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종합상담] 병원 제대로 이용하기

호남권에 있는 대학병원들 탈북자 의료지원 협약식.
호남권에 있는 대학병원들 탈북자 의료지원 협약식. (사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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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의 대부분 엄마들은 아이에게 열이 나거나 조금만 다쳐도 들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일도 우선 병원부터 가야 안심이 되니까요.

하지만 북한에 있었을 때나 탈북과정에서 건강이 나빠져 누구보다 병원치료가 필요한 탈북자들은 혹시나 병원비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절차가 까다롭지나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에서 병원 제대로 이용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종합상담센터의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오늘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잘 몰라서 이용하기 어렵다고 종종 말하는 병원 이용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탈북자들이 병원에 가게 되는 이유부터 알아보죠. 선생님이 3년 정도 국립의료원에서 탈북자들의 병원이용과 상담을 하셨잖아요. 그 때 탈북자들이 어떤 이유로 병원을 주로 찾았나요?

마순희: 남한에서 병원을 찾는 탈북자들 중에는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몸이 허약한 경우가 많았고 북한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서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병에 대한 진단을 받고도 북한에서는 의료설비나 약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고요. 또 고향과 가족을 떠나오면서 생긴 심리적 고통과 탈북과 북송 과정을 거듭하면서 받는 육체적 고통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고 남한에 와서 치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예진: 북한에서 앓았던 병이나 탈북 과정에서 생긴 질환에 대한 치료 때문에라도 병원에 갈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죠. 처음에 남한에 왔을 때에는 매일이다시피 병원을 찾습니다. 한국에서는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남한에 와서 처음에 병원을 자주 갑니다. 하지만 2~3년 지나 점차 생활이 안정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특별히 중증 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탈북자들이 병원을 찾는 일은 드물어집니다.

이예진: 병원에 갈 일이 줄어든다고 하니까 다행인데, 병원에 갈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병원비용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행히 국가에서 탈북자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죠?

마순희: 네. 모든 탈북자들이 이 땅에 왔을 때 가장 두려운 게 의료분야뿐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서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거든요. 북한에서는 가야할 병원이 정해져 있어서 가라고 하면 가면 됐는데 여기에서는 가는 곳마다 갖가지 병원이 있어서 어디에 가야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고요. 병원에 가서는 어떤 수속을 거쳐야 하는지, 어떤 병에 걸렸을 때도 의사선생님과 소통이 잘 안 돼요. 북한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았고 제3국을 거쳐 온 탈북자들은 대부분 자가진단을 하거든요. 의사선생님이 진단과 처방을 해줘도 탈북자들이 ‘아니에요. 저는 원래부터 만성간염이라서 어떤 치료를 해야 합니다’하고 말해버리거든요. 오죽하면 한 의사 선생님이 ‘그렇게 잘 아시면 약국에 가서 그냥 약을 사 드시죠’ 할 정도거든요.

이예진: 전문가인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야죠.

마순희: 그럼요. 그리고 비용문제는 탈북자들이 하나원을 나오면 거주지에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의료급여신청을 하는데요. 그러면 신청한 날부터 의료급여1종 혜택으로 의료보호를 받게 됩니다. 의료급여 1종은 모든 보험이 만약의 상태에 대비해 돈을 미리 지불하고 보장을 받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의료급여 1종은 보험료를 내지 않고 국가가 전액 무료로 병원치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서는 부분적으로 약간의 본인부담이 생깁니다.

이예진: 웬만한 치료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긴데요. 탈북자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마순희: 네. 거주지 보호기간이 5년인데 그 안에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다 받을 수 있어요. 5년이 지난다음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건강상태나 근로능력 상태를 평가해서 지속적인 의료급여 혜택을 줘야하는 상황인지 아닌지 평가하게 됩니다.

이예진: 제도와 절차 자체를 전부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국가가, 아니면 지역별로 이렇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말씀이십니다. 병원 이용에 관한 이런 상담전화도 많은가요?

마순희: 네. 병원을 이용하면서 절차를 몰라서 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큰 병원이나 탈북자 상담실에서 병원 관련 절차와 치료방법 등을 상담하면 되고, 진료를 받으면서 어려운 점들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예진: 그 상담하셨던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가요?

마순희: 제가 국립의료원에서 상담할 때 기억에 남는 분이 있는데요. 북한에 있을 때부터 심장질환으로 고생을 한 분이었어요. 북한에 있을 때 심장이 많이 아파서 길을 가다가도 가슴을 부둥켜안고 몇 십분 씩 있다가 갔다고 하는데 북한에선 치료를 못 받았었던 거죠. 한국에 와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더니 수술비용이 천만 원 이상 든다는 얘기를 들어서 고민을 했대요. 그래도 주변에서 지원이 되니까 수술을 받으라고 해서 45일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대요. 퇴원하는 날 원무과에 수납하려 하니 진료비가 9백 원이라고 했는데 보호자인 부인이 천만 원이 드는 수술이라고 했으니까 9백 원이 아니라 9백만 원으로 생각했던 거죠. 돈이 없어 진료비를 못 낸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천 원짜리 한 장 없으세요?’ 했던 거예요. 그제야 9백 원을 내고 나서 너무 감사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합니다.

이예진: 천만 원이면 9천 달러 정도 되는데, 그렇게 생각했다가 9백 원이면 1달러도 안 되는 돈인데 잘못 알아들으셨군요. 어쨌든 다행입니다.

마순희: 그분은 건강을 회복해서 지금 열심히 살고 있거든요.

이예진: 상담을 잘 받아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좋으실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죠. 감개무량하고 그분들이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예진: 미리 잘 알고만 있다면 이렇게 다양한 의료혜택을 받고 건강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받을 수 있는 의료혜택을 좀 소개해 주시죠.

마순희: 네. 국가에서 의료급여 1종으로 의료혜택을 많이 주고 있고요.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생기는 본인부담금에 대해서는 각 병원으로 사회복지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의료지원을 해주고 있고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도 2일 이상 입원했을 때 40%이상의 진료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예진: 네. 이와 관련해 다양한 궁금증이 있을 때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을 찾으면 되는 거고요. 한국에서는 찾아만 보면,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국가기관이나 민간단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무료 혜택이 상당히 많습니다.

남한살이에 꼭 필요한 사소한 것들을 알려드리는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다음 이 시간에도 탈북자들에게 꼭 필요한, 다양하고 사소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지금까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종합상담센터의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예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