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청춘만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경우는 북한에 없는 걸 얘기하게 될 때인데요. 북한에는 없지만, 남한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아주 활발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SNS'라는 겁니다.
간단히 말하면 기존에 전화나 편지로 사람들과 소통하듯 인터넷을 통해 더 다양한 방식으로 훨씬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건데요. 스마트폰 사용으로 휴대전화로도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특히 청년들은 SNS를 통해 세계 어디에서나 가족이나 지인들과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유용한 정보를 알아갑니다.
SNS를 하지 않는 청년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우리 청년들과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추운데, 어떻게 지내나요?
클레이튼 : 오늘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혼자 등산했습니다. 산에 아무도 없었어요(웃음).
진행자 : 그러다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어쩌려고요?
클레이튼 : 휴대전화에 관련 프로그램이 있어요. 제가 어디에 있는지, 거리나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다 나옵니다.
예은 : 요즘은 산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으니까.
클레이튼 : 네, 산에 아무도 없지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위험하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아요.
예은 : 그래도 무척 깜깜할 텐데 대단하네요.
진행자 : 휴대전화를 믿고 간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최근에 기사를 봤더니 북한에서 체제 홍보를 하는 데 중국의 SNS를 활용한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에 계신 분들은 SNS를 아실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던데요. 우리가 방송하면서 항상 어려움을 겪는 부분 중의 하나죠. 남한에는 있는데 북한에는 없는 걸 얘기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일단 영어니까 SNS가 무엇의 약자죠, 클레이튼?
클레이튼 : Social Network Service. 그런데 미국에서는 SNS라고 하지 않고 페이스북 등 그냥 각각의 프로그램 이름으로 불러요.
진행자 : 한국어로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라고 해서 더 어려운데 흔히 우리가 SNS라고 하면 어떤 것인지 설명을 해줄래요?
예은 :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사이버상의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살아가는 모습, 오늘 뭐했는지 등을 짧은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면 거기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기도 하고.
진행자 : 북한에도 SNS 비슷한 게 있을까요?
광성 : 쉽게 말씀드리면 홈페이지 비슷한 거예요. 북한식으로 표현하면 인트라넷 안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진도 올리고 글도 올리고, 나 혼자 할 수도 있고,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요. 기능이 굉장히 다양해요.
진행자 : 여러분은 어떤 SNS를 사용하고 있나요?
예은 :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중의 하나인 페이스북을 사용하다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탔습니다.
광성 : 저는 페이스북을 계속 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다양한 걸 이용했어요. 그런데 관리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가끔 들어가서 친구들이 뭘 하고 있는지 사진이나 글을 통해 확인은 하는데 그것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고 바쁘면 못 보다 보니까 하나하나 줄여가다 마지막 남은 게 페이스북이에요. 제가 사진이나 글을 올리지는 않고 친구들의 근황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클레이튼 : 저도 예전에는 페이스북만 쓰다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여러분 카톡은 다 이용하죠?
클레이튼 : 남한에서 살려면 카톡 쓸 수밖에 없죠(웃음).
진행자 : 네, 중국에서는 위챗이라는 프로그램, 일본에서는 라인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예은 : 러시아에서는 '브콘탁테'라고 SNS를 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요.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와츠앱을 가장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이나 친척들과 와츠앱으로 문자 주고받아요.
진행자 : 카톡이나 위챗, 와츠앱은 인터넷을 활용해서 문자나 사진 등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인데 지금 들으셨듯이 한 명이 여러 가지 SNS나 메신저를 사용합니다. 이유가 뭔가요?
예은 : 저는 여러 개 사용하고 싶지 않은데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흐름에 맞출 수밖에 없어요.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면 이것도 써보고, 저것도 사용하고.
광성 : 프로그램이 시대별로 계속 바뀌어요. 제가 남한에 처음 왔을 때는 '버디버디'라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유명했는데 얼마 안 돼서 '싸이월드'가 대세더니, 이후 '페이스북'으로 갔다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많이 이용하더라고요.
진행자 : 예전에 싸이월드는 방문자 수가 중요했잖아요. 오늘 하루 몇 명이 내 홈페이지에 와서 봐주나.
예은 : 요즘은 얼마나 내 소식에 관심이 있고, 내 의견에 공감을 해주는지가 중요해요.
광성 : '좋아요'라는 걸 누를 수 있어요.
진행자 : 맞아요, 하트나 엄지를 들고 있는 표시인데 이 글이나 사진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면 '좋아요'를 눌러주는 거죠. 몇 명이나 '좋아요'를 눌러줬는지에 신경을 씁니다.
클레이튼 : 요즘 사람들이 '좋아요'를 먹고 산다고 해요(웃음).
진행자 : SNS의 장점이 많잖아요?
클레이튼 : 네, 저는 한국에 온 지 7년 됐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어떻게 사는지 쉽게 알 수 있어요.
진행자 : 부모님과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죠?
클레이튼 : 그렇죠, 사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친척들이 제가 남한에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고 인스타그램으로 사진 좀 올리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광성 : 클레이튼 형 같은 경우는 집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사니까 특히 유용하죠.
진행자 : SNS의 가장 대단한 점은 세계 어디에 있든 사람들과 아주 손쉽게, 돈도 들지 않고 소통할 수 있다는 거죠.
