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공식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해주는 자격증, 인기 있는 자격증은 경쟁률이 높아 원한다고 다 딸 수 있는 건 아닌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이 관심을 갖는 자격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선생님도 얼마 전 자격증을 취득하셨다면서요?
마순희: 네. 저는 남북하나재단에서 정년퇴직한 후에 작년에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이혼전문상담사 자격증을 새로 취득했고요. 며칠 전에는 국가자격시험인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봤습니다.
이예진: 원래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있으셨잖아요? 관련분야 자격증은 다 갖고 계시네요. 요양보호사면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들을 돌봐주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죠?
마순희: 네. 노인복지시설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분들이 살던 곳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는 재가 서비스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 20일 경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고 하는데요. 시험이 힘들기는 했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었기에 제 생각에도 합격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날 시험장에 가보았는데 제가 들어간 시험장에는 30여 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봤습니다. 저는 1시험장이었는데 함께 학원에서 공부하신 분들 중에 22시험장에 들어가시는 분도 있었으니까 인원이 얼마나 많을지 짐작이 되는 거죠.
서울에서만 이런 시험장이 일곱 곳이었습니다. 부산에 세 곳, 인천시에 네 곳, 광주시 세 곳 그리고 제주도에도 한곳을 포함해서 전국적으로 모두 50개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시험이 끝난 후에 저희는 한 학원에서 함께 배운 동기들끼리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서 의미 있는 뒤풀이도 했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한다면 전국적으로 한 2만 명 정도가 시험에 응시했다고 하더군요.
이예진: 많은 분들이 관심이 있네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과 필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실감나네요. 탈북자들도 남한 사회에 살면서 따두면 좋은 자격증들이 있을 것 같아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취업을 하자면 자격증이 있어야 관련분야에 취직할 수도 있고 설사 자격증이 없이 취직을 했다 하더라도 자기능력 계발을 위해서 일하면서도 자격증을 따야 하거든요. 처음 하나원에서 생활할 때에도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교육을 받게 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인기 있는 것이 운전면허 교육일 것입니다. 하나원에서 나올 때 필기시험, 즉 이론시험은 합격해 가지고 나오기도 합니다. 사회에 나오면 운전면허증 같은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다 따는 것이니까 필기시험만 합격하면 실기와 도로주행시험만 보면 되니까 많이 시간도 절약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원에서 컴퓨터 교육을 하는데요. 사람마다 한국에 오기까지 생활환경과 조건들이 서로 다르다보니 컴퓨터를 난생 처음 보는 사람부터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까지 천차만별이잖아요? 그래도 하나원에서 컴퓨터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교육을 받게 되니까 수료하고 나온 다음에 컴퓨터 학원에 다니더라도 낯설지 않고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예습을 하는 셈이네요.
마순희: 네. 컴퓨터교육 역시 운전면허와 같이 누구나 필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대형상점에서 일하거나 개인 자영업을 하거나 심지어 귀농을 하여 농촌에서 살게 되더라도 컴퓨터사용은 필수거든요. 컴퓨터를 통해서 정보도 알 수 있고 자신의 가게나 생산품에 대해서 홍보도 할 수 있고 생산과 판매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직종에서 일하든지 정말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귀농을 하신 분들도 모두 인터넷을 통하여 생산된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거의 보편화되고 있거든요.
이예진: 그렇죠. 그런데 하나원에 있을 때나 바로 사회에 정착해서는 이 자격증을 내가 왜 따야 하나 무슨 말인지도 하나도 모르겠고, 그런 마음 드는 탈북자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마순희: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하나원에 있을 때는 물론 금방 사회에 나왔을 때의 생각과 몇 년을 지난 후의 생각이 서로 다르거든요. 사회에 나온 초기에는 그냥 눈앞의 생계를 생각해서 단순노동이라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렇지만 몇 년 살다보면 그렇게 단순노동만 하는 것보다는 자격증을 따 가지고 일하는 것이 급여도 더 받고 또 더 좋은 일자리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취업훈련을 다시 받는 경우도 있고, 일하면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는 사이버대학을 다니면서 혹은 컴퓨터로 필요한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답니다. 얼마 전에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통일부에 공채로 입사한 북한 출신 공무원들의 경우에도 일하면서 사이버대학에서 공부를 하였고 여러 가지 자격증들을 구비하여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이예진: 자격증 따려는 탈북자들도 그만큼 많겠네요. 요즘 탈북자들 사이에 많이 따는 자격증이 있나요?
마순희: 그럼요. 남북하나재단의 2014년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분야는 정보 통신분야가 30%정도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보건의료분야가 25%, 음식, 제과, 미용 등 서비스분야가 18. 2%, 사무회계가 17. 8%, 기계중장비 분야가 10. 2%, 전기 전자분야가 3. 5% 순이었습니다. 즉 컴퓨터 자격증 등 정보통신분야의 자격증이 가장 많았고 전기전자 분야가 가장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격증들이 정착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하는 질문에는 전기전자분야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특히 이 분야에서는 남성들이, 사무, 회계나 서비스 분야는 여성들에게서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이 많이 따는 자격증, 하나하나 어떤 것들인지 짚어보죠. 먼저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딴다는 정보통신 분야의 자격증,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순희: 실태조사에서 가장 많이 딴다고 하는 정보통신 분야의 자격증들도 종류가 많습니다. 컴퓨터 문서를 다루는 자격증이 있는가 하면 컴퓨터 활용능력별 자격증, 또 컴퓨터로 회계 업무 등을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는 회계운용사 자격증 등 다양한데요. 그 중 탈북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탈북자들이 컴퓨터학원에서 많이 취득하는 컴퓨터 자격증으로는 ITQ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이 자격증은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정보기술 활용 등을 평가하는 자격증으로 컴퓨터와 관련한 웬만한 기술은 다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에 한국의 컴퓨터 자격증들 중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선호하고 또 많이 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예진: 남한사람들도 그렇죠.
마순희: 네. 그렇죠. 저의 딸 사례를 들어보면요. 우리가 한국에 처음 나왔을 때에는 자격증취득 장려금 제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컴퓨터학원에 다녔습니다. 누구나 처음에 직업을 찾으면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하던 일이나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부분의 직업을 택하게 되거든요. 북한에서 광업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광산에서 일하다보니 한국에 와서도 기계나 설계, 그런 쪽으로 많이 배우고 싶고 일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런데 다 자동화되어 컴퓨터를 활용해야 하니까 컴퓨터부터 배우더라고요.
이예진: 북한에서 하던 일을 남한에서 이어가고 싶어도 기계화, 자동화, 첨단화되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고 배운 만큼의 자격을 갖추는 자격증을 따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탈북자들이 따고 있는 자격증에 대한 얘기, 다음 이 시간에 이어갑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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