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없어도 ‘결혼축하금’ 받을수 있다

사진은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사진은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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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남한에서는 한때 '정보가 경쟁력'이라는 말이 유행이었습니다. 인터넷 보급과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수많은 정보 가운데 어떤 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유용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얘기죠.

정보가 경쟁력이다, 이 말은 지금 탈북자들에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지원혜택 활용법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네. 지난 시간에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의 수가 적어서 결혼식 초대장인 청첩장이 100장이나 필요 없었던 대구에 사는 40대 탈북 여성의 사연에 대해 잠깐 소개해드렸는데요. 청첩장이 있어야 정부의 '결혼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해결방법이 없을까요?

마순희: 그래서 그 분에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합동결혼식을 하시는 경우는 보통 결혼식 예식비용의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민간단체의 지원을 통해서 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땐 청첩장 제작비용도 불필요하여 생략하실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4월에 합동결혼식을 주최하여 준 기관에 합동결혼식 참석 확인증을 요청하시면 지원해주신 기관에서 확인증(예식 날짜, 결혼식 부부 성함, 예식장소 및 시간 등등)을 기관 직인을 찍어 원본으로 발급해줍니다. 그걸 확인증으로 보내주시면 된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확인서를 보내서 결혼축하금을 잘 받았다고 전화도 왔습니다.

이예진: 특히 이번에 지원을 받을 수 있겠다 싶어 전화했다가 못 받는다는 소리를 들으신 분들은 많이 서운해 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마순희: 많이 섭섭하셨겠죠. 특히 작년에 수술을 받았는데 의료비 지원을 못 받아 섭섭해 하신 분이 계셨는데요. 그래서 그동안 병은 차도가 있으신지, 앞으로의 치료계획도 알아보고 의료비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면서 섭섭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도록 상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혹시 지나간 것도 해당이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셨고 안 된다는 대답을 들으시고도 크게 내색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런 분들의 전화를 받으면서 참 많이들 정착을 잘 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하나원 109기로 남한사회에 나와서 부천에 사신다는 여성분이 전화를 했는데 '2011년도에 결혼식을 했는데 당연히 안 되겠죠?' 하시는 겁니다. 그 분들과 상담하면서 안착되고 여유 있는 마음을 느낄 수가 있어서 제 기분도 따라서 편안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예진: 이제 이번에 알게 된 분들은 앞으로 다시는 놓칠 일이 없겠죠. 미리미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나 인터넷, 하나센터 등을 통해 지원책을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의 체계에 의해서 움직이는 북한과 달리 우리 한국에서는 모든 지원이 신청에 의해서 이루어지잖아요? 그래서 하나원에서부터 지원제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있고 또 하나센터에서도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저도 그렇지만 조급한 마음이 들어 공부가 잘 안되더라고요. 정작 본인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번 배웠다고 다 제 지식으로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하나센터나 전문상담사들,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종합상담센터 등에 자주 연계를 가지고 새로운 정보들을 이용하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제가 하나센터에 강의 나가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기회는 잡는 사람의 몫이고 성공은 노력하는 사람의 몫이라고요. 통일부나 지원재단의 정책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아야 잘 이용할 수 있고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는 한 달이었습니다.

이예진: 이번에 상담전화를 통해서 지원혜택을 받은 탈북자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가요?

마순희: 경기도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여성의 사례인데요. 그 분도 금년 5월에 교회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고 해요. 다문화 가족이랑 북한이탈주민가족이랑 여러 쌍이 함께 결혼식을 올렸는데 필요한 서류인 청첩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 청첩장을 대신할 수 있는 서류 즉 교회에서 합동결혼식을 알리는 안내장이나 혹은 날짜가 많이 지나서 그것도 없다면 교회에서 합동결혼식을 했다는 기관확인서를 보내시면 된다고 알려 드렸습니다. 그래서 그 분은 필요한 서류를 재단에 제출하였고 얼마 전에는 결혼식축하금을 지급받았다고 감사하다는 전화까지 해주셨습니다.

이예진: 일가친척이 모였어야 할 결혼식에 친한 지인들이 많이 못 온다는 게 참 마음에 걸리네요. 이제 이곳에서 반평생을 살 테니까 일가친척 못지않은 사람들을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밖에 또 지원재단의 정보지를 보고 전화한 사례 중에 소개해주실 내용이 있나요?

마순희: 재단에서 지원하는 영농지원이나 창업지원 같은 사업들도 해마다 지원내용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사업을 하다보면 부족한 점이나 단점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러면 다음해에는 그 점들을 보완하는 새로운 지원정책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꼼꼼히 점검해 보지 않고서 서류를 제출했다가 부결이 되면 작년에 했던 대로 했는데 왜 안 되냐고 하기도 한답니다.

한 번은 인천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북한이탈주민 남성분이 전화를 했는데요. 작년에 귀농지원을 받으려다가 미처 날짜를 맞추지 못해서 신청을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년에 지원하려고 하니 왜 이렇게 달라졌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설명해 드렸죠. 금년에 실시하는 지원제도는 작년에 실시했던 프로그램보다 부족한 점을 많이 보충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처럼 영농농가에서 실습을 하거나 아니면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고 적립금도 쌓을 수 있잖아요. 그렇게 귀농을 한다면 실패하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이죠. 지원만 바라고 성급히 하는 것보다 경험에 기초해서 선택하고 실제로 귀농을 하는 것이 귀농하는 분들에게는 많이 유리하다는 것을 말이죠. 그제야 그 분도 납득을 하시고 지금은 본인이 귀농해서 하고 싶었던 오리사육장에서 경험을 쌓으시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이예진: 결혼에서 농사까지, 누구나 살면서 해야 할 일도, 치러야 할 행사도 많은데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외롭고 힘들지 않도록 필요한 제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걸 잘 활용하는 건 탈북자 본인의 몫인데요.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 이제부터는 이걸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