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춘 만세>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INS 사주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 - 저는 그런 건 안 믿어요. 제 주위에서 사주보거나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 /나이 드신 분들은 그런 거 많이 보실 것 같은데 어린 애들도 타로 점은 많이 봐요. / 지나간 과정도 맞추고 마음의 위안을 받으려고 보는 거잖아요. /본 적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상담 식으로 하고나면 후련할 때가 있어요. 어려울 때 가끔 보는 건 정신적인 위안도 받고 좋은 것 같더라고요.
남쪽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주에 대한 생각'입니다.
운세를 보는 이유에 대해 41.7%는 '그냥 재미로 본다'고 답했고 41.1%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본다'고 답했는데요. 이유야 어찌됐든 남쪽의 직장인 절반 이상이 새해가 되면 한 해 운세를 미리 점쳐보기 위해 운세나 토정비결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를 알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는 것 같죠?
오늘 사주팔자, 토정비결에 대한 얘기 해 봅니다.
이정민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3월입니다.
이정민 : 제비가 돌아온다는 3월입니다.
권지연 : 어떡하죠? 마음이 추워요.
이정민 : 곧 따뜻해 질 겁니다.
권지연 : 사람의 운명에 대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습니까?
이정민 : 저는 반반입니다.
권지연 : 많은 분들이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 합니다. '나는 언제 연애 할 수 있을까', '나는 언제 좋은 직장에 취직하게 될까', ' 내 사업이 언제 잘 될까' 항상 사람들은 미래를 궁금해 하지 않습니까?
이정민 : 저도 항상 미래를 궁금해 했습니다. 미래의 남자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될까? 궁금했고 북한에서는 운이 나쁜 것, 액운을 희살이라고 하는데 그런 걸 알고 나면 조금 피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알고 싶었습니다.
권지연 : 남쪽에는 점집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주 카페, 타로 점 봐주는 곳들이 많습니다. 남쪽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를 점 쳐 보는데요.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신문입니다.
권지연 : 신문 같은 것을 보면 일일 운세도 있죠. 띠로 보는 운세, 별자리 운세 엄청 많습니다.
이정민 : 그래서 제가 다 비교해 봤어요. 이게 다 맞는 거라면 다 합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자리 운이 좋아도 일일 운은 나쁠 수도 있고 별자리 운세가 나쁜데 일일 운세는 좋을 수도 있더라고요.
권지연 : 어쨌든 좋은 말이 나오면 하루가 기분 좋은데 나쁜 말이 나오면 하루가 기분이 안 좋습니다.
이정민 : 그래서 저는 나쁜 말이면 '거짓말이네' 라고 생각하고 좋은 말이 나오면 기분 좋게 받아들이죠. 이런 운세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운세를 넣느냐 마느냐는 일간지의 판매 부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권지연 : 북한에는 그런 곳들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정민 : 북한에도 많아요.
권지연 : 김일성만이 신이라고 하면서도 있단 말이에요?
이정민 :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달래기 위해서 그런 점집 들이 성행을 해요. 북한에서는 미신집이라고 하는데 미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불안을 달래기 위해 가는 거죠. 옥수수 1kg 같은 것을 주고 저도 자주 갔었어요.
권지연 : 가서 어떤 걸 물어봤나요?
이정민 : 내가 어떤 사람과 결혼 하게 될 지. 내가 어떤 장사를 해야 잘 될까. 북한에서는 이게 불법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목격되면 체포구금 감이에요. 비밀리에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다니는 거예요. 그 때 당시에 물물교환 치고는 아주 비싸게 줬습니다. 다른 집보다 10배 이상 주고 봤는데 처음에는 제 미래는 안 봐주겠다고 여기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권지연 : 당신은 혹시 교회 가야 할 팔자라고 하던가요? (하하)
이정민 : 저보고 멀리 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남한에 와서도 점을 봤는데요. 똑같이 나왔습니다. 저보고 20대에 부모를 떠나온대요.
권지연 : 떠나 왔잖아요.
