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2) SNS가 좋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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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한을 비롯해 전 세계 사람들이 활발하게 이용하는 'SNS'에 대해 지난 시간부터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기존에 전화나 편지로 사람들과 소통하듯 인터넷 공간에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글도 쓰면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훨씬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건데요. 요즘 청년들은 SNS를 통해 세계 어디에서나 가족이나 지인들과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고, 유용한 정보를 알아갑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휴대전화로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SNS 사용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예전과는 다른 일상의 모습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사진을 찍고, 항상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모습 등이 대표적인데요. 장점만큼 단점도 많은 SNS, 우리 청년들의 생각을 계속 들어보시죠.

진행자 : 음식 사진뿐만 아니라 옷을 사거나, 머리 모양을 바꾸거나, 어디 여행을 가거나 사람들이 정말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아요.

광성 : 처음에는 근황을 알리는 거였는데 요즘은 자랑하기 바쁘더라고요.

예은 : 관광지에 가면 다들 구경하는 게 아니라 사진 찍느라 바빠요. 자기가 여기에 왔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사진도 건물이나 배경 중심이 아니라 자기와 그 건물을 함께 넣어서 여기에 왔다는 걸 증명하는 거예요.

진행자 : 그래서 셀카봉이 있잖아요. 자기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야 하는데 팔이 짧으니까 스스로 사진 찍기 좋게 막대기가 만들어진 거예요. 엄청나게 팔렸습니다.

진행자 : 이 SNS라는 게 있기 전에는 스스로 자기 얼굴을 사진 찍는 일은 거의 없지 않았어요? 우리가 '셀카'라고 하잖아요.

예은 : 맞아요, 자기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세상인 것 같아요.

클레이튼 : 제가 좋아하는 록밴드 메탈리카가 한국에 와서 공연할 때 어떤 사람이 내내 휴대전화로 사진만 찍었어요. 저도 몇 장 찍기는 했지만 그렇게 하려면 공연장 올 필요 없고, 집에서 동영상 보면 되는데.

진행자 : 그런가하면 친구를 만나 얘기할 때 음식이나 이런 사진을 찍어서 자기 SNS에 올리면 누군가가 거기에 대해 답을 하겠죠? 그러면 또 이 친구가 그것에 답을 하죠. 그래서 정작 앞에 있는 친구와는 얼굴 보며 얘기하는 게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예은 : 네, 현실에서 대화를 하거나 관계를 이어가는 것보다 사이버상의 관계가 더 넓어지고 그것에 시간을 많이 뺏겨요.

광성 : 이것 때문에 연인끼리도 많이 싸워요. 진행자 : 저는 SNS를 많이 하지 않으니까 SNS 활동에 집중하는 친구를 만나면 좀 기분이 나쁠 때도 있어요.

클레이튼 : 친구 만나러 나왔을 때 휴대전화 꺼내서 SNS 하는 건 정말 예의 없다고 생각해요. 친구가 그러면 '뭐 하러 만났나, 저렇게 SNS 좋아하면 그냥 집에 있지' 싶습니다.

진행자 : 청취자 여러분이 방송 들으면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실 수 있는데 남한의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가 지금 말하는 단어들이 굉장히 많이 나올 거예요. 셀카, 셀카봉, 각종 SNS들이 많이 얘기되는데 남한에서는 아주 보편적인 문화입니다.

예은 : 네, SNS 없이는 살 수 없죠. 저희 또래 사람들은 실제로도 많이 사용해요.

광성 : 중독된 사람들도 많아요. 친구 중에도 계속 휴대폰으로 사진 올리고, 글 쓰고. 저도 해봤지만 그런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예은 : 그런데 SNS를 통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어요. 보통 얼굴이 예쁘거나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이 SNS를 활용해서 자신을 드러내면 사이버 상에서 유명인이 되는 거예요.

연예인처럼 됐다 실제로 연예인이 되기도 해요. 광고가 붙기도 하고,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그걸로 돈을 벌어요.

진행자 : 북한 주민에게는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인터넷을 차단한 채 공급하잖아요. 외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면 북한 내에서도 SNS를 사용하던데요? 그래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톡으로 남한에 소식을 바로 전해오더라고요. 탈북한 사람들 중에 북한 주민과 카톡을 하는 사람도 있대요.

광성 : 북한 휴대전화로 하는 건 아니고,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들여와서 하는 거예요. 북한이 아니라 중국 쪽 인터넷이나 기지국을 이용하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 그래서 주로 국경지역에서 이용한다고 하죠? 국경지역에서는 중국에 있는 사람과 카톡이나 위챗 등의 메신저를 이용해서도 소통한다고 하더라고요.

광성 : 감시도 피하면서 예전보다 쉽게 소통하는 거죠. 어제 북한에 가족이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 생일이었어요. 생일이라고 북한에 있는 동생에게서 문자가 왔다며 보여주더라고요. 제 눈으로 보니까 정말 신기했어요. 북한에서 카톡은 안 쓰냐고 물어봤더니, 아직 카톡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 남한 드라마 상에도 카톡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잖아요. 남한에서는 그걸 대부분 사용하는 거예요. 휴대전화 자체에 그 프로그램이 깔려 있으면 그걸 들고 북한을 가나, 미국이나 영국을 가나 인터넷만 되면 남한에 있는 친구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거죠.

