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7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신정은 잘 보내셨나요?
북한에서 연초는 어떤 모습인가요? 남한에서는 구정을 쇠기 때문에 명절 느낌은 거의 없고요. 이맘때면 새 달력을 걸고, 새로운 숫자들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면서 한 해를 계획하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2017년을 여는 우리 청년들도 생각이 많을 텐데요. 무엇을 계획하고 희망하는지 지금부터 들어보시죠.
진행자 : 안녕하세요. 2017년이 정유년, '붉은 닭의 해'라고 해요. 새해가 시작됐는데 어떤가요?
예은 : 새로운 마음으로 또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올해는 꼭 달성하겠다! 이런 마음입니다.
클레이튼 : 저는 그냥 똑같습니다. 여전히 피곤하고, 잠만 자고 싶고.
광성 : 나이가 한 살 더 먹었죠.
진행자 : 클레이튼 고향에 다녀왔다면서요?
클레이튼 : 네, 미국에 다녀왔는데 오랜만에 부모님 봬서 좋았습니다.
진행자 : 남한에서도 1월 1일이 신정, 설이잖아요. 명절인데 가족들 얼굴 보고 왔네요.
클레이튼 : 그런데 1월 1일에는 비행기 타고 있었어요(웃음).
진행자 : 아, 직장인이라서 1월 2일에는 출근해야 하니까.
예은 : 하늘에서 새해를 맞은 거네요?
클레이튼 : 난생 처음이었어요.
진행자 : 해 뜨는 거 봤어요?
클레이튼 : 아니요, 그때 자고 있었어요(웃음).
진행자 : 북한에서는 1월 1일 설을 쇠잖아요?
광성 : 그렇죠, 구정보다는 신성을 크게 쇠죠.
진행자 : 그러면 남한에서 1월 1일은 좀 심심했겠는데요?
광성 : 저희는 가족끼리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하는데, 느낌이 다르기는 하죠. 신정을 크게 쇠다 남한에 와서는 구정을 쇠니까. 명절이면 대구에 내려가서 부모님과 함께 보냈는데 이제 신정에는 잘 안 내려가요. 이번에도 안 갔습니다(웃음).
진행자 : 사실 남한에서는 12월 31일 밤을 하얗게 불태우고, 1월 1일은 자는 날이죠(웃음). 그리고 달력을 보면서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생각하고, 달력을 넘기면서 올해 빨간 날(쉬는 날)은 얼마나 되나 살펴보고요(웃음).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은 역술인이나 절에 가서 토정비결을 보기도 하죠? 혹시 여러분 주변에도 토정비결 보는 사람이 있나요?
예은 : 여자 친구들은 사주나 타로카드라고 카드로 보는 점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로 올 한 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특히 연애운이나 결혼, 취업 등에 대해서 사주를 보기도 해요.
광성 : 보통 남자들은 잘 안 보는데...
진행자 : 보통 어머니가 보러 가시죠(웃음).
클레이튼 :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관심도 없고.
진행자 : 미국에도 포춘텔러라고 있잖아요.
클레이튼 : 있긴 있는데, 텔레비전 보면 광고가 나와요. 여기로 전화 걸면 점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밑에 아주 작은 글자로 1분당 5달러라고 써 있어요. 비싸죠.
진행자 : 사실 남한에서도 유명한 곳에서 비싸게 보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예은 씨가 말한 것처럼 주변 찻집 등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재미로 많이들 보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다들 인터넷을 사용하니까 제가 이용하는 은행에서는 토정비결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내주더라고요.
여러분도 한번 볼까요(웃음)? 그러니까 이렇게 앉아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거죠. 가장 믿지 않는다는 클레이튼부터 봅시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각을 입력하면 돼요.
클레이튼은 올해... 어려움 속에서 지혜로움이 크게 발휘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얻음이 큰 형국입니다. 큰 위기가 있겠지만 귀인과 길성, 그러니까 좋은 사람과 좋은 기운 덕에 전화위복이 된다는 뜻입니다.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세요. 사람의 덕을 보는 해입니다. 선남선녀가 꿈을 꾸면 임을 품는 꿈이니 꿈이 곧 현실이 될 것입니다. 바라면 얻지 못할 것이 없으니 노력하면서 시간을 아껴야 합니다.
예은 : 지금 엄청 좋아하고 있는데요(웃음)?
진행자 : 광성 군은... 꽃이 지면 잠시 슬픔이 있지만 열매가 열리기 위한 준비이니 머지않아 큰 기쁨이 찾아오는 것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어려운 일들이 사라지고 비로소 결실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수확을 하는 농부처럼 분주함이 많으니 움직임만큼 재물이 쌓이는 시기입니다. 새로운 식구가 들어올 것이니 이 또한 복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바쁘게 움직이느라 건강을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마십시오.
예은 : 열심히 일하고 결혼하라는 말인가요(웃음)?
진행자 : 예은 씨는...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니 더 멀리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과거를 경험삼아 새롭게 도약할 일이 생기겠군요. 능력이 따르는 해이니 본인만 노력하면 좋은 결실로 이어질 징조입니다. 인연이 좋고, 애정이 좋으니 선남선녀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예은 : 그래요? 다 좋은 얘기만 있네요.
진행자 : 이건 사실 통계로 하는 거잖아요. 같은 생년월일의 태어난 시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이러이러한 사주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어쨌든 말은 다 다르네요.
남한에서는 인터넷으로도 토정비결을 볼 수 있으니까 이렇게 재미삼아 그냥 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들어보니까 어떤가요?
예은 : 다 덕담이니까 믿고 싶어요.
광성 : 기분은 좋은 것 같아요.