예은 : 그리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SNS를 통해 알 수 있어요. 왜냐면 여러 기사나 화제가 되는 것들이 페이스북에 글이나 동영상으로 많이 올라와요. 정치적인 사안도 실시간으로 게재되거든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수만큼 많이 노출됐다는 얘기잖아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글에, 사건에 관심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으니까 정보력에서는 SNS의 효과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광성 : 저는 북한 친구를 찾았어요. 그 친구도 남한에 왔는데 모르고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혹시나 해서 검색을 했는데 친구가 있는 거예요. 친구 이름을 검색하면 같은 이름이나 비슷한 정보가 있으면 다 나오거든요. 그렇게 찾아 들어가서 사진을 확인하면 돼요. 북한에 있을 때 같은 반 친구였는데, 남한에서 SNS를 통해 만나서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예은 : 그리고 SNS라는 게 그 사람을 드러내는 거잖아요. 그 사람의 인간관계나 평소 생활습관이나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SNS를 통해 보면 좀 더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남자친구 SNS에 들어가서 염탐하는 거죠. 어떤 여자의 댓글이 가장 많은지(웃음).
진행자 : 개인적인 일기장이나 수첩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셈이니까 웬만한 건 알 수 있겠죠.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이런 통로를 통해서 북한의 공연이나 축제 등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는 거네요.
광성 : 그렇죠, 개인이 하는 건 아니고 정부에서 체재 선전을 위해 '우리민족끼리' 등을 통해 홍보를 하는데, 정부에서는 사용하면서 주민들은 못 하게 막는 거죠.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북한에서는 평소에도 들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저도 보면서 헛웃음이 나오더라고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대로 믿을 수 있어서 위험한 부분도 있어요.
예은 : 일반 홈페이지는 내가 관심을 갖고 주소를 입력해야만 내용을 볼 수 있는데, SNS는 한 번 지정을 해두면 상대방이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자동으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홍보효과가 있는 거예요. 국가나 일반 회사도 SNS를 활용해서 광고를 하거든요.
진행자 : SNS가 하나의 매체가 된 거죠. 예를 들면 해외 유명 가수도 언론을 통해서 '내가 한국에 가서 공연을 하겠다'고 밝히는 게 아니라 자기 SNS에 내용을 게시하면 그 가수를 좋아해서 미리 지정해둔 사람들은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뉴스보다 더 빨리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정보를 알 수 있는 거죠.
클레이튼 : 저도 '메탈리카'라는 록밴드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SNS를 통해서 메탈리카 남한 공연 소식을 알게 됐어요. 덕분에 공연도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예은 : 인스타그램은 글보다 사진이 많이 올라와요.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점'을 검색하면 관련 사진이 다 나와요. 그 중에 괜찮은 음식점을 잘 가는 사람이 있다, '팔로우'라고 해서 지정을 해놓으면 그 사람이 소식을 올릴 때마다 계속 볼 수 있는 거죠.
진행자 : SNS를 하면서 일상생활이 달라진 점도 있나요?
클레이튼 : 이제 SNS나 메신저를 사용하지 않고 산다는 게 상상하기 힘들어요. 지하철 타서 심심하면 페이스북 보고, 10분쯤 지나서 다시 심심하면 그 사이 새로운 글이 있는지 또 페이스북 보게 돼요.
예은 : 사실 SNS를 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처음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때는 해외나 멀리 있는 친구들, 아니면 동창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입문하게 됐는데 그들과 소통하려면 저의 소식도 알려줘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어디를 가서 뭘 했는지 특별한 일이 있다면 사진을 찍어서 글을 올려야 해요. 처음에는 열심히 하는데 나중에는 내가 할 일까지 못하고 시간을 뺏기기도 하더라고요.
진행자 : 게시한 글에 누군가 '좋다'고 대꾸를 해주면 그것에도 또 답을 해야 하죠.
예은 : 그러니까요. 그리고 은근히 사람들이 얼마나 내 글을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좋아요'를 눌러주는지 신경 쓰이니까 어쩔 수 없이 거기에 얽매이게 돼요.
광성 : 저도 처음 페이스북을 할 때는 휴대전화를 손에서 안 놓고 다녔던 것 같아요. SNS를 휴대전화로도 하게 되면서 누군가 나한테 글을 남기거나 하면 알림이 와요. 그러니까 계속 보게 되면서 시간을 너무 뺏기는 거예요.
진행자 : 자기는 하고 싶지 않아도 업무적으로 SNS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죠.
저는 SNS를 많이 하지 않아서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친구를 만나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친구들이 꼭 막더라고요(웃음).
클레이튼 : 제 말이요! 무슨 특별한 날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데, 비빔밥을 먹을 때도 '잠깐만' 이해할 수 없어요, 너무 귀찮아요.
진행자 : 왜 그러는 거죠(웃음)?
예은 : 죄송합니다(웃음). 어디 가서 외식했을 때 맛있으면 그걸 기념으로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공유를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도 이걸 꼭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 겁니다.
진행자 : 예은 씨가 맛있어서 사진을 찍는다고 했는데, 먹기 전에 찍잖아요(웃음). 일단 사진으로 찍어서 자기 SNS든 메신저든 어딘가에 게재하죠.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나 어디서 이런 거 먹었다'고 글도 쓰고. 비단 먹는 것뿐만이 아니죠. 클레이튼 오늘 새벽에 등산하면서 사진 찍었나요, 안 찍었나요?
클레이튼 : 왜 이러세요, 기자님(웃음). 그냥 부모님께 제가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진행자 :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나요?
클레이튼 : 음... 올렸죠(웃음).
예은 : 음식 사진과 뭐가 다른가요(웃음).
무엇을 하든 사진을 찍는 사람들, 상상이 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면서 달라진 문화도 참 많은데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청춘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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