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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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사이 도심에서 몇 십 년 살다가 은퇴한 뒤에 농촌으로 가서 소박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귀농이 열풍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은퇴에 앞서 몇 년 이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 되었죠.

최근에는 귀농, 영농에 관심을 갖고 있는 탈북자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농사경력이 있는 탈북자들의 귀농, 쉽기만 할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최근 한국 도시민들 중에 은퇴 후에 귀농을 해서, 그러니까 농촌으로 돌아가서 농사나 텃밭을 일구며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요. 탈북자들 중에서도 귀농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요?

마순희: 네. 최근 탈북자들의 귀농을 돕는 정책이 확대되면서 문의 전화가 많습니다. 한국의 시민들이 은퇴 후 귀농하는 것과는 조금은 차원이 다른데요. 북한의 농촌출신 탈북자들 대부분이 한국에 와서 전문기술도 없고 해서 회사에 들어갔다 해도 생산직이나 단순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자리를 찾을 때 대부분 본인이 해보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농촌에서 오신 분들은 귀농 쪽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탈북자들에 대한 귀농지원이 늘어나면서 많은 분들이 귀농을 희망하여 문의 전화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예진: 오늘 거기에 대한 얘기 자세히 나눠 보죠. 먼저 탈북자들의 영농을 돕기 위해 정부가 어떤 지원들을 하고 있습니까?

마순희: 탈북자들의 영농을 돕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탈북자들만이 아니라 귀농을 준비하는 남한 분들을 위해서 귀농귀촌지원센터가 귀농준비로부터 작물선정이나 출하에 이르기까지 교육도 해주고 지원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도 귀농을 희망하거나 실제 농촌에서 영농사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특히 이번에 문의전화가 많았다는 건 지원의 폭도 커졌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 어떤 정책들이 달라졌나요?

마순희: 작년까지만 해도 귀농을 결심하고 신청을 하면 지원재단에서 서류들을 접수받아서 대상자를 선택한 후 해당기관에서 실시하는 영농교육을 이수하고 사업계획서 등을 심사평가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많이 달라졌죠. 우선 농가, 농업협동조합·영농조합법인 등 농업 관련 기업에 취업·근무하면서 영농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재단에서 지원하는 것입니다. 취업자가 급여의 일부를 적금하잖아요. 그러면 동일한 금액을 지원재단이 별도 계좌에 적립을 하는 거죠.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취업자가 적금을 할 수 있는데요.

이예진: 그러니까 달러로는 90달러부터 450달러 정도가 되겠네요.

마순희: 그렇게 해서 본인이 적립한 만큼 재단도 적립을 똑같이 합니다. 하지만 2년 후에 영농창업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으면 재단지원금은 받을 수 없습니다. 또 영농실습지원도 있습니다. 영농 실습처를 주선하고 지원 및 월 80만원, 725달러 한도 내에서 최장 7개월간 영농실습수당 지급한다고 합니다. 본인이 하려고 하는 분야의 농가나 기업체 등에서 실습을 하도록 하여 실제 영농을 경험해 보면서 본인의 능력을 향상하고 또 실제 귀농을 잘 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본인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심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미 영농부분에 창업한 농가에 대한 운영자금 지원도 있는데요. 최대 1,000만원을 해줍니다.

이예진: 달러로는 9천 달러가 넘네요.

마순희: 네. 그 자금을 지급하는데요. 이미 귀농하여 영농사업에 종사하는 북한이탈주민 초기창업농가에게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인데요. 신청인이 제출한 자금필요 계획을 참고하여 종묘나 비료, 영농자재구입, 도 영농기기류 대여 관련비용으로 지급하는데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연 2회로 분할하여 제공업체에 직접 지급하는 형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예진: 필요한 것만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군요.

마순희: 맞습니다. 이와 함께 선도농가 시설자금 지원 사업을 하게 됩니다.

이예진: 선도농가라고 하면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은 잘 모를 것 같은데요. 어떤 건지 설명 좀 해주시죠.

마순희: 북한이탈주민 중에 귀농을 했는데 모범적인, 그러니까 북한으로 치자면 시범단이나 모범단을 말하겠죠. 그런 농가에 시설자금을 지원합니다. 그 자격은 30개월 이상, 2년 반 정도죠. 이미 그 정도 영농에 종사하면서 수익을 창출 중인 농가에 시설설치나 기계구입 자금을 지원하는데요. 최대 5천만 원을 지원합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4만5천3백여 달러를 지원하는군요.

마순희: 그 비용으로는 비닐하우스를 짓거나 건조장, 저온저장고, 폐수처리 설치, 수리비용, 농기계 비용 등에 쓸 수 있는데요. 이 돈을 빌려주지만 본인의 돈도 절반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1억 원을 빌릴 때 5천만 원을 빌려준다는 얘기입니다. 상환할 때 제 때에 잘 갚으면 감면혜택도 있습니다. 반면에 지원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무가 많거나 신용불량자이거나 3년 이내에 출입국 사실이 10회 이상인 사람입니다. 극히 소수이긴 하지만 이런 지원 금액을 받아서 유용하거나 다른 나라로 가버리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출입국 사실을 확인합니다.

이예진: 네. 다양한 지원이 있네요. 실질적으로 농사를 돕는 지원책인 것 같은데 이런 지원을 받아서 농사를 짓고 싶다는 탈북자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문의전화가 있었나요?

마순희: 예. 공지가 나간 후 많은 문의전화들이 들어왔는데요. 40대 중반 여성의 전화가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유치원교양원으로 일하다가 탈북한 후 중국농촌에서 거의 10년 정도 농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재단의 잡지 ‘동포사랑’을 보면서 농촌에서 성공한 사례들을 접하고 본인도 농촌에 가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고 싶어도 걱정이 되어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 지원재단의 영농지원공지를 보고 신청하려고 전화를 했던 거죠.

이예진: 용기를 냈군요.

마순희: 네. 실제로 한국의 농촌을 체험할 수 있고 또 매달 실습비도 주기에 실습신청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은 산골에서 콩 농사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상담하면서 콩 농사를 한 경험이 있는지 물으니 중국에서 많이 해봤다고 하면서 산골에 가서 콩 농사를 할 계획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족상황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상담해 보니 남편은 중국조선족이고 농촌에서 일한 경험이 많고 건강하다고 하여서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자녀가 초등학교 학생이라고 하여 가고자 하는 곳에 초등학교가 있는지, 복지시설은 연결이 되는지 등 잘 알아보고 영농후보지를 선정하라고 상담해 드리고 취업지원센터의 영농담당자 연결해 드렸습니다.

이예진: 사실 한국의 도시민들도 그런 걱정이 많은데 당연히 한국 농촌지역을 잘 모르는 탈북자분들도 자녀교육 환경은 괜찮은지, 어떤지 궁금한 게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준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