이정민 : 그러니까요. 머리가 쭈뼛쭈뼛 서더라고요.
북에서도 이런 점집들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이 본능임을 확인케 해줍니다.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미래를 점치는 행위는 어쩌면 인간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있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립 중앙 박물관 천진기 관장의 얘기도 잠시 들어보시죠.
INS 천진기 관장 - 우리가 기본적으로 옛날의 문헌 기록을 보면 나라의 운세를 점칠 때도 점을 쳤고 개인의 운명도 점을 쳤고 동, 서양이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은데 다만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대만 같은 경우는 아침에 스스로 점괘를 보고 예측한다고 들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민족성, 내지는 민족 문화의 전통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농촌이냐 어촌이냐 산촌이냐에 따라서 점을 보는 횟수가 달라지듯이 각 나라와 문화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운수를 예측하려는 것들은 같았다 볼 수 있습니다.
규제한다고 해결 될 수 있는 건 아니죠. 기성 종교를 종교 정책을 통해서 규제 할 수 있는 부분은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는 점보는 문화는 인간의 본성에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을 법적으로 규제한다든지 이런 부분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궁중에서 조차도 이런 무당을 미래를 보는 여러 가지 부적을 보는 액막이를 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치는 사람을 통틀어 무당이라고 하죠. 정민 씨가 북에서 봤다는 점도 무당, 점쟁이에게서 본 것인데요. 남쪽 사람들에게 좀 더 보편화 돼 있는 것은 사주와 토정비결입니다. 이 사주나 토정비결은 학문이란 생각이 더 강합니다. 사주와 토정비결 공부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해야 한다고 하는데 20년 째 공부하고 있다는 김여선 씨의 설명입니다.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것들이 공책에 빼곡하게 쓰여 있습니다.
INS 김여선 - 사주는 네 기둥 생년월일 여덟 글자. 그걸 사주팔자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 공책은) 모든 걸 다 쓴 거예요. 연습을 해야지. 연습. 공부를 끝도 없이 해야 하는데 10년 했더니 조금 알겠습니다. 토정비결은 당 나라 때 학문이라고 해서 옛날에 양반가에서는 다 이 공부를 했어요. 조선 시대 때는 이 학문을 모르면 과거를 응시 할 수 없었습니다.
김여선 씨를 비롯해 사주와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것은 미신이라기보다는 통계학이고 어느 정도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학문이라는 건데요. 한편 몇 년 전부터 남쪽 거리에서는 타로 점이라는 카드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깁니다.
INS - 타로 점보는 사람들 현장
재미로 연애 운 보러 왔어요. 올해는 좋은 일 있을 것 같아요. 더 좋은 사람 생긴다고 해서 좋아요. 특별히 이걸 맹신하는 건 아닌데 잠깐 기분풀이죠.
이정민 : 타로 같은 걸 북한에서는 모를 겁니다.
권지연 : 이건 서양에서 들어 온 거죠.
이정민 : 타로 카드를 뽑으면 그 카드에 그려져 있는 그림에 따라 풀이를 해주는데 타로는 마술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재미 삼아 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되고요.
권지연 : 토정비결과 타로가 뭐가 다를까 한 번 알아보고 싶어서 사주와 타로 점 둘 다 보는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사주는 좀 더 먼 미래에 대해 애기하는 것이고 타로는 그 때 그 때의 기분 같은 걸 맞추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직접 어떤 얘길 하는 지 들어볼까요? 김수현 씨의 얘깁니다.
INS - 많이 오고 있어요, 하루에 한 100명 정도 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연애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하고요. 재물 운에 대해 관심들이 많습니다. 사주는 우리나라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통계학이고 타로는 서양에서 넘어온 신학문 점인데 (사주가) 더 자세하게 나와요. 금방 금방 보는 것은 타로가 잘 맞아요. 용기를 주고 긍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해 주는 하나의 방편이죠.
