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궁리합니다. 하지만 다달이 정해진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에게는 뾰족한 수가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탈북자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나중에 되팔았을 때 이득이 될 만 한 주택을 마련하려고 하거나 가지고 있는 목돈으로 돈을 불리는 방법, 재테크를 연구합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은 어떻게 재테크하고 있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탈북자들이 처음 한국에 오면 다 낯설고 신기하죠. 은행도 그 중 하나라고 하셨는데요. 은행이 단순히 돈을 맡기는 곳이 아니라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는 것, 기계로 돈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마 선생님도 신기하고 놀라웠다고 하셨는데요. 신기하고 놀랍긴 한데, 탈북자들이 처음에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럼요. 처음에 저도 하나원에서 나온 후 은행에 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당장 현금을 찾아야 하는데 자동 입출금기 앞에 서니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마침 은행에 보안직원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 은행에 처음 와서 그러는데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분에게 제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면서 현금을 찾았던 기억을 되살리면 지금 생각해도 너무 위험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만 그 때에는 무사히 현금도 찾고 은행 이용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도 그 이후에 한국에 금방 오신 분들이 부탁해서 은행에도 함께 가주고 휴대폰 대리점에도 함께 가주기도 했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대부분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익숙해지면 또 괜찮아지시죠?
마순희: 그럼요.
이예진: 네.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것 말고도 탈북자들이 자신이 가진 돈으로 투자 등을 해서 돈을 버는 재테크하는 수단이 있을까요?
마순희: 우리 탈북자들 속에서도 재테크를 잘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잘 적응한 사례들 중에는 안양지역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 여성의 말에 의하면 우리 북한이탈주민들 중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하였습니다.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가 주택이나 땅을 사놓았다가 값이 오르면 다시 되파는 형식으로 이득을 보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경제에 밝은 비교적 젊은 분들은 주식이나 펀드 같은 종목에도 투자해서 이득을 보기도 한다더라고요.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땅값이 오르면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또 다른 사례도 보면서 많은 의문이 생겼는데요. 제가 아는 어떤 탈북자는 한국 남성한테 시집갔는데 남편이 집이 몇 채 되고 본인 명의로도 집이 몇 채 된다고 하여 엄청난 부잣집에 시집간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후에 알고 보니 그것이 경매에 나온 집을 사서 되팔고 하는 것이었는데 그 집들을 사는 돈이 전부 자기 돈이 아니라 대출받은 돈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세가 떨어지자 엄청난 손해를 입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집이 여러 채라는 그 사람이 전혀 부럽지가 않더라고요. 그 외에도 투자를 하여 이자를 수익으로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잘 못 하다가는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예진: 그렇죠. 투자는, 특히 은행 등으로부터 돈까지 빌려서 하는 투자는 꼼꼼하게 경제 흐름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하더라고요. 정부정책이나 계절, 경제상황 등에 따라 집값도 오르거나 내리고 변수가 꽤 많잖아요.
마순희: 맞습니다. 제가 자료를 찾아보려고 남북하나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갔었는데 새로운 공지 글이 떠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고금리 고수익투자 주의’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최근 일부 북한이탈주민들이 높은 금리나 고수익 투자약속을 믿고 돈을 빌려주거나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금전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거죠. 더 이상 이러한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산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아마도 탈북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좋은 정보면 괜찮은데 그것이 나쁜 정보라면 피해가 동료들에게까지 미치게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한성무역사건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인 것 같았습니다.
이예진: 한성무역 사건이면 작년에 탈북자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을 말하는 거죠?
마순희: 그렇죠. 그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었잖아요? 1000만원, 그러니까 만 달러를 투자하면 월 15만원씩, 150달러씩 이자를 준다고 하여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너도나도 투자에 합류했습니다. 제 친구도 생계비를 받아서 생활하면서 한 푼 두 푼 모았던 전 재산인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못 건졌습니다. 항상 만나면 한성무역의 이자 소리를 하기에 그런 것은 믿지 말라고 했더니 저도 모르게 언제 투자를 했더라고요.
우리 북한주민들은 서로서로 알려가면서 한성무역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경제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정보를 접하고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투자된 자금으로 당분간은 이자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것 같지만 기간이 만료되어 해지하는 경우에 투자금을 찾아가게들 되면 그때에는 걷잡을 수 없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투자한 게 있으면 당장 해약을 하라고 하였는데 설마하고 생각하던 그 일이 사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자소득만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떼이게 되어 엄청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보게 된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한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아마 많은 탈북자들이 그 사건 이후로는 투자할 때 더 꼼꼼히 따져보게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저축이나 투자에서 더 나아가 사업을 하시는 탈북자 분들 계시잖아요. 자기 사업을 하려면 아무래도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열심히 돈을 모아서 사업자금으로 쓰기도 하지만 탈북자들을 위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도 있죠?
마순희: 그렇습니다. 탈북자들 중에도 개인 사업을 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저금리로 창업자금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상공인 창업대출, 청년창업대출, 신규창업대출, 귀농, 귀촌 지원 대출, 등 여러 가지 대출사업들이 있는데요. 북한이탈주민들은 특별히 남북하나재단의 창업대출지원사업도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들 중에도 창업을 하신 분들이 여러 명 되는데 그 중에도 저금리로 대출을 받으면서 사업을 시작하여 크게 성공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자기가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사업이나 창업자금으로 하기도 하지만 부족할 때에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할 수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예진: 창업 대출을 활용하는 탈북자분들도 많이 있나요?
마순희: 창업을 한다고 하면 많은 경우 대출을 함께 이용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탈북자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사례들을 발굴하는 사업에 동참하면서 감동한 사례들이 한두 건이 아니었는데요. 그와 함께 또 놀라운 경험도 함께 되었습니다. 한국에 온 지 3-5년 되는 분들이 대담하게 창업이나 귀농을 하여 자기 회사를 튼튼히 운영해 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게 된 것입니다. 물론 100% 자기 자본이 아니라 상당 부분 대출을 받으면서 사업하고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남의 돈으로 사업을 벌였다가 망하면 빚도 크게 지니까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배포도 커야 할 것 같고요. 탈북자 분들 중에는 대출, 빚을 지는 것에 대해 겁을 내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은 다음 시간에 알아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