광성 : 그러고 보니까 인터넷이나 이런 게 잘 안 되는 곳이 북한이 유일하지 않나요?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 때문이에요. 예전에 휴대전화 공급을 하지 않은 이유도 연락망이 있으면 쉽게 결집할 수 있으니까.

예은 : 실제로 중동지방에서 정권이 많이 바뀔 때도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SNS였어요.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든데 SNS를 통해서 가능했어요. 어떤 사람이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실시간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사실상 중국에서도 페이스북은 사용을 금지해요. 세계인의 시각이 중국 사람들에게 유입되는 걸 막으려고. 그런데 세계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러면 페이스북을 사용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몰래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광성 : 북한에서는 세 명 이상이 모이거나 하면 감시가 붙는데 만약 페이스북을 하게 된다면...

진행자 : 사실 공개된 장소에서 50명이 모이기는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50명이든, 500명이든 쉽게 생각을 드러내고 의견을 모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한편으로는 SNS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도 굉장히 많다고 하잖아요.

클레이튼 : 페이스북에는 누구나 뭐든지 올릴 수 있는데, 책임지지는 않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인터넷에 있는 글이니까 맞겠지 생각해 버려요. 얼마 전에 미국 대통령 선거 있었는데,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많이 올라갔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가 없어요.

진행자 : 예를 들면 소설처럼 썼는데, 수 백 명이 그 글을 읽으면서 믿을 수도 있는 거죠.

예은 : 오해의 소지가 있고, 개인정보도 많이 유출돼요.

진행자 :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SNS를 보면 어떤가요?

예은 : SNS는 자신의 가장 좋은 것을 보여주기 식이잖아요. 그래서 나 빼고 모든 사람들이 잘 살고 있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나는 여행을 못 가는데 여행을 가고... 그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SNS를 끊는 사람들도 있어요.

진행자 : 정말 다 행복해 보이죠? 친구들을 만나면 결혼해서 힘든 점도 많다는데, 사진으로는 어쩜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지. 정말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많이 놀러가고. 그런 걸 보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가, 나만 외로운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나요?

광성 : 저도 했어요. 다른 사람이 좋은 곳에 가는 거 보면 나도 가고 싶은데 나는 혼자 있고...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고.

클레이튼 : 저는 약간 속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전 여자친구가 SNS에 남자친구 사진 올렸을 때, 휴대전화 던지고 싶었어요(웃음).

진행자 : 연락하는 수단이 굉장히 제한적이었을 때는 헤어지거나 연락이 끊기면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는데,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거죠.

광성 : SNS에 결혼해서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많이 올리거든요. 저는 아이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 사진 보면 부럽더라고요.

진행자 : 실제 만나면 키우기 정말 힘들대요(웃음). 사람이 기쁘고 슬프고 좋고 나쁜 게 있는데 SNS에는 보통 기쁘고 좋고 행복한 것만 올려요. 어떻게 보면 한쪽 면만 보게 되는 거죠. 그리고 친구들과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은 굉장히 많아졌는데 직접 만나는 일은 더 줄어든 것 같아요.

클레이튼 : 얼마 전에 뉴스 봤더니 SNS 중독자들이 다른 사람을 통해 행복을 느끼니까 사실 덜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 나의 행복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해야만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SNS를 전혀 하지 않는 북한 주민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좀 자유롭지 않을까 싶어요.

광성 : 그럴 수도 있죠. 자기가 볼 수 있고 비교할 수 있는 게 한정돼 있는데, SNS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참여하니까요.

진행자 : 그래도 북한에서 만약 SNS를 활용할 수 있다면... 예전에 서독과 동독이 통일되기 전에 편지 교환이 가능했잖아요. 편지는 보내서 답장을 받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데 SNS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특히 이산가족들은.

예은 :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주변 제보도 받을 수 있으니까.

진행자 : 당장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오늘 누가 생일이다, 결혼했다... 바로 알려줄 수도 있잖아요.

광성 : 그게 가장 아쉬워요. 우리 가족만 남한에 와서 북한에 삼촌이나 고모,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셨는데 누가 결혼식을 하거나 상을 당하거나 그런 소식을 알 수가 없어요. 나중에야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신 걸 알고 마음이 너무 아팠거든요. SNS가 있으면 소식이라도 바로 알고, 마지막 사진이라도 볼 수 있을 텐데.

예은 : 기술이 발전해서 거리와 상관없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인 것 같아요. 북한만 개방을 한다면 이산가족들은 소식을 바로 전할 수 있잖아요.

진행자 : 쉽게 생각하면 남한에서 미국에 계신 부모님과 쉽게 연락하는 클레이튼처럼 남북에서도 아주 사소한 것까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이렇게 기술적으로 발달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연락하는 세상에 북한에 계신 분들과는 연락할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SNS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좋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다 함께 인사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 함께 :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진행자 : <청춘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