 넓어질 텐데, 아직 좁은 시야로 판단하다보니 연령도 남한은 최근 사회적인 환경이나 문화 등으로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있잖아요. 북한이탈주민들은 반대로 결혼도 빨리 하려고 하고 빨리 해서 잘 된 사례도 있지만 성급하게 결혼해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상처받은 마음 때문에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많겠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요. 아직 남한에서는 북한여성을 남남북녀라고 해서 아름다운 여성이 많지 않을까 기대하는 남성들이 많답니다.
전진용: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이예진: 통일되면 반길 남성들 참 많습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온 수련 양은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고 합니다. 나중에 통일이 된 뒤에도 수련 양의 마음가짐이면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수련: 제 친구들한테 항상 얘기하거든요. 우리가 남한에서 사는 이상 여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 상처받더라도 느끼는 게 있어요. 마음이 넓어져요. 한국 사람을 만나다 보면 마음이 힘든 때도 있는데 그 사람을 이해하게 돼요. 대학에 다니다보니까 이 사람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죠. 그러면서 내가 좀 더 넓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우리가 그걸 발전의 계기로 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나보고 실패하면서 내 마음을 넓혀가는 거죠. 어떻게 하면 이 사람과 내 문화를 비슷하게 만들어갈까.
이예진: 상처나 갈등을 겪은 뒤에 어떤 마음이 드는지도 참 중요하네요. 수련 양처럼 사랑의 상처를 교훈으로 삼아 더 큰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진용: 북한과 남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들인데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고 문화적인 적응을 하는데 오래 걸릴 수밖에 없거든요.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이고 조금씩 적응할 필요가 있겠고요. 급박하게 판단한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여유를 가지고 판단하고 잘 맞추려고 노력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심리상담. 오늘 도움 말씀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선생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진용: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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