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중 컴맹은 없다

하나원의 컴퓨터실.
하나원의 컴퓨터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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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헤아려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눈 뜨자마자 손전화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밤사이 들어온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죠.

문자나 전자우편, 뉴스, 날씨, 인터넷, 하루일과 등을 보기 위해 기상과 동시에 버릇처럼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데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탈북자들도 물론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정보 활용법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탈북자들이 정보 부족으로, 받을 수 있는 지원이나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지만, 사실 요즘 젊은 탈북 대학생들을 보면 해외 연수나 장학금, 탈북자 공모 등을 놓치지 않고 다 받아서 대학생활을 보통의 남한 학생들보다 더 풍성하게 보내는 경우도 꽤 있더라고요.

마순희: 그럼요. 어떤 때에는 저희도 모르는 정보를 알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 달라고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때에는 미안하다고 저도 미처 그 내용은 모르고 있었는데 어디서 정보를 알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답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20대의 한 대학생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글로벌 인턴모집에 신청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지금 대학 3학년인데 가능한지 해서요’ 얘기를 듣고 저는 좀 당황했죠. 죄송한데 내가 그 공지를 미처 보지 못했는데 어디서 정보를 알게 되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도 친구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서 물어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미안한데 내가 해당 정보를 찾아보고 다시 전화로 알려드리면 안 될까요?’ 하고 이해를 구하고 부랴부랴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전 날에 재단홈페이지 민간단체 활동 알림에 올라온 공지였습니다.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하는 글로벌인턴 모집 공고였습니다.

이예진: 네. 요즘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실무 경험을 쌓더라고요. 그런 실무경험을 하는 훈련생을 인턴이라고 하죠. 글로벌인턴이면 해외 사업장에 파견되어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겠네요.

마순희: 네. 그래서 해당 내용을 숙지하고 다시 전화로 알려주고 문의할 수 있는 연락처를 알려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법인인 ‘함께하는 재단’에서 실시하는 ‘2014년 탈북대학생 취업아카데미 참가자 모집’, ‘북한이탈주민 WEST프로그램’, 그러니까 영어연수를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물망초재단의 DMZ 평화통일대장정’ 등 여러 가지 사업들이 공지가 되어있는데 어떻게 정보들을 입수하는지 다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참가하더라고요.

이예진: 맞아요. 요즘 탈북 대학생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도 많이 하더라고요. 비슷한 관심이나 활동을 하는 사람들끼리 인터넷으로 관계형성을 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누는 거잖아요. 이걸 통해서 전 세계인이 교류를 쉽게 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가장 빨리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죠. 그래서 중국과 제 3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이 북송되는 걸 막자는 북송반대 운동도 바로 SNS를 통해 번지면서 국제적인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죠.

마순희: 맞습니다. 요즘엔 누구나 최신식 손전화, 스마트폰을 갖고 있잖아요. 그걸로 인터넷을 할 수 있어서 탈북 대학생들이 더 쉽게 인터넷으로 사회활동 가능한 거죠. 요즘 출퇴근시간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니까요. 저도 지금은 졸업했지만 대학 강의도 스마트폰으로 수강하고 필요한 정보도 스마트폰으로 다 해결한답니다. 젊은이들처럼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트로트도 감상하면서 출퇴근하고 버스정류소에서는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하는지 하는 정보까지도 다 알 수가 있어서 편하답니다.

사실 저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의 나이 또래 중에서는 그래도 제가 딸들 덕분에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니까요. 스마트폰으로 딸이 출연한 TV프로그램도 시청하고 딸이 부르는 노래도 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없을 듯싶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나가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오면 딸이 그 중에서 필요한 사진들을 골라서 배경음악으로 북한 음악까지 깔아서 동영상으로 만들어준답니다. 친구들한테 그 동영상을 보내주면 모두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답니다. 딸들 덕에 제가 어깨가 또 한 번 으쓱한답니다. 저희 휴대폰에는 ‘동포사랑’ 앱을 깔아서 언제나 재단소식을 휴대폰으로 손쉽게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이예진: 앱이라는 게 스마트폰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을 말하죠. 게임을 하고 싶으면 수만 가지의 게임 중 골라서 폰에 설치하면 되고,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 관련 앱을 깔면 되고요. 손전지(손전등)대신 스마트폰 사진기 플래쉬를 이용해 만든 손전지 앱을 깔면 어두울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잖아요. 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동포사랑을 통해서도 탈북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겠네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심지어는 하루에 만보걷기 도우미도 있어서요. 제가 몇 걸음 걷는지도 다 표시가 되어 있고 만보를 걸으면 목표달성이라고 음악도 나오군 합니다. 그렇게 탈북자들에게도 인터넷 활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나센터에 선배특강을 하는데 할 때마다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취업 훈련 시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하는 것이 컴퓨터 교육이라고요.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지 상점에서 일할 때도 컴퓨터를 이용하잖아요. 컴퓨터를 모르고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고 일상생활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탈북자들도 하나원에서부터 컴퓨터교육을 받을 수 있고 나와서도 필수로 배우기 때문에 너무 나이 드신 분들을 제외하면 거의가 컴맹은 없다고 봅니다.

이예진: 컴맹이라는 게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하죠. 말씀 듣고 보니까 탈북자들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활용을 잘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정보가 부족해 지원을 못 받는 탈북자는 없어야 할 것 같은데요. 탈북자들도 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것 같고요. 그렇게 소외되는 탈북자들이 없도록 정부에서도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마순희: 예. 지금 하나원에서부터 한국에 적응하기 위한 3개월의 교육이 있잖아요? 정서안정 및 건강증진, 우리사회의 이해를 돕는 교육, 진로지도나 직업기초능력훈련, 그리고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지원정책이나 제도들에 대하여 배우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 교육은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겠죠.

하나원 수료 후에도 지역별 하나센터에서 4주간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교육은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기에 거의 모든 교육생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하나원에서부터 컴퓨터를 배웠고 그 이후에는 컴퓨터 학원에서 4개월간 교통비와 식비 등 지원을 받으면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을 떠나서는 업무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고, 업무뿐 아니라 중국이나 미국 영국, 등 외국에 나가있는 지인들과도 사진과 문자 등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시대에 걸맞게 우리 탈북자들도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활용하여 정보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들은 점점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보의 홍수라는 말이 생겨나듯이 수많은 정보와 기회들 중에서 본인의 정착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가려가면서 자신에게 유용하게 이용할 줄 아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앞으로 탈북자들에겐 자신에게 맞는 정보와 기회를 잘 찾는 일이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남북하나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