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을 세워보아요

갑오년 새해 첫 날인 1일 하이원리조트가 강원 정선군 스키장 마운틴탑에서 소망 풍선을 날리는 '웰컴 2014'를 열고 있다.
갑오년 새해 첫 날인 1일 하이원리조트가 강원 정선군 스키장 마운틴탑에서 소망 풍선을 날리는 '웰컴 2014'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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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 - (시민들 새해소망) 지난해는 우리 아이도 태어나고 좋은 해였어요. 새해에도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합니다. 올 해는 남자친구가 꼭 생겼으면 좋겠어요. 나라가 화목했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푸른 말, 청마의 해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마음, 어떤 각오로 한 해를 시작하셨나요? 말의 해! 말처럼 잘 달리고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여기는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이주영, 최철남 : 안녕하세요.

권지연 : 새해가 왔습니다.

이주영 , 최철남 : 와!

권지연 : 왜 좋아하세요? 저는 한 살 더 먹었다는 사실이 슬퍼서 울고 싶습니다. 2014년이 저는 많이 어색해요. 아직은 실감이 잘 안 납니다.

최철남 : 2013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권지연 : 한 해를 돌아보면 2013년도가 어떤 해였던 것 같아요?

최철남 : 저에게 2013년도는 전환의 해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남한에 와서 쭉 공부만 했잖아요.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 신분이었는데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해였습니다.

권지연 : 돈이라는 것도 벌어보고요?

최철남 : 네, 그렇죠.

권지연 : 어땠어요?

최철남 : 힘들었습니다. (웃음) 한 해를 너무 숨 가쁘게 열심히 달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몇 개월 동안 열심히 놀고 싶습니다.

권지연 : 보통은 한 해를 보내고 나면 내가 한 해 동안 너무 놀았다. 그래서 올 해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는데 철남 씨는 반대네요. (웃음)

권지연 : 주영 씨는요?

이주영 : 저는 에베레스트 산을 넘은 느낌이에요. 산 하나를 넘었는데 또 산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 넘었는데 안개에 가려진 또 다른 산이 있는 거예요. 저에게는 그런 해였습니다. 힘들기도 했는데 성장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구체적으로 그 산이 뭔지 궁금합니다.

이주영 : 공부하는데 있어서 큰 산이 있었습니다. 논문을 쓴다는 것이 무척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죽어라고 했어요. 공부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고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권지연 : 매년, 한 해를 돌아보면 항상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이주영 : 맞아요.

에베레스트 산은 인도 북동쪽, 네팔과 중국(티베트) 국경에 솟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높은 산을 넘은 느낌이라는 주영 씨, 남쪽에 와서 처음으로 하는 사회생활이 힘들었다는 철남 씨... 두 사람에게 2013년도는 힘든 해였는데요. 아픈 만큼 성장한 일 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지연 : 힘든 산을 여러 번 넘었다고 하니까 더 장합니다. 그래서 2014년도가 더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삶이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던 시간들 때문에 더 나은, 더 멋진 내가 된다는 겁니다. 어떤 분이 얼마 전에 이런 얘기를 저에게 해주셨는데 아는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에 확 와 닿더라고요. 더 힘을 내서 2014년도를 잘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도의 계획은 뭐가 있을까요? 큰 계획부터 작은 계획까지 한 번 나눠 봅시다.

이주영 : 저의 큰 계획은 취직입니다. 대학원을 마치고 일을 하고 싶은데 북한 인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거든요. 취직이 가장 큰 계획이고요. 또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운동을 해서 살도 좀 빼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해 볼 생각입니다.

최철남 : 저는 경찰 시험을 치를 겁니다. 2월에 시험에 있어요. 그런데 제가 또 영국의 대학원을 가려고 서류를 제출한 것이 있어요. 그거 합격하면 영국에도 가고 싶고요. 경찰 시험도, 영국 유학도 확실치 않고 어렵지만 기대됩니다.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주영 씨와 철남 씨에게 2014년도 가장 큰 계획과 고민은 바로 취직이랍니다.

권지연 : 목표가 생기면 세부적인 계획이 따라 주어야 하거든요.

