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솜씨 있거나 능력 있는 탈북자들이 많지만 일적으로 모두 성공하지만은 않는다는 게 현실입니다.
탈북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음식점 사업도 마찬가진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이 버려야할 습관 몇 가지를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남한에서 식당하시는 탈북자분들이 많잖아요. 북한의 음식이 워낙 맛있기도 하고 솜씨 있으신 분들도 많기 때문 아닐까 싶은데요. 맛은 좋은데 실패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마순희: 사실 한국에서 북한음식을 해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위에도 북한음식점을 차렸다가 접은 사례들이 많은데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흔히 북한음식점을 했다고 하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혹은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몇 번 손님과 함께 와서 팔아 줄 수도 있지만 맛집을 찾아서 아무리 멀리에 있어도 찾아가는 한국 분들이 입에 안 맞는 음식을 계속 먹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들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고 해도 한국에서 탈북자가 얼마나 산다고 그 시장을 겨냥해서는 안 되는 거죠. 점차 한두 번으로 걸음을 끊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문을 닫게 되는 것입니다.
7월경에 인천에 북한음식점이라고 소문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 갔었습니다. 양강도에서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집이었는데 한국에 와서도 뭔가를 하려고 시도했었답니다. 인천지역에 탈북자들이 많다보니 서로 모이면 북한음식을 찾기에 식당을 차리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서 중국을 통하여 북한음식재료를 들여오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두부밥, 인조고기 등을 만들고 거기에 북한산 고사리, 북한명태, 캬라멜, 간유사탕, 손가락과자, 북한사탕 등 식품들도 가져다 팔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는 여러 가지들을 추가해 가면서 식당을 잘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오면서 언제인가 탈북자출신의 한 기자님이 하시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한국에서 북한음식으로 식당을 차리지 말라. 우선 전문 교육을 받아서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로 식당을 차리고 북한음식 한두 가지는 서비스로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응을 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한 가지씩 메뉴를 추가할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북한음식으로 시작하지는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참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북한 음식으로 유명한 만두나 냉면 등이 남한에서 인기가 있기도 한데 입에 안 맞는 다른 북한 음식들도 있으니까 남한 시민들의 입맛을 참고해야 하는 건 맞는 얘기죠. 특히 통 크게 사업하시는 탈북자 분들을 보면 손도 크고 베풀기도 많이 베푸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청주에 가면 평양칼국수라고 위성으로 길안내를 해주는 네비게이션에서 검색하면 금방 뜨는 칼국수집이 있습니다. 착한사례 발굴로 그 식당에 찾아 갔었는데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9년 전 식당을 시작할 때의 그 가격이 한 번도 오른 적이 없고 오히려 손님들의 구미에 맞는 밑반찬은 한 가지씩 더 늘여 간다는 것입니다. 원자재 파동이 심할 때 다른 가게들은 다 음식 값을 조금이라도 올리는데 그 사장님의 생각은 달랐다고 합니다. 내가 하루에 이윤을 조금 덜 바라면서 길게 가는 장사를 선택한 것입니다.
늘 최상의 식재료를 손수 구입하고 한 그릇 한 그릇에 정성을 다하다보니 가게는 늘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고 직원도 네 명이나 두고 있었습니다. 시장에 갔다가도 예쁜 옷이라도 눈에 띄면 꼭 직원들 옷을 사오군 한다는 사장님, 직원들도 역시 형제처럼 챙겨주는 사장님을 한 집 식구처럼 생각한다고 하면서 서로 도와 가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빈손으로 시작한 사업인데 실패해도 역시 빈손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이예진: 배포가 역시 크시네요. 요즘엔 이렇게 잘 되는 탈북자들의 사업도 많더라고요. 또 탈북자들이 벌이는 사업에 일반 탈북자들의 관심도 크다면서요?
마순희: 며칠 전 버스를 타고 오는데 한국에 와서부터 잘 알고지내는 50대의 한 여성분이 전화가 왔었습니다. 탈북자들이 창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창업을 하면 이윤은 어느 정도에서 본인이 소득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하는지 등 문의하는 것입니다.
가게를 하더라도 자기가 번 돈이라도 사회봉사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면서 몇 %정도를 봉사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인즉 자기도 북한순대나 명태식해 등 반찬가게를 하고 싶은데 자기는 적당히 자기가 벌면서 사회봉사를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몇 %정도 사회에 환원하는지 궁금하며 그것을 알아야 자기도 방향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 잘 살려는 게 아니고 반찬을 만들어서 탈북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보호시설 등에 납품을 하게 도와주면 그들의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할지를 몰라서 물어 보는 것입니다. 개인 사업이라는 것을 북한의 계획경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잘은 모르지만 제가 설명을 했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의 보호시설인 그룹홈이라는 것도 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하는 것도 있고 개인 사업으로 승인을 받아서 만들어서 하는 것들도 있다, 그것들도 역시 사업체이기 때문에 밑반찬을 만들더라도 그런 곳에 납품 가능하다는 보장도 없다, 재단에서 지원을 하더라도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운영자들 자신이기에 아무리 재단이라도 이것을 받아라 말라 하지는 못 한다, 그리고 그 사업체들도 자기들의 자체식당도 있고 거래처들도 있기에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본인이 반찬가게 사업을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인 개인의 아이디어로 만든 사업체이기에 이윤이 나도 그것을 반드시 사회봉사를 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다른 업체들 역시 그렇다는 것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북한의 계획경제처럼 국가가 기업을 만들면 거래처도 관리하고 이득금도 관리하는 그런 형태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저도 헷갈렸습니다. 전화로 해결할 문제도 아닌 것 같으니까 후에 만나자고 하기에 재단의 그룹홈과 관련된 사업이라고 하니 담당자와 문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연락처를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에 온지 10년이 되었는데도 역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의 남한정착기는 항상 처음에 좌충우돌로 시작되죠. 어쩔 수 없는 게 북한과 전혀 다른 자유 시장경제 체제다보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성공해서 잘 살고 계신 분들도 많고, 또 누구보다 부지런히,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아 고향으로 보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장사나 사업을 시작하려는 탈북자 분들도 계시죠. 그분들에게 꼭 한 가지 주의할 점을 말씀해주신다면요?
마순희: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문제는 시작하기 전에 면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이라도 꼭 전문 창업교육을 받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좋기는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해보면서 직접 체험하는 것이고 어떤 지원 사업들이 있는지 정보들을 잘 알아보고 최대한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아무리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창업자금을 웬만한 정도로 준비하고 시작하는 것이 실패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평생 내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 역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놓쳐서는 안 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맞습니다. 성급하게 욕심을 내서 일을 하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어떤 일이든 꼼꼼하게 시장조사 등 사전준비를 해서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꼭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