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잘 살아보기 위해, 혹은 북한의 가족들을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탈북자들이 많습니다. 그런 탈북자들은 대개 하루하루 아껴가며 성실하게 일하죠. 성실하게 모은 돈,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불릴 수 있을까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은행 활용법,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탈북자들은 보통 저축이나 재테크라고 하죠.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이익을 내는 재무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마순희: 처음에는 하나원을 나오면서 정착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은행계좌를 개설해서 통장을 만들어 줍니다. 매월 20일이 지나면 정착금이나 생계급여가 입금되는데 저도 그렇고 거의 대부분 그 통장 하나로 금융거래를 합니다. 회사에서 혹은 일용직으로 일하더라도 급여가 통장으로 들어오든가 아니면 현금으로 받아서 통장에 입금시키는 것이 은행거래의 거의 전부였다고 할까요.
참, 북한에는 은행이나 저금소가 모두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기에 이자가 높고 낮고도 없으니 어디를 이용하던지 상관이 없었는데 한국에는 은행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일반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이다보니 연 이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적지만 그래도 비밀번호 외우기도 번거롭고 하니 그냥 은행은 이용하던 은행을 이용하게 되더라고요.
이예진: 이자가 더 높은 적금상품들이 있는데 그렇게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거죠.
마순희: 그렇죠. 그런데 몇 년 살다보니 은행마다 이자도 다르고 저축상품들도 서로 달라서 비교해 보게 되고 선택해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상적으로 쓰는 일반입출금 통장과 저축형 통장이 따로 있습니다. 은행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매월 얼마씩 저축하거나 혹은 얼마만한 묵돈(목돈)을 입금하고 일정한 기간 찾지 않고 그냥 은행에 맡겨 놓으면 일반입출금 이자보다 2-3배 높은 상품들도 있어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저축은 보통 은행을 이용하잖아요. 자신의 사정에 맞게 할 수 있는 저축상품도 많이 있고 그런 상품마다 이자도 다 달라서 자세히 알아봐야 하더라고요.
마순희: 그럼요. 그리고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은행 저축상품들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에 국민행복적금이라고 매월 50만원 한도로 적금하면 연 이자 7.5%인 적금상품이 있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매달 500달러 정도 적금을 들면 1년 동안 7.5%의 이자가 붙는다는 거죠.
마순희: 그리고 우리은행에서도 매월 30만원 한도로 적금하여 7% 정도의 상품이 있더라고요. 기업은행에는 사랑나눔 적금이라는 상품이 있는데 1인 한도 1000만원까지 입금하고 1년 동안 은행에 맡겨 놓으면 연 이자가 보통은 7%이고 60세 이상일 때에는 노인우대로 7.5%의 이자를 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예진: 천만 원이면 1년간 만 달러를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750달러 붙는다는 거죠?
마순희: 네. 이 모든 상품들을 신청할 때에는 북한이탈주민확인서를 지참하고 해당은행에 찾아가면 이용할 수 있거든요. 시중 다른 은행의 보통 이자가 2%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 높은 이자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예전에는 사실 7% 상품이 꽤 있었는데 요즘 전 세계적인 경제적 흐름에 따라 이자가 낮아지니까 이런 상품들이 없어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탈북자들을 위한 고금리 상품은 남아있다는 얘기네요. 탈북자들을 위한 고금리 저축상품이 거의 은행마다 있는 것 같은데요. 탈북자 분들이 실제로 활용을 잘 하고 있나요?
마순희: 잘 활용하는 분들도 있고 정보를 잘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탈북자들끼리는 대부분 서로 서로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익한 정보들이 있으면 많이들 공유하는 것은 장려할 만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안 좋은 정보들도 공유하고 함께 피해를 보는 경우들도 많아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상담실에서 근무하면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은행의 고금리 저축상품들에 대하여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저도 역시 내담자한테, 탈북자 동료한테 들어서 알았거든요. 물론 설명을 들은 후 활용할지 선택의 여부는 본인에게 달려 있지요. 도움이 되는 좋은 정보기에 서로 많이 알려 주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은행의 고금리상품들을 소개해주면 많은 경우 고마워하면서 자기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정보를 알려 주었다고들 합니다.
이예진: 은행상품 중에서도 높은 이자로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독려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나은 금융상품도 있다면서요?
마순희: 네. 남북하나재단에서 2015년 햇빛플러스 통장 창업자금 마련을 위한 매칭적금 지원 사업이 있는데요. 자립 자활의지가 높고 창업을 희망하는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월 10만원부터 50만원까지, 그러니까 100달러부터 500달러까지 저축을 하면 재단도 함께 1:1로 똑같은 금액을 저축하는데, 그 자금은 2년 동안 모은 후 창업할 때 본인이 저축한 금액과 재단의 저축금액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2배로 받을 수 있는 거네요.
마순희: 그렇죠. 물론 신청대상을 보면 일정한 기준이 있습니다. 최근 1년 이상의 근로소득이 있고 창업 희망자이거나 현재 창업희망업종에서 재직 중인 북한이탈주민들로 신청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청할 경우 구비해야 할 서류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요. 가입 신청서나 북한이탈주민 확인서 등 몇 가지 서류가 필요한데다 엄격한 심사기준도 정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시는 것처럼 이미 창업이나 귀농을 위해 대출을 받고 다른 용도로 쓰거나 아예 외국으로 가 버린 사례들도 있었기에 심사기준을 당연히 강화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예진: 창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돈을 쓰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군요. 앞서 북한에서의 은행기능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야 할 거 같긴 한데, 북한 은행은 돈을 불릴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전혀 활용되지 않겠네요?
마순희: 남한에 은행이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은행도 있고 저금소도 있는데요. 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많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중앙은행이 있는데 협동농장이나 기업소가 이용하는 곳이고 저희가 이용하는 곳은 저금소였습니다. 저금소에서는 개인들이 돈이 생기면 입금하고 돈을 찾고 하는 기능을 하고, 기업소들은 은행에 자기 구좌가 있는데 거기에 현금을 입금하고 출금하는 일을 하는 부서를 부기과 혹은 부기실이라고 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부기원이라고 하고 큰 기업소는 부기장 부기원 등 직원들이 여럿 되기도 하지요. 개인들은 그 산하에 있는 저금소라고 하는 데서 이용하고 있는데 항상 문이 닫혀 있을 정도입니다.
저금소를 이용하는 사람들 자체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저축을 한다고 저금소에 저금을 시켰는데 정작 필요해서 현금을 찾으러 가면 저금소에 현금이 없어서 못 줄 때가 태반이고 또 1000원을 찾으려 가면 현금이 부족해서 그러는데 500원만 찾아가라고 하기가 일쑤였거든요. 게다가 화폐개혁이라도 할 때에는 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니 누구도 믿고 저금하려고 하지 않았지요.
북한에서 은행을 이용한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처음에는 은행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에 와서 여러 가지 이름의 은행들이 많아서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은행이 단순히 돈을 맡기는 곳이 아니라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이예진: 마순희 선생님이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던 사이에 그 돈을 빌려서 사업을 잘 해 성공하는 탈북자들도 있고요. 악용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은 다음 이 시간에 들어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