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남한 사람들은 보통 한 해를 시작할 때 지나간 해를 반성하며 새로운 다짐과 각오, 계획을 좀 거창하게 세우는 편입니다. 탈북자들도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과 함께 더 열심히 살 각오를 다지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새로운 계획에 도움을 줄 상담전화 한 통, 그 내용을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상담을 하시면서 해마다 바뀌는 정책에 따라 탈북자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나 바라는 점들이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난해에는 탈북자들이 어떤 정책에 큰 관심을 가졌었나요?
마순희: 물론 상담을 해오는 분들마다 각자의 사연들이 서로 다르기는 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의 지원 사업들을 보면 창업교육, 창업지원, 그리고 영농지원 사업들이 있었고 실제 지역에 나가보면 많은 분들이 고마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이 자영업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세무 사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예진: 네. 자본주의 국가에선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유지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하여야 할 국민의 기본의무가 바로 납세의 의무죠. 세금을 내는 걸 말하는데 자영업, 그러니까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서류를 구비해서 세금을 계산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탈북자들에겐 좀 버거운 일이라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이 됐었군요.
마순희: 네. 안산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30대 후반의 한 여성도 남북하나재단의 '햇빛플러스통장'사업 있잖아요. 취직해서 일하는 분들이 창업할 걸 계획해서 월 1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의 돈을 저축하면 재단에서 똑같은 금액을 저축해서 2, 3년이 지나고 나서 창업 시 그대로 그 돈을 지원해주는 걸 말합니다. 그 사업에 2년 이상 참여하고 있었고 그렇게 어려웠던 세무기장업무도 지원받을 수 있어서 한시름 덜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북하나재단에서 실시한 특별 프로그램들에 탈북자들의 참여가 높아진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사랑을 받고 있는 잡지인 "동포사랑"을 취재로부터 편집, 그리고 심사에 이르기까지 탈북자들의 참여가 80-90%이상 북한이탈주민들이 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어설프기도 하고 어려운 점도 있어서 정말 탈북자들의 손으로 계속 운영해 나가야 할지 걱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남북하나재단에서는 동포사랑 제작을 탈북자들 스스로 한다는 방침을 시종일관 견지하고 믿음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었기에 지금은 점차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남북하나재단에서 연간에 걸쳐서 남북한 주민의 상호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공익광고 깜빠니아와 착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에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사회의 분야 분야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열심히 정착하고 있는 많은 사례들을 발굴하여 홍보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또한 성공적인 정착의지를 키워 주는 데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이예진: 상담전화를 하시는 분들은 각자 다급한 사정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전화 한 통으로 잘 해결되어서 안정을 찾고 더 나은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마순희: 맞는 말씀입니다. 물론 상담전화 하나로 어떤 정보를 알게 되거나 안내를 받아서 제기된 일을 잘 처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한 번 도움을 받게 되면 정말 상담이 필요한 것이고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되면 또 다시 상담전화를 하게 되어 시행착오를 줄이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 동안 진행한 상담사례들을 돌이켜 보면서 한 사람이 다급한 사정을 가지고 상담 받는 상담건수 한 건 뒤에 수많은 다른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는 것을 더욱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근무를 하다 보면 한 건의 상담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는 근무여건이라 문제만 처리되면 서둘러 전화 상담을 종료했었습니다. 다음 전화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사연들이 짐작은 되면서도 굳이 캐물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러면 언제든 그 문제로 다시 상담을 해 오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금년에는 시간상 여유가 있다 보니 차근차근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었고 숨겨진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의논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성북구에서 요양보호시설을 새로 내온 한 탈북여성의 경우에도 어려운 사정을 듣고 기창업자 시설비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함께 세무기장지원사업도 함께 알려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업종을 몇 년째 운영하고 있는 다른 탈북여성의 사례도 설명해 주면서 그 곳에 방문하여 배울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설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던 그 여성도 지금은 시설이 잘 운영되고 얼마 전에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서 북부법원의 법사랑 봉사모임에 참가한 사진이 인터넷에 나기도 했었습니다. 축하한다고 전화했더니 다 잘 상담해주어서 도움을 많이 받은 덕분이라고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이예진: 상담이 보통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진 않죠. 여러 번 통화도 하시고 직접 찾아가기도 하시고 전문가를 소개해주시기도 하셨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고생한 만큼 보람이 컸던 상담사례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물론 상담을 통해서 정보를 알게 되고 안내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본인들이 직접 노력해서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통일부 장관상을 받은 사람들 중에는 몇 년 간 상담으로 인연을 맺어 온 사연 깊은 친구도 있습니다.
춘천에서 보건소 상담사로 일하면서 열심히 정착하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인데요. 몇 년 전에 새조위라는 민간단체에서 북한이탈주민상담사교육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상담사 선배로서 선배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생들에게 제 연락처를 알려주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계속 전화가 온 춘천에 산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상담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거나 잘 모를 것이 있으면 항상 전화하군 해서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정작 얼굴을 알게 된 것은 몇 년이 지난 작년 7월 새조위에서 진행한 통일코디네이터 교육장에서였습니다.
그분은 전화로만 알고 있다가 실제로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시간을 내서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실제로 현장에서 어떤 문제들에 봉착하는지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착한 사례발굴차로 강원도에 가서 만나보게 되었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를 통해서 강원도 지역에서 잘 정착하고 있는 착한 사례의 주인공들도 여러 명 만나게 되었고요. 정작 지방에 가보니 탈북자 사업이 전화를 통해 알고 있을 정도로 간단한 게 아니더라고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찾아갔었는데요. 봉사단체를 후원해주는 민간단체 관계자들과도 만나게 되었는데 저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 통일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어 저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상담한 한 건, 한 건이 다 잊을 수 없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또 잊을 수 없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에 두고 온 딸 생각으로 우울증으로까지 앓으면서 고생하던 부산의 한 여성은 상담을 통해서 자신을 이겨내고 지금은 부산지역에서는 손꼽히는 우수정착사례자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답니다.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공감하고 지지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는 현실을 통해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실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잘 정착하는 모습들을 보여 줄 때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긍정적으로 달라질 것이고 그만큼 사회통합에 그만큼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올 한 해, 탈북자들의 상담전화가 이렇게 모두 해피엔딩, 그러니까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