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도 지원?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주택과 교육, 취업 등 탈북자들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국가적 지원 제도는 탈북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필요한 소소한 지원혜택도 많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에게 제공되는 작지만 큰 혜택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올해 시행되는 탈북자 지원제도 가운데 작지만 꼭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죠. 귀가 어두운 분들을 위한 보청기 지원 사업은 해마다 꾸준히 해오던 사업이죠?

마순희: 그렇습니다. 남북하나재단에서는 2012년부터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와의 협약에 따라 보청기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지원을 받아서 불편을 덜고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북한이탈주민 중에도 적지 않은 분들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60대 초반의 한 남성은 북한에서 광산에서 일하였는데 항상 발파소리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대형차를 몰았는데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그 때에는 그것이 그냥 소음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신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간혹 잘 들리지 않을 때가 있어도 나이를 먹어서 그러려니 했다는 거예요. 어느 날 그 분이 자신이 장애가산금을 받았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데 청각장애 급수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예진: 귀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는 거죠.

마순희: 네. 그래서 보청기 지원을 받으려면 병원에서 청력검사를 받고 청력도라고 진단서가 첨부되어야 합니다. 그분도 보청기 지원을 받아 잘 지내고 있거든요. 보청기지원 신청서류를 보면 보청기지원 신청서, 북한이탈주민 확인서, 주민등록등본, 개인정보동의서, 청력도 등 서류를 재단으로 제출하여 사랑의 달팽이와 상담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청력에 맞추어 무료로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는데, 불편하면 다시 맞는 걸로 교체해줘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예진: 보청기 가격이 수백에서 수천 달러로 비싸던데 큰 도움이 되겠네요.

마순희: 네. 그리고 금년에 해마다 지원하는 내용들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들도 있더라고요. 재단의 생활안정, 의료비지원 공지 중에 경조사비 지원은 폐지가 되고 사망위로금 20만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합건강검진사업이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검진 대상은 사회편입 15년 미만인 북한이탈주민으로서 최근 3년간 남북하나재단의 추천으로 종합검진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거나 만성이나 중증, 및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은 검진대상이 됩니다. 만 20세 이상으로 200명 정도 실시하는데 전문상담사나 하나센터에 신청하거나 본인이 하나센터에 직접 신청해도 된다고 합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의료부문이 조금 달라지면서 확대됐다는 얘긴데요. 종합 건강검진은 위나 간 등 장기에 이상이 없는지부터 암이나 여성 특정질환 등이 없는지 건강 상태를 검사하는 의학적 진찰을 말하는데요. 남한에서는 돈을 내고 정밀검사를 주기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하거나 직장인들은 가입된 의료보험이 있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죠. 또 40세부터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해서 예방을 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거네요.

마순희: 네. 또한 생활안정지원사업이 있는데요. 생활안정키트 지원 사업에서 한 가지가 달라져 있습니다. 생활안정키트라는 것은 하나원을 수료한 북한이탈주민의 매 가정마다 지원되는 물품인데요.

이예진: 정착 처음에 한 번 지급되는 걸 말하는 거죠?

마순희: 네. 기름과 쌀, 된장 간장으로부터 시작하여 의료키트와 국그릇, 밥그릇, 국자, 세제와 행주에 이르기까지 30가지 물품을 공급해 주고 있는데 금년에 한 개의 항목이 추가 되었답니다. 궁금하시죠? 바로 고춧가루랍니다.

이예진: 처음에 정착하면 새 살림 사듯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필요한 게 많은데, 작은 살림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네요. 그런데 요리할 때 남한이나 북한에서 많이 쓰는 고춧가루가 그동안에는 빠져 있었군요?

마순희: 네. 고추장, 쌈장, 된장도 있었는데 북한에서 온 사람들도 맵고 짠 걸 좋아하니까 고춧가루를 포함시켰나 봐요.

이예진: 그렇죠. 고춧가루 없으면 섭섭하죠. 또 작지만 살면서 꼭 필요한 지원들,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마순희:네. 또한 취약계층 가전제품 지원 사업이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원을 수료하고 지역에 전입하면 한 세대 당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것인데 하나센터나 전문상담사들이 동행해서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이예진: 천 달러로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등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거군요. 이렇게 해마다 연초에 탈북자 지원제도나 정책방안이 발표되지만 관심만 있으면 그때, 그때 필요한 정보도 바로 얻을 수 있죠?

마순희: 그렇습니다. 남북하나재단 홈페이지에는 남북하나재단뿐 아니라 기타 유관기관들의 지원 사업이나 필요한 프로그램들 등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 있기에 관심만 가지면 여러 가지 정보들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택정보인 경우에도 우선공급이나 특별 분양처럼 탈북자들에게 특별히 선정된 것이 아니라도 SH 공사나 LH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일반 분양이나 임대 정보도 찾아볼 수 있기에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간혹 어떤 분들이 주택공지에 대한 문의를 하면 SH 공사나 LH공사 홈페이지를 참고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찾아보고 전화주시면 안 되는가 하고 부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알려 줄 수는 있지만 왜 본인이 찾아보는 것이 필요한지, 필요할 때마다 매번 물어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처음에는 어렵고 복잡하게 느낄 수 있지만 한 번 스스로 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자신 있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드리기도 합니다.

또한 모든 사업이란 연초에만 공지되는 것이 아니라 연중 계속되는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항상 관심하는 것이 필요하고 인터넷이나 TV, 라디오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정보들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북한처럼 하나의 체제로 움직이는 나라에서는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별 무리가 없이 살 수 있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라 모든 것이 변화무쌍하고 자유분방해서 가끔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이 땅에 정착하는 데서도 더 많은 정보를 알고 필요한 자원이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지요. 간혹 미처 몰라서, 신청기간이 지나서, 그런 정보가 있었느냐는 식으로 지원 사업들을 놓치고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는데, 금년에는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제때에 활용하여 이 땅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예진: 고춧가루부터 주택마련까지, 탈북자들에게 제공되는 지원혜택의 범위는 넓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평생 제공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자립해서 직접 고춧가루부터 원하는 더 큰 집을 마련하는 건 탈북자 개개인의 몫에 달렸는데요.

그래서 남한에서는 지원에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탈북자들의 수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