클레이튼 : 믿고 싶지만, 믿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 정말 유명한 사람이 있다면 찾아갈 것 같아요?
클레이튼 : 아니요(웃음), 이런 거 전혀 믿지 않아요.
진행자 : 북한에서는 역술가들을 찾아가는 일이 꽤 많다고 해요.
광성 : 있죠. 북한에 잘 보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제가 열 살 때쯤 어떤 할아버지가 다른 지방에서 오셨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게 얘기하는 과정에서 '너희는 여기에서 살 운이 아니라서 다른 나라에서 산다'고. 할아버지가 가신 다음에 아버지가 '미친 소리 하고 있다'고(웃음). 그때는 아버지가 탈북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아서. 그런데 결국 온 가족이 북한을 떠나 남한에 왔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아요.
예은 : 용한 분이셨네요. 저는 북한에 점집이나 무속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게 북한은 그런 걸로 사람 마음을 조장하는 걸 막을 걸라고 생각했어요.
광성 : 물론 공식적으로는 못 하게 돼 있는데, 몰래몰래 물어물어 보는데 점집을 차려놓고 보지는 않아요. 가정에서 그냥 조용히 봐주고. 걸리면 처벌을 받거든요.
진행자 : 최근 기사를 보면 올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폭악정치로 대량 학살이 일어날 것으로 예언한 역술인이 있대요.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그래서 그 점쟁이 4명과 이를 유포한 주민 40여 명이 보위부에 끌려갔다고 하더라고요.
광성 :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그런데 북한 중앙당 간부들도 많이 간대요. 어떻게 목이 날아갈지 모르니까.
진행자 : 최근에 다른 탈북자에게 들었는데 요즘은 탈북할 때도 유명한 역술인에게 가서 좋은 날짜를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광성 : 그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목숨이 달린 일이니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인 거죠. 날짜도 받고, 액운을 막아주는 빨간 콩 몇 알, 소금 얼마 등을 몸에 꼭 지니고 다니라는 것도 많아요. 남한에 와서 듣게 됐는데, 저희 어머니도 팥이랑 소금 등 세 가지를 한 데 싸서 몸 깊숙이 보관하라고 했대요. 그래서 무사히 탈북한 거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들어보면 저희 어머니뿐만 아니라 남자들은 많이 안 하지만 다른 어머니들도 하나씩은 하고 오셨다고 해요.
예은 : 괜히 안 하면 찝찝하고.
진행자 : 어쨌든 이걸 하면 안전하다고 하니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인 거죠. 역술인의 도움을 받아서 안전하게 탈북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북한에 아직 남아 있는 가족들이 탈북하려고 할 때 전화로 그 역술인에게 다시 연락해서 날짜를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돈을 송금하고.
예은 : 복비가 어느 정도 되는 거예요?
광성 : 정해진 건 없어요. 남한에서는 보통 5만 원, 50달러 정도라고 들었어요.
진행자 : 유명한 사람들은 더 비싸게 받기도 합니다.
광성 : 그렇죠, 그런데 북한에서는 정해진 건 없고 예전에는 옥수수 같은 것도 줬던 것 같아요.
진행자 : 클레이튼은 믿지 않고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예은 씨 친구들도 그렇고, 내가 가끔 보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어떨 때 점을 보고 싶나요?
예은 : 앞날이 좀 불확실할 때요. 특히 여자들은 연애운을 가장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있거나 없거나. 있을 때는 잘 될 것인지, 결혼을 할 것인지 없을 때는 언제 남자친구가 생기는지.
진행자 : 오래 사귀었으면 이 사람과 결혼하면 괜찮은지 궁합도 보죠.
예은 : 또 취업운이나 내가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 등도 봐요. 특히 매년 대학입시가 다가오면 점집이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이사 갈 때도 어느 방향, 언제 갈 것인지 많이 보죠. 저도 잘 믿지 않는데도 가끔 점을 볼 때는 뭔가 잘 안 풀릴 때, 뭔가 불안하고 불확실할 때 보는 것 같아요.
예은 : 그리고 미래를 보는 거잖아요. 올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궁금하니까 호기심에 많이 봐요.
진행자 : 클레이튼 주변에는 점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거의 안 봐요. 점쟁이가 있긴 한데 대부분 보지 않아요. 남한에 와서 길거리에서 많이 보긴 했지만,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어요. 몇 번 '점볼까?' 생각하긴 했는데,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점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냥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은 : 무척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네요(웃음). 그런 것도 안 봤어요? 신문에 보면 띠 운세, 별자리 운세 같은 거 있잖아요.
클레이튼 :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12월생이라 '사수자리'인데 그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진행자 : 별자리, 띠, 오늘의 운세 같은 것에 사람들이 관심이 있으니까 신문이나 잡지에 계속 실리는 거겠죠. 중국에도 있죠?
예은 : 포춘 쿠키라고 해서 과자 안에 종이가 있는데, 운세가 적혀 있어요. 재미로도 많이 보고, 종이를 보관해 뒀다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나는지 기대해보기도 해요.
광성 : 중국음식집에 많이 있는데, 그런데 그 종이도 어차피 사람이 넣는 거잖아요.
예은 : 뽑기 운이 있는 거죠, 어떤 걸 뽑는지(웃음).
진행자 : 요즘 카페, 찻집에서는 저렴하게 타로점도 보잖아요. 그건 서양 카드로 보는 거죠.
예은 : 타로점은 대중적이라서 주변에서 많이 봐요.
클레이튼 : 미국에도 있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타로점, 아마 북한에는 없을 텐데요. 어떤 건지, 그리고 우리 청년들이 계획하고 희망하는 일은 또 무엇인지 다음 시간에 계속 들어보시죠.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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