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청춘만세의 김인선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이색 통유리가 등장했습니다. 통유리는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다. 통유리의 이름도 있는데요, '다른 사람(비흡연자)에게 이롭게 한다'는 뜻의 ‘타이소’입니다. ‘타이소’는 냉방시설과 환기시설을 고루 갖춘 곳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배려한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달라지고 있는 남한의 흡연문화를 단적으로 나타내는데요, 담뱃값이 인상 된지 한 달이 지나면서 흡연문화는 더욱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권리 주장이 되기도 하는데요,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재동, 김강남 씨와 함께 남북의 ‘흡연문화’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진행자 : 금연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요,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어느 정도 오른 거예요?
김강남 : 원래 2,700원 하던 것이 4,700원 됐어요.
이정민 :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어요. 근데 제가 알아보니까 호주랑 미국보다는 훨씬 싼 거래요. 호주는 한 갑에 만2천원, 120불 한다고 하더라고요. 물가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요. 지금 한국의 담뱃값은 4.5불? 4점 몇 달러 정도 되요. 원래 2달러 선이었는데 4달러 선으로 오른 거죠.
김강남 : 왜 올렸는지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못살게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내레이션 : 흡연문화는 2배 이상 오른 담뱃값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남한에서는 담뱃값 인상과 흡연거리 조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금연정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담배는 소주와 함께 서민들이 애용하는 대표적 기호품이지만 한편으론 국민 건강에 해로움을 끼쳐 의료비 인상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담배를 피우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를 마시는 간접 흡연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금연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금연 노래도 등장했습니다. 유명 가수의 노래나 동요를 개사해서 부르는 것인데요, 그중에서 어린이 합창단들이 거리에서 담배 피는 어른들 앞에서 불렀던 금연 노래가 화제입니다.
금연 노래(어린이 합창단) : 손이 썩어요.(왜?) 발이 썩어요.(왜?) 담배 연기 때문에.(썩어, 썩어, 썩어) 피지도 않는 나도 썩어요.(왜?) 담배연기 때문에.(끄세요!!) / 많은 어린이들이 담배연기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어요. 조금만 담배 피는 횟수를 줄여주세요.
내레이션 :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흡연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간접 흡연자들의 건강까지 해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담배연기 속에는 약 4천 여 종에 달하는 많은 발암물질과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중에서 20여 종은 발암물질이고, 담배 속에 함유된 니코틴은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물질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당사자만 이 마약성 물질에 중독되는 것이 아닙니다. 간접흡연은 직접흡연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병발생과 사망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로 인해 불특정 다수가 원치 않는 담배 연기를 마시게 되고,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기도 합니다.
이정민 : 세계적인 추세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지금 서울시내 어느 식당에 가도 흡연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 것들이 점점 흡연자들의 공간을 좁히는 그런 것들 때문에 환영받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비흡연자나 흡연자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둘 다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똑같은 연령대의 경우라면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을 하겠지만 만약에 아이와 어른 중에는 누가 먼저 우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이가 우선인거예요. 우리가 볼 때는 배려를 해줘야 하는 거죠. 그렇다고 보면 우리 어른인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아이인 비흡연자를 위해서라도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강남 씨도 담배를 끊게 되면 태어나는 자녀도 건강한 자녀가 될 거예요.
김강남 : 그렇죠. 그런데 도중에 할 말이 있어요. 우리가 애들 앞에서는 담배를 안 피워요. 대한민국 남자가 애들 앞에서 담배를 피울 정도로 미개한 사람은 정말 없어요.
이정민 : 있어요.
