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춘곤증’아 가라!

0:00 / 0:00

한결 포근해진 날씨에 '봄이 오긴 왔구나' 싶습니다. 갑자기 겨우 내내 방치해 뒀던 살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급히 살 까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이것저것 계획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이렇게나 많은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데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지?

마음의 건강을 위해 가방 하나 가볍게 둘러메고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픈 요즘인데요. 봄기운을 가득 안고 '청춘만세'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함께 봄철 불청객 '춘곤증'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주영, 최철남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주영 씨는 오늘따라 예뻐 보입니다.

최철남 : 보통 여자들이 봄에 예뻐지는 것 같아요.

이주영 : 제가 안 바르던 파우더를 바르고 화장을 해서 그런가봅니다.

진행자 : 봄이 오긴 왔나 봅니다. 저는 계속 졸려요. 보통 춘곤증 때문이라고 하는데 강남 씨가 춘곤증이 뭐냐. 곤충이냐고 묻더라고요. (웃음)

춘곤증에 대해 알고 계신 분도 계시죠? 겨울이 가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이 되면 유난히 피로감을 많이 느끼게 되고 오후만 되면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죠. 심하면 손발이 저리고 두통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는데요.

한마디로 말하면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을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 바로 춘곤증 입니다.

진행자 : 그럼 철남 씨도 몰랐어요?

최철남 : 저는 이제 알죠. 하지만 저도 북한에서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몰랐습니다.

진행자 : 저만 춘곤증을 앓고 있는 건가요? 두 분은 어때요?

이주영 : 저도 그래요.

감기는 눈꺼풀만큼 무거운 게 세상에 또 있을까요? 졸음을 참지 못해 벌어졌던 웃지 못 할 사연들이 누구에게나 한 두 번씩은 다 있을 겁니다. 물론 청춘만세 구성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진행자 : 춘곤증 때문에 발생하는 재밌는 일도 많거든요.

최철남 : 저는 춘곤증 때문에 너무 졸린 거예요. 그래서 못 참고 잤는데 팀장님이 본 거예요. 그래서 갑자기 저를 부르며 "철남 씨! 이거 하세요!" 해서 제가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제가 침을 막 흘리고 있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주영 : 저도 수업 시간에 견딜 수가 없게 졸린 거예요. 교수님 보기에도 안쓰러웠나 봐요. 진짜 안 자려고 노력하는데 고개가 자꾸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정말 민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잠깐 동안인데 꿈까지 꿨습니다.

진행자 : 저는 방송국에서 방송 시작 전에 존 겁니다. 콜 사인이 나왔는데 이게 시작하는 사인인지 끝나는 사인인지 정신이 없더라고요. (웃음)

사람들은 춘곤증을 쫓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방법들을 씁니다. 철남 씨와 주영 씨도 춘곤증을 이기는 다양한 응급 처치 법들을 내놓습니다.

이주영 : 낮에 졸리고 잠자는 시간이 아닌데 앉아 있을 때는 졸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십니다.

진행자 : 저는 마셔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이주영 : 그건 맞아요. 마셔도 졸리긴 한데 그래도 마셔요.

커피에는 몸을 깨워주고 각성 시키는 카페인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요. 그래서 흔히 졸음을 쫓고 피로감을 떨치기 위해 커피를 마시지만 오히려 커피가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밤에 잠을 잘 못 자게 되고 그러면 낮에 또 졸리고 춘공증이 심하게 온다는 거죠. 그냥 물이나 아니면 오미자차 같이 신맛이 가미된 차를 마시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이주영 : 저는 초콜릿이나 과자, 단 음료수도 먹었어요.

진행자 : 덕분에 뱃살은 조금 감수해야 하는 거죠? (웃음)

최철남 : 저는 5분, 10분 잠깐씩 잤던 것 같아요.

진행자 : 혹시 화장실가서 잤던 거 아니에요?

최철남 : 맞아요.

진행자 : 봄에 챙겨 먹는 음식 같은 건 없어요?

최철남 : 북한은 봄나물을 많이 먹어요.

진행자 : 남한도 그렇죠.

최철남 : 달래라고 혹시 아세요?

진행자 : 알아요.

최철남 : 그런 것도 먹고 봄 나물을 많이 캐 먹었던 것 같아요.

진행자 : 주영 씨도 봄나물 같은 거 챙겨 드세요?

이주영 : 제가 고기를 좋아해서 매 끼 고기를 먹으면서 옆에 있는 김치나 나물을 먹는데 저는 먹어도 그게 봄나물인지 아닌지를 잘 몰라요.

진행자 : 몰라요? 그럼 철남 씨가 얘기한 달래, 냉이도 몰라요?

이주영 : 냉이는 아는데 달래는 진달래인가 했어요. (웃음)

진행자 : 시장가서 공부를 좀 해야겠네요.

이주영 : 아마 먹어본 적은 있을 텐데....

아마 주영 씨가 시장에 사다가 어머니가 해준 요리만 먹어봐서 달래를 몰랐나 봅니다. 실제로 우리 몸은요, 봄이 되면 비타민 필요량이 겨울보다 최고 5배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봄나물과 같은 제철 음식을 잘 섭취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요. 콩이나, 달걀, 견과류 등도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춘곤증을 이기는 좋은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최철남 : 봄이 따뜻하면서도 추운 계절이잖아요. 일교차가 크니까요. 감기에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 몸이 나른해지면서 움직이기 싫으니까요.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주영 : 저는 걷는 걸 좋아합니다. 날이 덜 추워졌으니까 많이 걸으면서 건강을 챙겨야죠.

진행자 : 많이 걸으면서 아름다운 자연도 많이 보시고요. 마음도 아름다워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주영 : 최철남 : 감사합니다.

봄철 불청객은 춘곤증만 있는 것이 아니죠. 올 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황사 바람과 미세먼지 때문에 목은 칼칼하고 답답하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불청객들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봄을 기다리는 건... 아마도 봄은 주변의 모든 악조건들까지도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생명력과 힘이 있는 계절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서 마칩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