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가 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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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예전 우리 어른들은 겸손이 미덕인 줄 알고 살았지만 요즘 시대는 자기 PR, 즉 스스로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내가 잘 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낼 줄 아는 게 세상을 사는 지혜가 됐는데요. 오늘 <청춘만세>에서는 자기 자랑을 맘껏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해봤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이건 내가 짱이야' 입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북한에서도 '짱' 이라는 말을 쓰나요? 최철남 : 약간 의미가 다른데 북쪽에서도 많이 씁니다. 주로 학교에서 쓰죠.

'짱'은 남쪽에서도 사전에 오른 단어가 아닙니다.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 속에서 쓰이는 말인데요. 학교에선 학생들 중 가장 힘이 센 사람을 뜻하기도 하고 무엇이든 '최고'를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쓰입니다.

진행자 : 남쪽에선 좀 더 포괄적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이것만큼은 '내가 최고다' 하는 것들을 나눠봅니다. 어릴 때부터 일단 저는 목청이 동네에서 최고였습니다. 제가 한 번 울면 온 동네가 떠내려갔다고 합니다.

이주영 : 타고나신 거군요.

최철남 : 저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는 걸로는 최고였습니다. 북한에는 저녁에 돌아다니면 불이 없어요.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 때라든지 그럴 때 북한은 남한처럼 애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없어서 톱, 칼 같은 것들을 가지고 놉니다. 저희 집에는 남아나는 것이 없었습니다. (웃음)

진행자 : 겁 없이 놀았던 것이 짱이었군요. 주영 씨는요? 미모?

이주영 : 미모는 아니고요. (웃음) 제가 여자 치고는 힘이 무척 세고 운동 신경이 좋아요. 운동을 해서 져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남한 학교에는 체력장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윗몸 일으키기, 장거리 달리기, 단거리 달리기, 매달리기 등을 하고 점수를 받는데 저는 단거리 달리기를 빼고 다 만점을 받았어요.

진행자 : 그럼 등급은 특급이었나요?

이주영 : 네...

체력장은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을 위해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중, 고등학생에 대한 체력 검정인데요. 1972년도부터 실시됐고요. 현재 100m달리기, 멀리뛰기, 던지기, 윗몸 일으키기, 오래 달리기 그리고 남자는 턱걸이를, 여자는 팔 굽혀 매달리기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6개 종목 전체를 합하여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 특급, 70∼79점이 1급, 60∼69점이 2급, 50∼59점이 3급, 40∼49점이 4급, 39점 이하가 5급 등 6개 등급으로 구분 되는데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1급을 받지만 특급을 받는 학생은 전교에서 한두 명에 불과합니다.

이주영 : 특히 윗몸 일으키기를 무척 잘하는데 전에 서문탁이라는 여자 가수가 윗몸 일으키기를 천 개인가 만 개를 했다면서 오빠가 저보고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체력장에서도 저는 1초에 1개를 넘게 했으니까,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지금은 못 할 것 같은데 그때는 쉬지 않고 천 개를 했습니다. (웃음) 그리고 대학교 때는 검도부를 했어요. 검도부에 투구 같은 걸 써야 정식으로 인정을 받는 건데 거기까지 가는 그 훈련 과정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정말 죽을 만큼 힘들고 쓰러질 것 같았는데 제가 5시간 훈련을 버텼거든요.

진행자 : 운동 짱도 있지만 인내 짱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철남 씨도 이제 막 할 말이 생각이 나는 표정이에요. 다 들어드릴게요. (웃음)

최철남 : 저는 산 타는 걸 정말 잘 해요. 그래서 어느 산에 혼자 풀어놔도 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북한 사람들이 대부분 생존력이 정말 강한데 저는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모 방송사에서 정글 체험 같은 걸 하는 걸 보면 가소롭고요. (웃음) 또 돈 받으면서 그런 걸 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했습니다.

남쪽에는 '정글의 법칙' 이라는 예능방송이 있는데요. 출연자들을 극한 환경 속에 떨어뜨려 놓고 그 환경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재밌게 보여주는 방송입니다. 철남 씨는 '이런 방송에 출연하면 정말 잘 할 수 있겠구나' 늘 생각한다고 하네요.

진행자 : 아... 저건 내가 짱인데 나를 안 불러주는구나, 생각하시는 거군요. 두 분 다 몸으로 하는 걸 잘하는 것 같은데 머리 쓰는 부분에서 짱인 건 없나요?

이주영 : 공부도 제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잘하게 됐던 것 같아요.

최철남 : 저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잘 가려내요. 그런데 있어서 짱인 것 같아요.

진행자 : 두 분이 갖고 있는 재능이 참 귀합니다. 또 축복받은 유전자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나에게 없는 것, 부러운 분야도 있죠?

최철남 : 저는 언어 잘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영어 짱, 중국어 짱이요. 같은 한국 사람이고 또래인데 영어 잘하면 참 부럽더라고요.

이주영 : 저는 암기력 좋은 사람이 참 부럽더라고요. 제가 이해력은 좋은데 암기력은 떨어져요. 그래서 고유명사들을 잘 기억 못해요. 그런 걸 기억 못하니까 공부를 해도 맥락은 알지만 상세하게 말을 못하겠는 거예요. 그래서 기억을 잘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부럽더라고요.

진행자 : 그런데 이해력이 좋으면 암기도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올 해는 내가 이 것 만큼은 짱이 되어 보겠다!

이주영 : 저는 취직을 준비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북한 분야의 연구직으로 일하고 싶은데 그 분야에서 짱이 되고 싶어요. 제가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그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그 분야의 지식 짱이 되고 싶습니다.

진행자 : 그 분야에 대해서 물어보면 술술 나오고 해결까지 해 줄 수 있을 만큼?

이주영 : 네

진행자 : 얼마나 걸릴까요?

이주영 : 기약이 없네요.(웃음)

진행자 : 단기간에는 안 되겠지만 주영 씨가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까요. 기대하겠습니다.

최철남 : 저는 여행 짱이 되고 싶습니다. 국내 여행이라도 시간 날 때마다 다니고 싶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 곳의 풍습, 문화를 알고 싶습니다.

진행자 : 여행 짱이 되면 지식 짱도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두 분 정말 짱입니다. 마무리도 '내가 짱이야'를 외치면서 오늘 마치겠습니다.

모두 함께 : '내가 짱이야'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타고난 재능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누구는 운동을 잘하고 누구는 음악을 잘하고 또 누구는 미술을 잘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다 해도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루 2시간에서 3시간씩을 꼬박 10년을 연습하면 일만 시간이 된다고 하는데요. 우리에게 있는 재능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일만 시간을 채워 보시렵니까? 오늘도 일만 시간의 법칙에 짧더라도 굵은 한 줄을 그어 보시죠!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서 마칩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