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건강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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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어르신들은 나이 들수록 병원이 멀면 안 된다고들 말합니다. 급하게 병원 갈 일이 아무래도 많아지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탈북자들은 얼마나 병원을 가까이에 두고 있을까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얼마나 큰지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남한에서는 국가차원에서, 또 지역별로도 탈북자들의 무료 치료를 해주는 의료혜택이 꽤 많이 있는데, 탈북자 분들이 그런 혜택을 잘 누리고 있나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2년에 한 번씩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표가 나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건강검진을 하다가 생각밖에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병이 발병하기 전에 미리미리 검사를 하여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질병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모든 국민들이 의료보험에 따라서 의료비지원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탈북자들의 경우에는 의료급여1종 혜택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진료비와 검사비 등을 거의 무료로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검사나 약제비 등은 본인 부담으로 지불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많은 부분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이예진: 청취자 여러분 중에 국민건강보험, 의료보험이 뭔가 하실 것 같은데요. 우선 보험은 다달이 자신이 부담 가능한 금액의 돈을 보험회사에 적립해 재해나 각종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 손해를 보상해주는 제도를 말하죠. 의료보험도 마찬가집니다. 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으로 말이 바뀌었는데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게 국민이 질병·부상·분만 또는 사망 등을 당했을 때 국가에서 그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죠. 개인사업자는 지역별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직장별로 다달이 버는 돈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내고 그걸 기금으로 해서 국민의 크고 작은 의료비로 쓰이게 되는데, 탈북자들은 의료급여 1종이라고 해서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는 거고요.

마순희: 통일부산하의 민간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즉 새조위와 업무협약을 맺고 탈북자들에 대한 의료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국립의료원에서는 의료보험 1종 환자인 경우 본인 부담금을 입원환자는 80%, 외래 환자는 50%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국립의료원 뿐 아니라 서울 의료원, 인천적십자 병원, 충남대 병원, 등 새조위와 업무협약을 맺고 북한이탈주민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들과 그리고 각 지역의 의료원, 적십자병원 등에서도 의료비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병원뿐 아니라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해주고 있는 남북하나재단에서도 의료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2일 이상 입원하고 진료비금액이 10만 원, 100달러 이상일 때 1년에 2회 지원하는데 입국 5년 미만이면 40%, 5년 이상 된 분들은 30%를 지원해주고 있고 만성 및 중증, 희귀질병인 경우에는 본인이 지급한 금액의 50%를 횟수에 관계없이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보철치료 중에서 틀니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나이에 상관없이 상악과 하악 모두 하는 경우에는 70만원, 700달러까지 틀니비용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먼저 번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청각장애를 가지신 분들에게는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료로 보청기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부터는 난청인 의료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협약에 따라 난청으로 고통 받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인공와우이식수술 지원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서울시가 건강관리에 취약한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예방적 의료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자체 최초로 'A형간염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한다고도 합니다. 정말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지원 사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료지원 사업들이 많은데도 잘 몰라서 지원을 못 받는 분들도 계셔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며칠 전에 인천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연인즉 한 교회에 다니는 탈북여성이 며칠 전에 무릎수술을 받았는데 치료비가 많이 나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한다는 것입니다. 수술을 받은 당사자분의 연락처를 받아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았습니다. 무릎수술을 받았는데 본인부담금이 300여만 원, 3천 달러 정도 된 것입니다. 의료급여 1종이시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큰 병원이 많은데, 그분은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먼저 상담을 받을 때에는 300만 원 정도까지는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서 수술을 했는데 정작 수술을 하고 상담을 받아보았더니 연골수술 같은 것은 해당이 안 된다고 하더라네요.

그 분이 긴급의료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만 듣고 수술을 했는데 정작 수술 후 상담을 받아보니 지원대상이 안 되었던 것입니다. 국립의료원이나 서울 의료원, 인천적십자 병원 등 의료비지원이 되는 곳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본인부담금으로 지급했다는 300만원의 80% 즉 240만 원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었는데 그런 정보를 몰랐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남북하나재단의 의료비지원을 신청하면 한국에 나오신지 5년이 넘었으니 30% 즉 90만 원, 900달러 정도는 지원 받을 것이라고 안내해드렸습니다. 이 분처럼 몰라서 지원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많은 분들에게 정보를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사례였습니다.

이예진: 5년이 지날 때까지 그런 제도를 몰랐다는 게 안타깝네요. 남한에서는 직장이나 지역 의료보험을 통해 시민들이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죠. 탈북자분들도 하고 있을 텐데 왠지 건강관리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탈북자 분들도 있어요.

마순희: 사람들마다 건강검진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한 여성이 전화가 왔는데 남편이 건강검진을 받다가 위암이 의심된다는 의사소견이 있어서 큰 병원에 가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여성의 말에 의하면 그 동안 남편은 건강검진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검진표가 나와도 한 번도 검진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검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자기가 자꾸 소화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한 번 건강검진이라도 시원히 받아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해서 검사받게 되었다는 겁니다.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다시 받아보자고 했더니 그러게 건강검진은 왜 받으라고 해가지고 기분 나쁜 소리를 듣게 했느냐고 오히려 화를 내더라는 거죠.

그러면서 아직 크게 아픈 것도 아닌데 위암은 무슨 위암이냐고, 분명 오진이라고 하면서 더 아프면 가지 말라고 해도 갈 테니 그만 잔소리 하라고 한답니다.

이예진: 하지만 그렇게 아플 때 가는 건 늦죠.

마순희: 그렇죠. 그래서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사이라 너무 속상해서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전화를 해왔습니다. 아니라면 더 말할 수 없이 반가운 것이지만 만일 정말 위암이 맞는다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완치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잘 설득해서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을 그 분 역시도 모르지 않거든요.

이예진: 미리미리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가면 좋은데 아프지도 않은데 뭐 하러 병원에 가느냐는 분들이 꼭 계시더라고요. 몸이 좋지 않아도 정말 안 좋다는 소리 들을까봐 병원을 꺼리는 분들도 계신데요. 물론 자기 몸 잘 챙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