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꼭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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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선 ‘보험 드는 셈 치고 해보지 뭐’, 이런 말들을 종종 합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를 만일의 경우까지 대비할 때 이런 말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지도 모를 보험, 탈북자들에게 꼭 필요할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선 평균 수명 80세를 맞으며 앞으로는 100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젊어서부터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말들을 흔히 들을 수 있죠. 우리 탈북자 분들도 노후대비에 대해 생각을 좀 하고 계실까요?

마순희: 탈북자들도 노후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탈북자분들인 경우에는 노후 대비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노후보다는 조금은 다르다고 볼 수도 있겠죠. 아시는 것처럼 한국에 와서 적응하고 살기도 쉽지 않은데 노후를 생각해서 무엇인가 준비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물론 젊은 탈북자들인 경우에는 열심히 살면서 노후를 생각하여 월에 얼마 정도씩 연금보험으로 저축하여 노후에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있어서도 탈북자들에게는 국가적으로 특혜는 있습니다. 원래 국민연금은 매달 소득의 9%를 10년 이상 납입해야 65세 이상 되었을 때 연금을 매달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탈북자들인 경우에는 한국에 입국할 때 나이가 50세 이상이면, 5년 이상만 국민연금을 내도 65세 이상 되면 연금을 매달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예진: 개인연금, 국민연금 얘기가 나왔는데요. 국민연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죠. 가입자가 노후에 직장을 그만두고 따로 소득원이 없을 때를 대비해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인데요. 사실 노후대비책 중 하나가 바로 국민연금 같은 보험이잖아요. 먼저 보험이 뭔지 제가 설명을 해드리면 언제 일어날지 모를 재난이나 사고 등으로부터 자신이나 가족에게 경제적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매달 몇 년씩, 자신이 정한 만큼을, 저축하듯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부하면 손해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가 보상해주게 되어 있잖아요. 보험도 사실 종류가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노후 생활을 보장해주는 보험이 있는 거잖아요?

마순희: 그렇죠. 먼저 나이가 들수록 노화 등으로 인한 질병이 늘어나기 마련이잖아요. 각종 질병에 걸렸을 때 보장해주는 여러 종류의 보험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에는 보험회사들이 그렇게 많은 것에 대해서 좀 의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북한에서는 보험이나 보험회사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험에 대해 알게 되고 저 또한 몇 개월간은 보험설계사로 일한 경력도 있어서 보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습니다.

보험은 일반적으로 생명보험과 실손 보험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보장보험은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이 많은데 사망이나 큰 질병에 걸렸을 때 사망보험금, 진단비 등 몇 천 만원, 아니면 몇 억 원을 받는 거잖아요.

이예진: 몇 만 달러, 몇 십만 달러를 받게 되는 거죠.

마순희: 그렇죠. 그리고 실손보험은 병원에 가서 실제로 받은 치료비만 받을 수 있는 보험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혹시 모를 사고와 질병에 대비하는 것이 보험 상품인데요. 만일 보험으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사고와 질병에 노출된다면, 병원비와 치료비, 사망하게 되면 장례까지 모든 비용은 개인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또한 암 보험은 혹시 나중에 걸릴지도 모르는 암에 대비하는 상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그렇죠. 암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이 몇 만 달러는 들잖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에 걸릴 확률이 남자는 37.6% 여자는 33.3%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기에 암에 대비해 다달이 조금씩 돈을 붓고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병원비를 받을 수 있는 암 보험도 많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연금보험, 치아 보험, 화재보험, 치매보험, 운전자보험 등 각자의 환경이나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보험들이 있어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보험보다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입니다만 만일의 경우에는 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보험비는 자신의 나이, 건강상태,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달라지죠. 한 달에 몇 십 달러에서부터 많게는 몇 백 달러씩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던데요. 보험의 가짓수도 많고, 보험회사도 수십 개가 되잖아요. 이런 보험에 가입하는 탈북자들이 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마순희: 우리 탈북자들도 보험에 대해서 관심이 높고 실제로 많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보험은 우리들처럼 모아놓은 재산도 크게 없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도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나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적정한 수준에서 가입하지 않고 무리하게 가입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료를 내는 기한은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 꾸준히 납입해야 보험료를 수령할 사안이 발생하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더 많은 보장을 받겠다고 무리하게 보험료를 내게 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게 되고 얼마 못 가서 중도에 해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라리 은행에 적금을 하면 원금이라도 남을 텐데 보험이라는 건 제도상 중도에 해약하면 해약환급금이 원금에 훨씬 못 미치기도 하고, 보험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환급금이 없을 수도 있거든요.

이예진: 그렇죠. 보험은 그래서 무리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적금하듯 형편에 맞게 해야 하잖아요. 요즘엔 암이나 연금보험 같은 것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는 보험이 실비보험이잖아요. 나이와 상관없이 다달이 10~20달러 수준의 보험료를 내면 실생활에서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 치료를 받았을 때 보험회사에 치료비를 청구하면 그대로 받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데요. 저도 실제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실비보험은 탈북자들에게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마순희: 일반적으로 회사에 다니면 질병이나 상해 등으로부터 보장을 받는 의료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직장의료보험을 통해 이런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별로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는데요.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분들은 지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급자들인 경우에는 의료급여 1종이라고 해서 본인부담이 거의 없이 국가가 무상으로 해주는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의료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들이 있기에 의료비부담이 영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비보험에 가입하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게 되더라도 치료비는 물론 진단비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도 얼마 전에 갑자기 허리가 안 좋아서 정형외과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사진도 찍고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그 치료비가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비 영수증을 보험회사에 보냈더니 전부 보험회사에서 입금해주었습니다.

이예진: 그래서 탈북자 분들도 실비보험에 가입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데요. 한국에선 경제사정이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합니다. 그렇다고 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그 효용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