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궁금증 내지는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하는데요. 북쪽에선 해외 한번 나가는 게 굉장한 특권이고 남쪽에선 시간과 돈이 문젭니다. 꿈에 그리던 해외여행을 비행기를 타고 하는 것이 무리라면 간접적으로나마 세계 다양한 민족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요. 바로 매 년 열리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입니다. 지금은 축제 기간은 아니지만 이태원에 가면 각 국의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답니다.
INS - 아메리카 중앙에 있는 코스타리카에서 왔습니다. 우리 모두 친구예요. 터키에서 왔습니다. 터키, 한국,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요.
세계 일주는 잠시 미루어두고 오늘은 이태원 여행 떠나봅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지철호, 이정민, 김윤미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이정민, 지철호, 김유미 : 안녕하세요!
이정민 : '청춘만세'에서 미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웃음)
지철호 :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철호입니다.
김윤미 : 안녕하세요. 저는 어려보이는 동안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웃음)
권지연: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이정민: 이태원이요.
김윤미: 여기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좀 무서운 곳이라고 들었어요. 사실 저는 잘 와보지 않아서 아직 낯설어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를 그냥 이태원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미군 부대가 용산에 있어서 이태원에 외국인들이 많은 게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이곳에 '이태원'이란 이름의 길손이 머물던 공영 숙소가 있었고 여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이태원에는 외국 공관과 외국인 숙소가 집중돼 있고 노르웨이, 덴마크, 세네갈, 스리랑카 대사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외국인을 위한 호텔과 음식점, 상가 등이 늘어나면서 남쪽 정부는 1997년 9월 이태원동과 한남동 일부를 이태원관광특구로 지정했습니다.
권지연: 요즘은 무척 좋아졌고 축제도 매년 열립니다.
이정민: 상권도 발달해있고 멋있는 가게들도 많습니다.
권지연: 주로 이태원에 왜 오세요?
김윤미: 저는 친구들하고 밥 먹으러 와 본적 밖에 없습니다. 영어를 잘해야 올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권지연 : 맞아요. 외국인들이 말시킬까봐 섣불리 못 옵니다.
권지연: 철호 씨는요?
지철호: 저는 영어를 배우고 실전에 한번 부딪혀보자 해서 이태원에서 와서 외국인들과 대화를 시도해본 적이 있습니다. 명동도 있지만 명동은 중국인과 일본인도 많으니까요. 영어를 하려면 이태원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연습과 실전은 다르구나 생각했죠.
권지연: 뭐라고 말을 걸어봤어요?
지철호: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음식 좋아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이태원은 각 나라의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INS - 싱가포르 볶음 면입니다. 매콤하고 맛있어요. 비빔 칼국수 비슷한데요. 면이 쌀로 만들었대요.
INS - 먹는 음식들보면 사람들 사는 것이 비슷하다 싶고 먹다가도 말을 거는 외국인들이 있는데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싶죠.
권지연: 여기는 각 나라의 음식들도 많이 파는데 먹어본 외국 음식들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정민: 저는 태국음식을 먹어봤어요. 향신료가 독특하긴 한데 특별한 날 한번 씩 먹기는 좋은 것 같아요. 북에선 생각해볼 수도 없는 음식들이죠.
김윤미: 저는 베트남 쌀국수랑 인도 음식을 먹어봤습니다. 밀가루 빵 같은걸 어디에 찍어 먹는데 맛있더라고요.
권지연 : 그걸 난이라고 합니다.
지철호: 저는 이태원에 처음 왔을 때 케밥을 먹어봤고요. 제일 많이 먹어본 것이 월남 쌈입니다. 햄버거나 샌드위치는 한국음식인지 외국음식인지 모를 정도로 먹고 있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케밥, 월남 쌈. 청취자 분들은 이게 어떤 음식들일까 궁금하시죠?
베트남 쌀국수는 쌀국수에 뜨거운 고기 육수를 붓고 숙주를 넣어 먹는 국수 요리고요. 인도 요리 '난'은 원래 빵이라는 뜻의 페르시아어인데요. 납작하게 누른 반죽을 진흙으로 지은 화덕의 벽에 붙여서 익히는 부풀리지 않은 빵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다양한 카레 양념을 찍어 먹는데 맛이 참 좋습니다. 케밥은 얇게 썬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 따위를 긴 꼬치에 꿰어서 숯불에 구워 낸 터키의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권지연: 베트남 쌀국수나 햄버거 같은 건 남쪽 어딜 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건데 북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외국음식이 있나요?
이정민: 없고요. 모방해서 나온 음식들은 있었어요. 앙꼬 모찌 라고해서 찹쌀로 된 떡이 있었는데 일본음식을 모방한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혹시 덴뿌라라고 들어보셨죠?
권지연: 오뎅이요?
이정민: 아니 꽈배기예요.
