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서 2월은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식이 있어 축하 꽃다발을 살 일이 많습니다. 끝났다는 의미의 졸업은 반대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죠. 그래서 곧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새 직장 출근을 앞둔 젊은이들은 설레는 마음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탈북자들의 궁금증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얼마 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직원을 새로 뽑았다고요?
마순희: 예. 1월 10일에 1차 공개경쟁채용 공지가 났고요. 1월 10일부터 18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공개경쟁채용 내용을 보면 경력직원은 3급 일반직으로 공공기관의 3급 상당직으로 재직한 자나 북한, 통일, 정착지원 및 채용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경력을 가진 자가 지원할 수 있고요. 4급 일반직 중에는 공공기관의 4급 상당직으로 재직한 자나 북한, 통일, 정착지원 및 채용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경력을 가진 자여야 합니다. 또 신입직원으로는 5급 일반직으로 지원 자격에는 제한이 없고 2013년 3월 졸업예정자를 포함해서 고등학교 졸업 이상자면 가능합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 일을 했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얘기네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 명성 있는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잖아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취업하고 싶어서 원서를 낸 사람들은 얼마나 됐나요?
마순희: 이번에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공개경쟁채용에 지원하였습니다. 서류 접수자도 많았는데 서류 접수에서 탈락하고 합격한 사람들만 2차 시험을 봤는데 무척 많이 왔더라고요.
이예진: 선생님께서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취업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를 많이 받으셨나요?
마순희: 그렇지요. 일반적으로 어떤 회사에 취업을 하려고 하면 그 회사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에 대해서 알아야 되잖아요. 이번에 공지가 나간 다음에도 취업에 대한 상담이 가장 많았는데요. 그중에 가장 많은 질문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어떤 단체인지, 재단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재단의 근무환경이나 분위기는 어떠한지, 그리고 그 전에 공채인 경우에는 어떤 사람들이 취직이 되었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이예진: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는지 궁금했겠죠. 그러면 어떤 젊은이들이 지원을 했나요?
마순희: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잘 모르긴 하지만, 서류심사에 합격하신 분들의 전화를 받아 보면 대부분 북한이나 통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들이 지원한 것 같았고 학력이나 경력도 쟁쟁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저도 공채 공지를 보고 평소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원재단에 취직하기를 희망하던 탈북자 출신 대학졸업생들에게 응시해 보도록 권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전화를 해보니 서류심사에서 불합격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예진: 안타깝네요.
마순희: 그분들은 대학은 졸업했지만 아직 실무경험이 없다보니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아직은 정규직으로 일할 정도로 능력이 안 되니까 인턴이나 계약직사원 뽑을 때 알려 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예진: 들어가기 어렵네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궁금해지는데요. 현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마순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직원들 중에 탈북자 비율이 가장 높을 것 같은데요. 탈북자는 약 10퍼센트 정도 되는데요. 제가 있는 종합상담실은 거의 50%가 북한 출신입니다. 북한출신상담사와 한국출신상담사가 2인 1조로 근무하고 있으니까요.
이예진: 많은 탈북자들이 함께 하고 있네요. 그런데 서로 부딪치기도 할 것 같은데 분위기는 어떤가요?
마순희: 저희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남한 출신과 북한 출신이 2인1조로 일하다보니까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상담을 해 나가고 있어서 참으로 환상적인 근무조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그래서 탈북 청년들 뿐 아니라 이번에 지원자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은데요. 어떤 절차를 거쳐서 뽑게 되는지도 많이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마순희: 먼저 서류심사를 받는데 기한은 약 8일 정도였습니다. 서류 심사에서 합격한 지원자들은 2차로 인. 적성검사 및 필기시험을 치릅니다. 여기에서 합격한 지원자들은 3차로 역량평가를 거쳐서 마지막으로 또 면접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예진: 용어들이 좀 낯설겠지만 이 일이 잘 맞는지, 됨됨이가 어떤지, 일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시험을 본다는 얘기죠. 대부분 취업시험이 이렇게 여러 차례에 걸쳐서 시험을 치르게 되잖아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취업 시험에 대한 압박은 별로 없죠?
마순희: 그렇지요. 북한에서는 학교졸업생이나 인민군대에서 제대된 후 직장을 배치받기에 그런 면접시험 같은 것은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본인의 능력이나 적성에는 상관없이 맡겨진 일을 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그래도 면접에 떨어져서 취직이 안 되거나 하는 고민은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 한국에 와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공개경쟁채용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북한에서는 당이나 행정기관. 그리고 공장기업소의 간부들이나 중간관리자들까지 당의 신임이나 결정, 지시로 임명이 되는 것이고 노동자들의 직장도 배치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공개적인 경쟁으로 능력이나 인성을 평가받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제도가 참 민주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예진: 선생님도 지원재단에 공개채용을 통해 들어가신 건가요?
마순희: 그럼요. 저도 재단에 입사할 때 60평생에 처음으로 공개채용경쟁시험과 면접시험을 치르고 당당히 입사하게 되어 그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예진: 합격했다는 기쁨이 정말 크죠. 그런데 면접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떨리는 일이잖아요.
마순희: 그렇죠. 이번에도 그랬지만 인. 적성 검사 같은 것은 모르는 문제도 많았어요. 또 그 분야에서 잘 일할 수 있는지 필기시험도 보는데 다 통과하고 나서 합격통지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데도 굉장히 떨렸어요.
이예진: 네. 탈북자들에게는 면접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못 알아듣는 용어 같은 것도 있을 수 있고 부담이 클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죠. 우리가 이 땅에 와서 처음으로 이런 시험을 보잖아요. 자신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자신이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잘 말해야 되잖아요. 그런 걸 다 처음 겪다보니까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이예진: 네. 다음 이 시간에 취업과 면접에 대한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누도록 하고요. 이번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는 최종적으로 몇 명이나 뽑혔나요?
마순희: 합격 통지는 나왔는데요. 몇 명이 합격됐는지는 인사 담당자만 알 수 있고요. 3월 4일부터 근무하게 되면 그 때에 정확하게 알게 되는 거죠.
이예진: 그 중에 탈북 청년들도 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이번 신입 사원 채용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우대 같은 건 없었나요?
마순희: 채용공지에 보면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의무고용 및 취업보호 대상자를 우대한다는 항목이 있으니까 아마도 고려는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3월부터 첫 출근을 한다고 하니까 참 떨릴 것 같네요. 그건 아마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성취감의 시작이기 때문이겠죠.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