김강남 : ‘있어요’는 소수에요. 학교에 학생이 만 명 이라면 만 명 모두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손가락도 길고 짧은데 꼭 이상한 사람이 한명씩 있어요. 그런 것은 소수기 때문에 그것을 보편화시키기는 조금 무리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도 간접흡연이 된다? 그러면 흡연자는 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시민인터뷰 : 한 30년 넘게 피었으니까 너무 대우를 못 받는 것 같아서 끊는 거죠. 사회가 지금 흡연자를 죄인 취급하잖아요. 그래서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사회적으로도 남에게 뒤지지 않는데 담배 때문에 너무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안 좋죠. / 일단 안 좋죠.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끊어보려고 생각조차 안 해본 사람인데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 피웠었는데 거의 다 담배를 끊은 상태에요. 저는 적극적으로 금연에 대해서 찬성합니다. / 담배 냄새가 너무 싫어요. 근처에만 가도요. 담배 안 핀지 열흘 됐는데, 배어있는 냄새가 싫어서 환기를 하고 좋은 반응이지 싶어서 버텨보려고요.
내레이션 : 남한에서 살아가는 흡연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말 합니다. 담배를 피우면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비흡연자의 권리가 더 커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비흡연자들은 무조건 금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정민 : 물론 흡연자의 권리를 우리가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도 자신만의 권리가 있기 때문에 보호를 해줘야하고 또 같은 입장에서 이해를 했을 때, 나는 흡연이 아니더라도 다른 즐거운 기호 식품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여자들이 간식 먹고 초콜릿 먹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끊어라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김강남 : 화장을 하지마라! 민낯으로 거리를 다녀라! 이거랑 같아요.
이정민 : 그런 거하고 똑같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느 게 더 위다, 아래다’라고 평가하기 어렵겠지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임신을 한 후 어느 식당을 가게 됐는데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조선족 식당 안에 조선족 남자들이 있었던 것인데 제가 말하면 싸움이 될까봐 식당 주인에게 ‘부탁했어요. 이곳은 금연인데 왜 담배를 피우느냐, 내가 지금 아기를 가진 상태이니 저기에 가서 말 좀 해 달라 했더니 종업원이 가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눌러 끄더라고요. 끄더니 또 피우는 거예요. 물론 끌 때까지는 그 사람의 권리와 제 권리가 동등해 지는 시점이에요. 그 사람이 담배를 끔으로 인해서 나의 권리를 보장해줬다는 거죠. 그런 게 거기서 또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그래도 다른 사람의 권리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우선시 한다는 거죠.
김강남 : 상대방에게 피해를 안준다는 것은 아니에요. 피해를 주는 것은 알아요. 그런데 비흡연자들이 ‘너네는 피해를 주고 있어’라고 하는데, 비흡연자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른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있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누구에게는 정당할 수 있어도 누구에게는 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다 죄를 짓고 산다는 거죠. 그게 굳이 담배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너무 보이는 것에만 여념하고 있지는 않나 싶어요.
이정민 : 강남 씨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설득당하고 있지 않나 싶은 것들이 있었어요. 담배만 나쁜 게 아니고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 피해를 받는데 그게 왜 꼭 담배로 생각하느냐, 이것에 대해서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거거든요. 저도 그 얘기를 들으면서도 나도 남한테 피해를 안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나는 옳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 누군가는 피해를 받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문제점으로 봤을 때 저런 사람들의 권리를 무조건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인간생활을 쭉 보면 보편타당하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나빠, 이것을 봤을 때 5:5로 이것은 나쁠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다’는 것과 ‘이것은 80% 나빠’ 이렇게 보는 게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강남 씨가 여자 친구를 만났을 때 흡연을 하는 친구에요. 그런데 아이를 가졌어요. 그럴 경우에 흡연을 하게 그냥 두겠습니까? 못하게 할 거예요. 그리고 강남 씨의 자식이 태어났습니다. 초등학생이 됐는데 아빠 따라 담배를 피우겠다고 담배를 들고 들어왔어요. 그럴 경우의 부모의 입장이라면 화가 나는 거죠.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누가 봐도 보편타당한 입장으로 봤을 때 80%~90%가 나쁘다고 인지하는 게 바로 흡연이기 때문에 목표의 대상이 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김강남 : 생각보다 강도가 세네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솔직히 좀 부담스럽죠. 그런데 책임은 자기가 지는 것 입니다 .우리가 애도 아니고 성인이고, 자기가 하는 일에 자기가 책임을 지는 거죠. 틀린 소리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정민이 누나가 얘기하는 것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에요.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자식까지요. 그런데 지금 내가 피우고 있는 것은 내가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가 담배를 피웠다면 자기가 그걸 조절하고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결혼은 해서 마누라가 임신했다하면 저는 끊을 겁니다. 그래도 끊지 못한다면 저는 해외에 나가있겠습니다.
