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멋진 행운을 만나거나 예상치 못한 행복이 찾아왔을 때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합니다. '영화와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났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한 번 쯤은 해 볼 텐데요.
영화 속 주인공을 내 삶에서 만나게 되는 기분 좋은 상상으로 오늘 <청춘만세>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함께 합니다.
INS - 어벤저스 예고편
얼마 전 서울에서 미국 할리우드의 흥행 영화, 어벤저스 두 번째 편이 촬영됐는데요. 어벤저스는 할리우드 역대 영화 수익 3위를 기록한 예산 수천만 달러짜리 초특급 대작입니다. 정부에서 서울 도심 촬영을 허가했지만 시민들은 불편하다, 이 정도쯤은 감수할 수 있다...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주영 씨와 철남 씨의 의견은 어떨까요? 오늘 이 얘기 해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주영, 최철남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서울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벤저스 2 촬영이 서울에서 진행됐잖아요?
어벤저스1 보셨나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인데요.
최철남 : 그럼요. 할리우드의 야심작으로 영웅들이 총 집합해서 나오는 거잖아요. 무척 재밌게 봤었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북한에서는 영화, 어벤저스... 모르죠?
최철남 : 그렇죠. 뭐... 그런데 아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북한에서도 남쪽의 영화를 많이 보는데 아마 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남한에서 인기 있는 것들을 1년 안에는 북쪽에 다 퍼지는 것 같아요.
진행자 : 그런 영화까지 볼 수 있는지는 몰랐네요.
이주영 : 저도 북에서 온 분들이 오히려 남한 영화를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란 적이 있었는데 어벤저스까지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네요.
진행자 : 그런데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통제하고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찬반 논란이 있습니다.
INS - 흔한 일은 아니니까 불편은 감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해야죠./ 홍보 효과보다는 시민 불편이 큰 것 같아요. 뭔가 주고받는 게 있으니까 허용을 한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몇 분간 나올지 모르잖아요./ 효과가 별로 없을 경우 또 추진하면 욕먹는 겁니다.
세계적인 영화를 서울에서 촬영한다? 흔한 일도 아니거니와 흥미로운 일이기에 촬영이 있을 때마다 인근에는 구경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앞 서 들으신 것처럼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서울을 홍보하고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테니 불편해도 감수해야한다'는 사람들과 '광고 효과는 별로 없고 시민만 불편하다. 우리나라 영화도 아니고 외국영화 촬영에 이렇게 도로까지 통제하고 협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의견들로 말입니다. 주영 씨와 철남 씨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주영 :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촬영을 하는 건 한국의 문화적인 위상이 높아졌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자랑스럽고 좋더라고요. 제가 기억하기로 3, 4년 전만해도 아시아가 무대면 항상 일본 아니면 중국이 나왔었거든요. 그런 거 보면서 한국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진행자 : 그래요?
이주영 : 네, 왜냐하면 그게 대표성을 가지는 거니까요. 한국은 항상 잘 안 쳐주는 느낌이잖아요? 그런데 3,4년 전부터 한국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세계적인 영화들의 무대로. 그러면서 한류가 부상하고 있고 세계적인 관심이 한국에 치중되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진행자 : 그럼 주영 씨는 찬성 쪽이네요. 철남 씨는요?
최철남 : 그런데 도로 위에서 차가 폭파되고 그런 장면들이 나오잖아요. 장소에 집중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만 한국에서 찍었다고 좋아하지 외국 사람들은 그거에 관심이 더 없을 것 같고 이 영화로 인한 광고 효과가 2조원 정도라고 했는데 그게 너무 뻥튀기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몇 장면 나오는 것을 갖고 2조 원이라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광지나 상품의 이름이 알려질 수 있다고 하지만 남한 기업들의 자동차나 가전제품들은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거든요.
한국 돈으로 2조원이면 미화로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돈입니다. 남한 문화관광부에선 이번 영화 촬영으로 얻는 이익을 돈으로 환산하면 2조원이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 주영 씨는 실제로 2조원의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이주영 : 제가 평소에 여행을 가더라도 드라마나 영화를 찍은 도시라고 하면 특별하게 느껴져서 가고 싶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명을 받았던 영화라면 참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문화가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주는 영향이 무척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해도 이미지는 분명 다르게 인식되지 않겠어요? 그런 효과가 정확히 2조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분명히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분량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습니다.
최철남 : 애초에 20분이 나온다고 했는데 편집하고 그러면 10분이 될 수도 있고 영화 중간에 한글도 나오고 도시 전경도 나오겠지만 영화 전체를 서울에서 찍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 싶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굳이 저기 가보고 싶다... 그런 생각은 안 하잖아요?
이주영 : 영화를 길게 찍을수록 효과가 큰 건 당연한데 한국의 관광객들을 보면 주로 아시아에서 많이 오잖아요. 한류의 영향이 커서 오는 건데 그것도 문화의 힘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할리우드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물론 지금 한류가 유럽에서도 인기가 있고 영국의 가수가 한국말로 된 가사를 넣고 그러잖아요. '어벤저스'를 통해서 한 방에 대박이 나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걸 시작으로 한국의 문화가 영미권 국가들, 한국보다 선진국이라고 간주되는 국가들에서도 한국에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그리고 강남이나 여러 장소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효과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철남 : 누나 말도 맞는 것 같은데 영화 촬영 하는 곳에서는 너무 불편이 컸었거든요.
진행자 : 그 근처를 갔었어요?
최철남 : 네, 마포대교에서 촬영할 때 갔었는데 그 날 동안 겪은 시민들의 불편이 정말 컸습니다. 내가 지나가야 할 길인데 길이 막혀 있으니까요. 만약에 그런 효과가 나면 정부가 우리한테 보상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웃음)
이주영 : 저는 어벤저스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 문화적인 사업들이 한국을 거쳐야 성공한다고 생각할 정도가 됐으면 좋겠고 그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는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 아무튼 이왕 찍은 거 홍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을 겁니다. 그런데 두 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온다면 서울의 어디를 보여주고 싶으세요?
최철남 : 저는 경복궁이요. 그리고 남산 같은 곳도 좋고.
진행자 : 지금 올라가면 좋을 겁니다.
이주영 : 서울엔 갈 곳이 많습니다. 청계천도 좋고요. 저 삼청동 좋아하는데 삼청동도 나올 수 있고...
진행자 : 철남 씨, 통일이 되어서 북한에서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찍기 좋은 곳이 어디가 있을까요?
최철남 : 요즘 할리우드 영화에 북한이 소재로도 나오더라고요. 북한도 남한 못지않게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어요. 사극을 찍어도 현실감 있을 것 같고요.
이주영 : 한국은 대통령이 사는 곳이라도 일반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는데 북한은 통제가 너무 심하잖아요. 특권층만 갈 수 있는 곳에서도 영화 촬영을 하게 되고 모두가 갈 수 있는 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 어벤저스 제작진들은 영화를 생각하지 한국 홍보가 우선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도로도 많이 밀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서울 좀 예쁘게 찍어 줬으면 좋겠고요. 우리 영화 나오면 확인하러 갑시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주영, 최철남 : 감사합니다.
말로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어벤저스 두 번째 편, 서울 촬영이 지난 주말 끝났습니다. 이제 개봉 후 과연 이 영화로 서울에 대한 광고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가, 뚜껑을 열어보는 일만 남았는데요.
영화로 인한 도시 홍보도 좋지만 진정한 홍보 그러니까 선전은요,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그 날부터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정말 영화 같은 일, 통일이 되는 그 날을 꿈꾸면서 오늘 방송 여기서 마칩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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