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 있는 수십 개의 탈북단체들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듯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그 목적이 조금씩 다릅니다.
북한의 민주화와 북한인권 개선 촉구, 북한 동포 구출, 탈북자 지원 등 주력하는 분야에 따라 공개적인 행사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는데요.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탈북단체나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대개 한국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혹은 뜻있는 개인들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활동을 하게 됩니다.
뜻있는 활동이니만큼 지원금이나 후원금 모두 투명하게 쓰이게 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단체들은 이 지원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네. 올해는 탈북자들을 위한 민간공모사업이 시행되면서 조금 더 탈북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정착사업, 조금 더 탈북자 생활에 밀착된 지원계획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지난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물론 누구보다 탈북자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탈북자단체들도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거기에 따른 어려운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 우선 탈북자들이 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공식적인 서류를 갖춰서 공모에 신청부터 해야 합니다. 공모라는 게 공개모집의 준말인데요.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선발을 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서 갖춰야 할 게 많은 서류 작성에 탈북단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마순희: 물론 단체마다 여건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이런 종류의 공모사업들에 공모한 경험이 있거나 하면 신청하는데 유리하기는 하겠지만 처음 신청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공모가 있으면 탈북단체들은 더러 실무자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더라고요. 이번 공모사업 공지도 보면 구체적으로 서류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예를 들어 가면서 설명해주고 있어서 실제로 신청서 작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예진: 이런 서류작성법, 탈북자들을 위해 조금씩 쉬워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탈북단체 지원에 대한 정보도 평소에 잘 찾아 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순희: 해마다 공모하는 사업이다 보니 동참할 계획이 있으면 당연히 지원재단 홈페이지를 명심하여 살펴보아야 기간을 놓치지 않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가족부 혹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들에서도 여러 가지 지원 사업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이트에도 관심을 가져야 되겠지요. 이 외에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에 도움이 되는 민간단체나 종교단체들에서도 여러 가지 지원 사업들을 공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쪽에도 관심을 돌려야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평소에 부지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정부의 지원금은 국민의 세금이라 투명하게 쓰여야 하잖아요. 지원금을 받은 단체는 그 용도에 대해 꼼꼼하게 영수증 처리를 해야 하죠?
마순희: 그렇습니다. 금년뿐 아니라 지원재단에서는 해마다 공모사업을 통해서 지원 사업들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들도 많았습니다. 지원금을 사업신청서와는 다른 용도로 쓰거나 또 영수증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사업 결산을 할 때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많았거든요. 사업들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그에 따라 나타난 부정사례에 대해서는 사업 지원금을 반납하도록 처벌을 받거나 공모사업에 신청할 수 없도록 제한을 받는 등 사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 심사는 민간공모사업 심사분야 외부전문가 4명과 북한이탈주민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산 범위 내 고득점 순으로 선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서류는 꼼꼼하게 만들어야 하고, 심사는 깐깐하게 한다는 얘기군요. 사실 탈북단체들이 정부나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많이 받잖아요. 한국 정부의 지원금이라고 하면 한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쓰임새가 투명해야 합니다. 지원금을 사업과 관련되지 않은 일에 써서는 안 된다는 얘긴데요. 하지만 아직 용도나 영수증 처리에 미숙하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익숙지 않아서겠죠?
마순희: 탈북단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원금이 없이도 사업을 해왔는데 사업지원금을 받으면 어찌 보면 추가로 지원금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시끄러워서 지원금은 안 쓴다고 할 정도로 요건들이 까다롭고 필요한 서류들도 간단치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영수증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있다가 연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려고 보면 당연히 어려움이 많겠지요. 그런 위반사례들을 접할 때마다 함께 일하던 한국출신 동료들의 입에서 탈북자들이 정말 법이 무서운 줄 모른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예진: 그렇게 위반한 경우 영수증이 부족하거나 하면 어떻게 하나요?
마순희: 지원금을 반납해야 하는 거죠.
이예진: 그렇군요. 그러니까 영수증은 잘 챙겨둬야 합니다. 지원금을 허투루 쓰게 되면 다시 돌려줘야 하니까 말이죠. 반면에 탈북자들의 신임을 얻고 한국 정부로부터 인정받는 탈북단체들도 있습니다. 그런 단체들의 특징은 뭐가 있을까요?
마순희: 단체들마다 설립할 때의 설립목적에 맞게 사업해 나간다면 탈북자들의 신임도 얻고 정부로부터 인정도 받게 되겠지요. 물론 사업을 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사업을 투명하게 해나간다면 탈북자들의 정착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단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름뿐이 아닌 실제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조직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단체가 진정으로 탈북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새해에 남북하나재단 이사장님의 신년사를 보면서 저도 많이 공감했습니다. 신년사에서는 2015년 지원재단의 지원방향은 꿈을 향해 도전하는 20-40대 탈북자들의 ‘착한 자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정부나 유관기관들의 지원과 특혜만을 찾아다니는 소수가 아닌 열정적으로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다수가 실질적인 혜택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정책을 펼친다는 것입니다. 이번 민간단체 공모사업도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단체들에게 지원을 해서 우리 탈북자들의 남한사회 정착과 지역사회에서 남북한 주민의 사회적 통합을 이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행사에도 참가비나 선물을 주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는 일부 탈북자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 일부 탈북자들은 스스로 능력을 갖춰 자립하기보다는 정부나 기업, 민간단체들의 무료 지원이나 선물만을 쫓아다니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착한 자립’은 그래서 나온 말인데요. 원하는 바를 찾고 배우고 자립하려고 노력하는 탈북자들에게 지원금이 제대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죠. 이미 탈북자들의 ‘착한 자립’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언젠가 이 시간을 통해 탈북자들의 ‘착한 자립’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또 얼마나 크게 성공했는지 전해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