전에는 철학관이 잘 됐다면 지금은 밖으로 나와서 상담을 하죠.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그런데 최근 남쪽 사람들은 사주 카페나 타로 점집을 찾지 않고 쉽게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권지연 : 휴대폰 '어플'을 통해 토정비결이라고 쳐 봤습니다. 이정민 : 북에서는 무슨 말인가 하실 텐데 스마트 폰이라고 인터넷을 다 할 수 있는 휴대폰인데 거기에 '어플리케이션' 이라고 하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줄여서 보통 '어플' 또는 '앱'이라고 하는데요. 스마트 폰에는 '어플'을 내려 받는 가게가 있고 그 곳에 접속해서 수많은 '어플' 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어플'을 내려 받으면 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정민 : 그걸로 길도 찾고 맛 집도 찾을 수 있죠. 권지연 : 내가 어떤 책을 팔고 싶다면 '어플'을 통해 팔수도 있고 토정비결도 직접 대면해서 볼 수도 있지만 '어플'을 내려 받아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입력하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직접 '어플 가게'에 들어가 '토정비결' 이라고 쳐 보니 수많은 토정비결 관련 '어플'이 나옵니다.
권지연 : 돈을 내고 내려 받아야 하는 것도 있고 무료에 받을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제가 한 번 받아 보겠습니다.
'어플'을 내려 받아 정민 씨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입력하니 2013년도 정민 씨의 운세가 주르륵 뜹니다.
권지연 : "짜자자 잔" 2013년도 총론입니다. 도둑처럼 봄이 왔으니 경사가 시작됩니다. 작은 것으로 큰 이득을 취할 운이니 큰 것에 욕심을 두면 오히려 화가 됩니다.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 하세요. 번잡하지 않을 것이니 하던 일에 매진하고 변화를 도모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족이 늘게 될 운이니 존중해야 합니다.
이정민 : 오! 맞는 것 같은데요.
권지연 : 이건 총운이고요. 재물 운 직장 운, 가정 건강 운, 연애 운 그리고 월별로 쭉 나와 있는데 어떤 걸 보겠습니까?
이정민 : 연애 운?
권지연 :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선택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귀인이 찾아와 나를 도와줄 테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귀인을 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 귀인은 나를 꾸짖고 나를 비판하는 사람이니...(생략) 들어보면 저도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요.(하하)
이정민 : 새 가족이 생긴다고 하는데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제가 셋째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권지연 : 그런데 북한은 이게 몰래 해야 하는 일이지만 남쪽은 자연스럽게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너무 이런데 의지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정민 : 저는 오히려 북한에 있는 사람들보다 덜 의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에는 의지할 수 있는 종교가 없으니까 더 이런 점집 같은데 의지합니다. 여기는 종교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점에 의지하는 건 북한보다 더 적은 것 같습니다.
권지연 : 아무튼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정민 : 너무 맹신하기 보다는 참고정도만 하면서 즐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권지연 : 올해도 두 달이 후딱 지났습니다. 봄도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계절인데 봄에 세운 새로운 계획 있으세요?
이정민 : 많은 걸 바라지 말고 지금 앞에 있는 것을 바라고 귀인도 있지만 나쁜 이웃도 있다는 말을 참고해서 살겠습니다. 올해는 학교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좋기 때문에 공부에 전념을 하고 싶고 큰 거 바라지 않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신경 쓰고 싶습니다. 한 가지 소원이 또 있다면 로또 번호를 알고 싶어요.
권지연 : 로또 번호 알려주는 사주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하하) 어쨌든 이런 것들은 믿거나말거나 본인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 같죠? 감사합니다.
이정민 : 감사합니다.
인간에겐 정해진 운명이 있다? 사주나 토정비결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본질은 사주나 운세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타고난 명과 분을 밝혀 운의 진퇴에 따라 상황에 맞는 대처법과 올바른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기운은 땅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땅의 기운은 사람의 기운을 이기지 못 한다' 정해진 운명이 있다 하더라도 운명보다 중요한 건 사람의 노력과 긍정적인 마음이겠죠? 긍정의 힘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운명도 개척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청춘 만세> 여기까집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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