지철호: 또 유부초밥처럼 만든 두부 밥이 있고요. 자장면처럼 북한 옥수수 국수를 짜장면처럼 하는 게 있어요. 또 중국음식을 모방한 완자 밥도 있습니다.
권지연: 오늘 식사메뉴는 태국음식으로 정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 음식들 가운데서 정말 쉽게 않은 결정이었는데요. 우리가 맛보기로 한 음식은 태국 음식입니다. 태국 음식점으로 향하던 중 빨간 옷에 빨간 모자를 쓰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들은 움직이는 관광 안내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남쪽은 몇 년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명동, 남대문, 홍대, 이태원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지역마다 이런 광관 안내소 직원들이 배치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권지연 : 빨간색 옷 입고 계신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아세요?
지철호 : 통역, 안내해주시는 분들입니다.
권지연 : 저 분들을 외국인들이 많아 압니다. 외국 잡지 같은데도 많이 나오고요.
지철호 : 아, 그래요?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태국 음식점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정민: 여기예요? 이게 태국 음식점 이예요?
행인: 네. 맞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신나는 음악 소리가 들리고 많은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지철호: 여기 앉죠.
이정민: 여기 인기 있는 집이라고 들었어요.
권지연: 분위기가 어떤 것 같아요?
지철호: 해외에 온 느낌?
권지연: 태국에 가봤어요?
지철호: 네, 친구들이랑 가서 제트 스키도 타보고 수영도 하고 재밌게 놀고 왔습니다. 정민이 누나도 태국 다녀왔죠?
이정민: 저도 태국 파타야, 방콕으로 4박 5일 여행 다녀왔었어요.
권지연: 유미 씨는 태국은 안 가봤어요?
김유미: 네. 근데 저는 태국 수용소를 거쳐서 왔는데요. 음식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무척 기대가 됩니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주문을 했습니다.
이정민 : 커리 닭고기 국수, 매운 쇠고기 국수, 파타야 치킨 볶음 국수, 똠양 누들 두 개 주세요.
음식이 나오자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정민, 지철호, 지성호, 김유미 : 오! 맛있겠다. 양이 무척 많은데요? 와! 태국 사람들이 배가 그리 크나?
이정민 : 잘 먹겠습니다.
한참 음식을 먹고 있는데 종업원이 시키지 않은 음식을 가져옵니다.
이정민 : 이건 뭐예요?
종업원 : 서비스입니다.
가지에 소고기를 튀겨 달콤한 양념에 묻힌 음식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맛이 정말 끝내 줬습니다.
권지연 : 맛 어때요?
김유미 : 저는 소고기를 볶은 건데 정신이 없을 정도로 매워요.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이정민 : 저는 머리가 좋아지려고 커리를 먹었습니다. 닭고기 국물에다가 커리를 조금 넣어서 담백합니다.
지철호 : 향이 좀 센 것 같고 태국에서 먹던 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그 나라 음식을 먹으면 그 나라 문화도 알 수 있는데 한 번 음식도 먹어보고 문화를 알고 싶은 나라가 있으세요?
이정민 : 저는 라오스요. 제가 라오스에서 감옥 생활을 20일 정도 했었어요. 제3국을 거쳐 남쪽으로 오다보면 거의 감옥 생활을 하게 되는데 라오스에서 가장 오래 있었거든요. 최하층 음식, 로미라는 음식인데요. 땅에서 자라는 벼로 만든 밥을 해 주는데 무척 딱딱하고 채소도 우리가 먹는 김치 모양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있는데 처음엔 못 먹겠더라고요. 너무 가난한 나라인데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했던 말이 가슴에 남아요. 못사는 나라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뼈가 묻힌 곳이라서 이곳이 좋다는 거예요. 정말 착한 민족이란 생각이 들고 여유가 되면 그 때 감옥이 같이 있던 사람들을 꼭 한 번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감옥에서 먹던 음식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권지연 : 윤미 씨는 어때요?
김유미 : 저는 여행을 가 본적이 없어요. 패션의 본 고장 프랑스에 꼭 가서 파리도 보고 싶어요.
권지연 : 아무래도 의상학을 전공하다 보니 그렇군요. 국제화 시대니까 여러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견문도 많이 넓히시면 좋겠고요. 저는 일단 우리나라부터! 팔도강산부터 한 번 돌아보겠습니다. 오늘 같이 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이제 나가봐서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아보는 상점들을 또 돌아보겠습니다.
이정민 : 좋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이태원 곳곳을 돌아보며 세계 각국의 의상과 민속 제품을 파는 상점들을 보면서 세계 일주를 꿈 꿨습니다. 요즘은 우주여행을 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가장 가깝고도 먼 곳, 북한의 금강산과 백두산 천지에 올라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는 그 날을 그려 봅니다.
오늘 <청춘만세> 여기까집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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