최철남 : 저는 공부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주영 : 철남 씨는 경찰행정학과 나왔으니까 이미 많이 배웠잖아요?

최철남 : 배웠어도 해야 할 공부가 많은 것 같아요.

2013년에 열심히 일만 해서 이제는 놀고 싶다 했지만 2014년, 새해에도 꿈을 위해 쉼 없이 달려야 할 것 같은 철남 씨죠?

권지연 : 본인의 꿈을 위한 계획이었고요. 가족을 위한 계획은 없나요? 저는 엄마와의 둘만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주영 : 저는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요. 한국에서는 여학생들도 집안일을 잘 안하잖아요. 공부나 하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런데요. 올해는 요리를 배워서 가족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권지연 : 혹시 지금 만들 수 있는 요리도 있어요?

이주영 : 단순 조리 정도? 그런데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면서 엄마랑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철남 : 부모님이 남한에 와서 한 번도 여행을 못 가보셨어요. 저는 돈을 많이 벌어서 해외 크루즈 여행을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권지연 : 부모님이 이 얘기를 들으시면 정말 좋아하시겠습니다.

요리를 배워 사랑하는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다는 주영 씨, 그리고 철남 씨는 부모님의 크루즈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대형 여객선을 타고 각 국을 돌아보는 크루즈 여행은 1인당 하루 경비가 수천달러나 되는 비싼 여행입니다. 올 해 안에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마음만큼은 참 멋집니다.

권지연 : 나를 가꾸기 위해서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최철남 : 저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근육도 만들고 어깨도 넓히려고 수영을 배우고 싶어요.

이주영 : 저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논문 쓰는 분야의 책만 읽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지성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틀에 한 권 정도는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신술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주짓수'라는 무술이 있는데 그 운동이 유일하게 여성이 남성을 이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해요. 도장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운동을 배워서 스스로를 지키고 싶습니다.

'주짓수'란 브라질의 무술인데요. 남쪽에서도 그다지 대중적인 운동은 아니지만 주영 씨는 잘 알고 있네요. 어쨌든 두 사람 다, 올해 두 번째 계획은 운동인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그럼 우리 반대로 생각해 보죠. 2014년도에는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 저는 '야식을 끊는 것'까지는 자신이 없고 '야식을 줄이겠다'입니다.

최철남 : 저는 늦잠을 자지 않겠습니다.

권지연 : 부지런하실 것 같은데...

최철남 : 제가 보통 노는 날은 12시간 이상은 자거든요. 잠이 많아서 직장 생활 할 때 힘들더라고요.

이주영 : 저도 늦잠자지 않겠다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딴 거 할게요. (웃음) 저는 가까운 사람에게 짜증을 내지 않겠습니다. 가족한테는 짜증을 내게 되는 것 같아요. 가까울수록 더 잘해야 하는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안 됩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오히려 더 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새해에는 가족에게 짜증내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권지연 : 이 얘기를 들으면 누가 가장 좋아할까요?

이주영 : 아빠? (웃음)

권지연 : 보통은 엄마에게 짜증내지 아빠한테는 잘 안 내지 않아요? 이주영 : 저는 아빠랑 더 친하거든요. 그래서 아빠한테 막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빠가 저를 위하는 마음에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면 짜증을 내게 돼요. 부모님을 더 소중히 대하겠습니다.

나의 미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더 나은 나의 모습을 위해, 우리는 많은 계획을 세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2014년도 '말의 해'입니다. 어떤 계획이든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좋겠죠?

권지연 : 우리를 찾아온 2014년도에게 한 마디씩 하겠습니다.

이주영 : 2014년도! 만나서 반가워. 우리가 이 한 해를 마무리 할 때 후회되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할게.

최철남 : 2014년도야! 결국 왔구나. 너를 보낼 때는 웃으면서 보낼 수 있고 남는 것이 많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할게!

권지연 : 후회 남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파이팅 하죠.

권지연, 이주영, 최철남 : 파이팅!

계획을 세우나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삼일에 한 번 씩 계획을 세우는 거죠. 여러분과 저에게 주어진 2014년도가 그 어느 해 보다도 희망차길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권지연 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