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탈북자들 도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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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겨울이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손길이 늘어납니다.

마음까지 추워지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지기 때문일까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을 돕고 싶어 하는 남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최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만든 새로운 홍보 영상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면서 많은 분들이 보고 전화를 주신다면서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홍보영상을 보고 저희 상담센터로 전화를 주십니다. 어떤 분들은 연락처를 보고 전화하는데 지원재단이 어떤 곳인지 문의하는 전화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동영상을 보았는데 탈북자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도와드리면 되겠는지 하는 것도 물어봅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한 사람들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기는 한데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숫자가 2만 6천 명 정도, 이웃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그런지 남한 사람들은 여전히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많이들 놀래죠?

마순희: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과거에 귀순용사로 탈북자들이 몇 명 안 될 때에는 TV나 신문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위에서도 일상생활의 곳곳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남한사람들이 탈북자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전화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탈북자들이 많이 온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홍보영상을 보면서 탈북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예진: 몇 십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반공 교육도 하고, 북한 사람을 경계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최근에는 탈북자와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마순희: 텔레비전에서도 드라마를 통해 북한 사람들의 내면을 다루거나 탈북 여성들이 TV에 출연해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친숙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탈북미녀들과 함께 하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 ‘이제 만나러 갑니다’ 프로그램의 100회 특집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그를 통해서 막연하게 알고 있던 북한에 대해 더 생생하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며칠 전에 받은 전화 중에는 강화도에 사신다는 70대의 어르신이 있었는데, 6. 25때 부모님을 따라서 남한에 오신 실향민이셨습니다. 그 분은 북한에 대해서 남의 땅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시면서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다 시청하셨다고 합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셨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TV에서 지원재단의 전화번호가 나오니까 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돕고 싶은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사실 어르신들인 경우에 젊은 사람들처럼 인터넷으로 정보를 접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기부를 하거나 그런 것은 잘 이용하지 못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TV에서 홍보영상과 함께 우리 종합상담센터의 전화번호가 나오니까 쉽게 전화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분 뿐 아니라 요즘은 홍보영상을 보고 문의하는 전화를 매일 몇 건 씩 받군 합니다. 어제는 강원도 평창에 사신다는 어르신의 전화를 받았는데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이 나라의 미래인데 한국에 와서 열심히 배우면서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기부금을 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 달 전에는 북에서 온 진혁이의 장학금을 본인이 전부 대주겠다고 하는 부산에 계시는 남성분의 전화도 있었습니다.

이예진: 훈훈한 전화가 많네요.

마순희: 네. 지원재단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 계좌번호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기부를 할 때 한 번 전화하면 얼마씩 기부가 되는 ARS, 자동응답체계로 기부하는 문화가 있잖습니까? 어떤 분은 ARS로 기부하는 방법은 없는지 하는 것을 물어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전화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이 나이 드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전에도 북한이탈주민들을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였지만 요즈음엔 부쩍 그런 상담건수가 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저는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게 되고 그 분들의 성의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자세한 내용을 설명 드리고 해당부서에 연결해 드리게 됩니다.

이예진: 그만큼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마순희: 그렇죠. 특히 정기적으로 후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후원하실 때에는 매월 정기적으로 하는 정기후원도 있고,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후원금을 내는 일시후원 방법, 그리고 사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용도로 누구에게 기부하겠다면서 수혜자를 지정하는 지정후원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정말 후원해 주시는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마음들이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이 땅에 정착하는데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모른답니다.

이예진: 어르신들이 옛 생각을 하면서 탈북자들을 돕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남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크지 않은가요?

마순희: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 즉 대학생들의 전화도 심심치 않게 받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대한민국의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드신 분들에 비해 통일에 대해서 그렇게 절박하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통일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등에 대해 물어오고 또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들이 필요한지를 묻는 대학생들의 전화도 있습니다.

대학들에서 북한이탈주민이나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과제들도 많기도 한데요. 예한다면 어떤 사업을 기획하거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좋은지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종합상담센터의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얼마 전에는 어린 여대생들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제가 대학에 가서 간단한 강의를 해 준 적도 있었습니다.

이예진: 어떤 내용의 강의였나요?

마순희: 북한이탈주민들이 왜 대량으로 탈북하게 됐는지, 한국에 정착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15분 정도 강의를 했어요.

이예진: 그리고 나서 질문을 받았다는 거죠. 한국 대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북한이나 탈북자들의 현실에 대해 많이들 알고 있던가요?

마순희: 아니에요. 많이 모르고 있었고요. 그 자리에는 탈북 대학생도 한 명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너무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왔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나 한국에 정착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궁금증들에 대해 대답을 했습니다.

이예진: 한국 대학생들이 어떤 질문들을 하던가요?

마순희: 네. 대학생들의 질문은 탈북 동기, 초기 정착이 어려운 점, 탈북자들이 이 땅에 정착하는 데 어떤 어려움들이 따르는지 등 여러 가지를 질문했습니다. 저의 얘기를 들으면서 교수님도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많이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보자고 얘기했습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인식은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탈북자들의 노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다음 이 시간에는 부딪치며, 경험하며 노력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을 들어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