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탈북자 지원제도는 주로 자신이 필요한 걸 신청해야 혜택을 볼 수 있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이 잘 놓치는 사소한 혜택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지난 시간에 이어 올해 새로운 정책들 알아보죠. 이맘때가 되면 상담전화도 많아질 것 같아요. 어떤 질문들이 많은가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새로운 공지사항이 나오면 그에 대한 질문사항들이 많습니다. 질문내용들을 보면 아주 단순한 질문부터 복잡한 질문들까지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질문들도 각이합니다. 40대의 한 남성의 전화였습니다. 청년취업 바우처 제도라는 공지가 났던데 도대체 바우처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이예진: 바우처 제도가 어떤 건가요?
마순희: 네. 누구든지 취업을 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남북하나재단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는 탈북 청년들의 취업이나 역량강화에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 학습 지원제도를 마련했고 그 신청자들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죠. 대상자로 선정되면 1인당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 카드를 발급하여 본인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해 주는 것입니다.
이예진: 천 달러 가량에 해당되는 카드로 하고 싶은 교육을 받는다는 거군요.
마순희: 네. 사람마다 자기가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자격증이 서로 다르기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그 카드로 결제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같은 사람은 40대라서 해당이 안 된다고 하면서 실지 취업이 더 필요한 사람은 자기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설명해드렸습니다. 바우처 제도는 재단에서 하는 사업 뿐 아니라 복지차원에서 에너지 바우처, 아이 돌봄 바우처, 문화, 의료 바우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해주는 주택 바우처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바우처란 일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증서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그 분은 자신의 처가 대학에 다니는데 주말에는 어린이집이 쉬기에 아이 맡길 곳이 없어서 자기가 애 보느라고 다른 일을 못 한다고 하면서 아이 돌봄 서비스라는 게 어떤 건지 물어보더라고요. 돌봄이 필요할 때에는 미리 구청에 아이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면 필요한 시간만큼 가정에 찾아와서 아이를 돌보아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잘 설명해드렸더니 몰라서 이용을 못 했다고 하면서 이제부터는 이용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예진: 찾아보지 않으면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죠. 며칠 전에는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의 가락시장에서 일한다는 50대 중반이 한 남성이 전화가 왔었습니다. 수 년 전 새조위에서 팀장으로 일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분인데 “팀장님, 세일이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 이러는 겁니다.
이예진: 남한에서 쓰는 영어가 많죠.
마순희: 한국에 산지가 5년도 넘었는데 아직 세일을 모르다니 순간 저도 놀라기는 했습니다만 남성이고 또 농촌에서 살아왔고 아직 백화점 같은 곳에는 가 본 적도 없다기에 모를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어 세일이란 무엇인지를 자세히 설명해드렸습니다. 세일이란 물건을 본래 값보다 싸게 파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참 북한에서는 국정가격이나 장마당 가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살았고 물건이 팔리지 않아서 더 많이 팔기 위해서 세일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살아왔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일정 기간만 평소에 팔리던 가격보다 싸게 파는 걸 세일, 그러니까 할인해준다고 하는데요. 자본주의 특유의 판매방식이라고 보면 되겠죠.
마순희: 네. 그 분은 그럼 세일은 언제 하는 것인지 물어 보기에 너무 정색해서 말하는 것 같아서 엿장수 마음이라고 하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이예진: 그러네요. 시기적으로 봐서 잘 팔리지 않는 때에 싸게 파는 게 세일이니까요.
마순희: 네. 그리고 한국에서 세일 혹은 할인행사를 하는 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지요. 특히 계절이 바뀔 때면 신상품 때의 20-30%로 싸게 살 수도 있기에 요즘에는 겨울파카를 단돈 몇 만원에도 좋은 것을 살 수도 있다고 하면서 비록 전화였지만 즐겁게 담소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참, 제가 파카라고 했나요? 이젠 그 말이 옛날에 자주 쓰던 겨울솜옷, 동복이라는 말조차도 기억하지 못 할 정도로 어휘에서도 적응이 되었나봅니다.
이예진: 남한에 산 지 5년 이상 된 분들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더 많이 쓰시더라고요. 어쨌든 그런 사소한 것들도 전화로 질문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거네요. 다시 정책 얘기로 돌아가면 탈북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주택 관련 제도일 것 같은데요. 올해 발표된 주택 관련 제도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마순희: 맞습니다. 탈북자들이 많이 궁금해 하고 또 관심하는 문제가 주택문제이기 때문에 공지사항에 공지되기만을 바라고 들여다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수도권지역이긴 하지만 서울은 아니고 경기도 하남시의 미사강변도시 특별공급 공지가 2월에 나왔고요. 1월에는 평택 용죽지역의 특별공급 공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모두 특별공급이라 분양이기에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서 본인의 주택을 장만하려는 분들 외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임대주택과는 다르니까요.
마순희: 네. 사는 거니까요. 우리 탈북자분들이 관심하는 것은 국민임대주택, 공공주택, 국민행복주택 등 임대주택 우선공급공지와 장기전세 같은 것에 더 관심을 보일 것 같습니다.
이예진: 네. 저렴하게 장기로 빌려주는 게 임대주택이니까요.
마순희: 네. 며칠 전 TV에서 보았는데 새해 주택추세를 보면 다자녀가구를 위한 행복주택도 평수를 늘려서 더 많이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임대주택이나 전세주택 공지가 나온 것이 없기에 아직은 좀 더 기다려 보아야 할 것 같네요.
이예진: 탈북자 분들이 새로 나온 공지를 잘 봐야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주택관련 제도일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필요로 하고, 저렴하게 원하는 곳에 살려면 이런 건 눈여겨봐야겠네요. 주택만큼이나 관심이 큰 탈북자 지원제도가 교육정책이죠. 앞서 화상영어, 학습지 등을 말씀해주셨는데, 아무래도 남한의 열혈 엄마들이 많아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데요. 북한과 전혀 다른 교육체계부터 교우관계, 학교생활 적응 등 아이들이 따라갈 게 은근히 많잖아요. 이런 것들을 도와주는 정책들이 있나요?
마순희: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남북하나재단에서 탈북아동청소년 학습지원 제도나 화상영어지원에 대한 공지가 나와 있기에 많은 학부형들이 신청하셨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탈북학생들이 많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들에는 북한출신 전문 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이 근무하고 있어서 탈북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물망초재단을 비롯해서 여러 재단들과 민간단체들에서 장학사업도 많이 하고 있고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들도 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양천구에서도 장학재단에서 많은 장학금을 줘서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는데 원하는 학원에 다니면 학원비를 보내주는 제도가 활성화되어있습니다.
이예진: 학원에 다니려면 과목 하나당 수 백 달러, 2,30만원씩 드니까요. 꽤 큰 도움이 되겠네요.
마순희: 또 겨울방학동안에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겨울캠프도 조직되어 학교생활이나 학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예진: 여행도 가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는 거군요.
마순희: 아, 또 제가 영어를 썼네요.
이예진: 이제는 선생님도 영어가 자연스러운 거죠. 세일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던 탈북자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겁니다. 탈북자 지원정책도 처음엔 뭘 이용해야 할지 몰랐던 분들도 이제는 사소한 문화생활도 공짜로 누리고 계신 분들이 많으니까요. 아는 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올해 탈북자 지원정책, 다음 이 시간에 계속 얘기 나눠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