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쉽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길, 하지만 불법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탈북자들이 간혹 이런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작은 걸 얻으려다 큰 걸 잃은 탈북자들의 상담 사례를 들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거의 맨손으로 와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쳐가면서도 성공한 탈북자 기업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린 사례처럼 탈북자가 탈북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들도 있죠?
마순희: 네. 안타깝지만 그런 사례들도 여러 건 제기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60대의 한 여성이 재단으로 찾아와서 억울함을 하소연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원 같은 기수의 한 여성이 사회적 기업으로 회사를 차렸고 함께 일하기를 권해서 여러 명이 함께 그 회사에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인 경우에 별다른 연고가 없다보니 하나원에서 3개월 정도 한 가마밥을 먹으면서 함께 교육을 받아온 교육생들에 대한 유대감은 남다른 거잖아요.
그래서 그 지인도 도와주고 그 나이에도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여 거기에 취직을 했었는데 회사가 말처럼 잘 돌아가지 않았답니다. 거의 위장취업 수준으로 회사에 이름을 걸어놓고 취업 장려금을 받고, 회사는 사회적 기업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그러다가 지금은 회사도 문 닫고 그 동안 취업상태로 되었기에 생계비 받았던 부분은 모두 반납해야 하니 지금 몸이 안 좋아도 생계비도 안 나오고 속상하다고 찾아온 것입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을 고용하거나 탈북자들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면 한국 정부의 지원금이 나오죠. 취업하지 않은 상태의 탈북자들에게는 생계비를 주기 때문에 취업 상태로 있었으니 생계비를 따로 받았다면 모두 반납해야 하고요. 복잡한 문제가 생겼네요.
마순희: 네. 우리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오히려 역이용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나타나군 해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 같은 탈북자이고 또 하나원 같은 동기라 서로 믿는 처지에 고발하지도 못하고 그러니 그런 마음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는 대구지방에서 취업훈련기관에서 취업훈련을 받은 것처럼 위장해서 기관은 취업훈련에 필요한 지원금을, 그리고 교육생들은 취업훈련 장려금을 지급받는 등 불법을 저지른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예진: 일을 하지 않았는데 한 것처럼 꾸며서 지원금을 받았다는 건데, 탈북자 개인과 기업 모두 법망을 피해 이득을 취해보려고 했던 거죠?
마순희: 결국 법적으로 문제가 생겨 법률상담을 받아서 문제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아무리 자유로운 사회라고 해도 국민이 지켜야 할 도리와 법이 있는 것입니다. 크던 작던 법을 어긴다면 반드시 그에 해당한 응당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에는 사업을 한다던 사람들이 사기를 치고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등 사례들이 자주 적발되면서 열심히, 성실하게 살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적지 않은 손상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지인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나타나서 이때까지 믿어왔던 신뢰가 깨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중고차매매업소를 하던 지인이 적지 않은 자금을 횡령하여 온 가족이 잠적하는가 하면 여러 기관에서 지원을 받아가면서 의류업을 한다고 한창 잘 나가는 것 같던 패션업체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기도 하였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탈북자가 사업을 크게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다 보니 이런 일들도 생기는 것 같은데요.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게 된다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가 이 시간에 종종 기초생활수급비라는,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운 이들과 아직 적응이 어려운 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국민세금으로 지급하는 생활비 얘기를 하잖아요. 탈북자들 가운데 한 달에 1인당 400여 달러 정도 되는 돈을 받기 위해서 불법행위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죠?
마순희: 그렇습니다. 사실 처음에 하나원을 퇴소하면 6개월간 조건부과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를 받으면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6개월이 지나면 지역의 구청에서 재심사를 하여 근로능력자와 무능력자로 나뉘어서 생계비를 계속해서 받든가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가끔은 이 수급자생활에 안주하려는 경향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낯선 사회에 와서 취직을 하고 사회 생활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누구나 극복해야 하는 문제들인 것입니다.
물론 건강이 안 좋거나 연로하거나 혹은 어린이를 부양하는 경우 등 수급자로 살 수 있는 조건들이 있는데 이런 조건들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거든요. 모든 사회보장제도들이 가족단위로 이루어지기에 근로능력자가 없는 가구로 만들려고 위장이혼을 한다든가 정규직근로를 기피하고 일용직으로 일하는 현상이나 결혼해서 살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례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런 부정적인 사례들은 열심히 살고 잇고 성실하게 정착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 비한다면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몇 명 안 되는 사람들 때문에 전반적인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그리고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다보면 법적으로 더 까다롭게 강화되기도 하잖아요?
마순희: 물론 경중에 따라서 처벌도 받겠지만 아직은 그래도 많이 봐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언젠가는 다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거든요. 우리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잘 몰라서 법이나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그대로 넘어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회적 기업이라든가 창업이나 귀농 등 지원 사업들에 있어서도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나 감독사업도 많이 강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원을 받으면서 착한정착을 해 나가는 그런 기업들이 더 많아지고 사례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울러 우리 탈북자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 첫걸음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취업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일자리 창출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작은 이익에 연연하는 피해현상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예진: 맞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일한 만큼 벌어서 차곡차곡 성공과 행복을 쌓아가는 탈북자들에게 조심해야 할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이 땅에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대한민국의 성실한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디에 살던지 사람은 자신이 지켜야 할 도리와 법도는 지키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님 말씀처럼 욕심이 화를 부르는 겁니다.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벌어서 편안히 살아보려는 마음을 가지지 말아야 무역처럼 높은 금리를 약속하는 투자나 지원제도를 빌미로 위장취업 등 모든 유혹들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많이 들 수 있는 보험 사기나 다단계 등 여러 가지 피해에 무방비로 당하지 않도록 교육도 강화하고 본인들이 조심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라고 싶은 것은 탈북자들을 상대로 안 좋은 일을 벌이는 이들을 명단화해서 철저한 관리를 하여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법이나 편법을 저질렀으면 그에 대응한 마땅한 처벌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꼭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이 정착하는 데 가야 할 길, 아직은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몇 가지 자신과의 약속만 지킨다면 원하는 길을 잘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남북하나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