이정민 : 그런 마음으로 타인도 배려해주면 좋잖아요. 지금 강남 씨의 의견은, 결론적으로 지금 나는 자식도 없고 마누라도 없기 때문에 나의 기호식품인 담배에 대해서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인 것 같은데 장가가고 아이가 있을 때면 끊겠다는 얘기잖아요. 이런 사람들이 강남 씨 뿐 아니라 계속 사회에 늘어나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이라든지, 흡연자에 대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배려를 해주고 금연상담소를 더 많이 열어서 세금을 거기에 투자하는 이런 일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고 있어요. 거기에는 동의하실 겁니다. 그러면 오늘 주제에 대해서 우리가 동의하는 지점을 찾은 건데, 다만 강남 씨의 말대로 시간이 걸리겠죠. 10년이든 20년이든 앞을 내다보고 그 기간 동안만큼은 우리 비흡연자들도 흡연자들에 대한 배려를 함께 해주는 것이 맞는 것이고 또 사회적으로도 그게 맞는 분위기로 돼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김강남 : 네, 맞습니다.
김재동 : 저는 좀 아쉬운 게 이렇게 건강한 가정,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거든요. 다만 지금 현재 너무 흡연자들을 옥죄이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이정민 : 저도 얘기를 계속 나눠보니까 그 얘기에 대해서는 동감을 합니다. 비흡연자의 권리도 있지만, 흡연자의 권리도 절충적이게 잘 조화를 맞추는 게 흡연자들이 바라는 것이고 또 비흡연자들을 배려해줘야 한다는 거요. 그거는 함께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결론적으로는 저쪽도 이쪽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할 때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저도 앞으로 강남 씨를 몰아가지만 말고 “열대 피우던 것을 다섯 대만 피워 봐요”, 나중에는 “두 대만 피워 봐요”,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권유하는 정도는 하고 싶어요. 하지만 비흡연자를 위해서 흡연자는 무조건 끊어야 돼요, 하는 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다보면 저쪽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오늘 대화를 통해서 느끼거든요.
김재동 : 흡연자들은 끊으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의 조절과 절제가 필요할 것 같고 비흡연자들은 ‘담배피우는 사람들이 나쁘다’라고 하는 굉장히 엄격한 그런 시각이 아쉽다고 생각돼요. 그래서 무조건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안 되지만 점차 대응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그만큼 포기하고 피우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조금 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어떨까 싶은 그런 생각도 들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여자든 남자든 담배를 점차 줄이고 끊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남한테 피해를 안주고 피는데 왜 우리한테 뭐라 그러냐’ 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 텐데 주위를 조금만 더 둘러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강남 : 오늘 이 얘기를 하면서 느낀 건데 북한에서 청취하고 있는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이랬습니다. 누나 앞에서 담배 피우고, 엄마 앞에서 담배 피우고, 임산부 앞에서 담배피우고, 집에서 담배피우고, 기차 안에서도 담배 피우고, 어디에서든 다 피웠습니다. 저희가 지금 주제 같지 않은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 같죠? 그런데 이게 대한민국 현실이고 이게 사람 사는 세상 같네요. 나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얘기를 하다보니까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이네요. 그래서 청취하시는 북한에 있는 흡연자들, 끊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라도 자식을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모든 가정을 위해서 존중하는 입장에서 등을 돌려서 피우면 더 행복해지고 함께 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 비흡연자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달라는 강남 씨. 하지만 다른 사람을 제대로 배려하는 방법은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입니다. 특히 어린이와 태아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어른보다 더 심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지금까지 청춘만세,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