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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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입니다.

봄날, 산과 들을 바라보면 5월이 왜 계절이 여왕인지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의 5월은 언제였나요? 혹은 언제가 될 것 같으신가요?

언제나 푸르른 마음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다면 인생의 5월은 쭉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는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은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이정민 : 안녕하세요.

권지연 : 며칠 후면 저의 날이 돌아와요.

이정민 : 저의 날이요? 어떤 날이죠?

권지연 : 죄송합니다. 어린이 날, 5월 5일 이거든요. (웃음)

이정민 : 아... 네! 어린이 날이죠.

권지연 : 이 노래 들어봤어요?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이정민 : 네, 5월 어린이 날 행사 때 합창단들이 부르더라고요.

5월은 여러 가지 별칭으로 불립니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기도 하고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워낙 5월에 무슨 무슨 날이 많이 들기 때문인데요, 특히 5일은 남한의 어린이 날입니다.

권지연 : 남쪽의 어린이날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세요? 이정민 : 잘 모르겠어요. 권지연 : 방정환 선생님입니다. 아동문학가로 어린이들을 무척 사랑하셨던 분인데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위해....

방정환 선생은 호는 소파입니다. 작은 물결이라는 뜻인데요. 민족의 미래가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큰 물결을 일으킨 아동문학가입니다. 1920년 '어린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 하나의 인격체로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바로 소파 방정환 선생입니다.

권지연 : 북한은 어린이날이 있나요? 이정민 : 네, 있어요. 6월 1일인데요. 권지연 : 6월 1일? 한 달이나 더 뒤네요? 이정민 : 그 날이 '국제 아동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날 북한도 함께 지정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는 공휴일로 쉰 적도 없습니다. 어린이날은 미취학 어린이들만 쉬는 명절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어린이 날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성대하게 치르다보니까 다른 것들은 작게 쇠거나 그냥 지나가거나 그래서요. 그런데 남한은 초등학교 5,6 학년까지는 어린이날을 즐기는 것 같아요. 권지연 : 그러면 북쪽의 어린이들은 그 날 선물 받거나 그런 것도 없겠네요? 이정민 : 선물 받았던 기억은 없고요. 생활이 괜찮았던 때는 엄마가 쌀밥을 해줬었고 유치원에 가면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계란 하나를 더 삶아줬습니다.

쌀밥과 계란 한 알에도 어린 정민 씨는 굉장히 기뻐했을 것 같은데요. 어린이날, 남쪽 어린이들도 부모님이 해주는 어린이날 선물을 기대합니다.

INS – 어린이날이 다가와서 좋아요. 받고 싶은 거요? 게임기, 책, 로봇 등... 어린이를 사랑해주세요!

권지연 : 남쪽 어린이들은 선물도 이제는 무척 고가의 것들을 받더라고요. 이정민 : 그런다고 뉴스에서도 본 것 같아요. 권지연 : 저희 집 앞에 어린이들 장난감을 파는 대형 상점이 있는데요, 이 맘 때가 되면 엄마 손 잡고 온 어린이들로 미어집니다.

실제로 아이들 장난감을 파는 대형 상점으로 가봤습니다. 엄마, 아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로 상점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말을 따라하는 인형, 소리 내며 레일을 달리는 기차, 소꿉놀이를 할 수 있는 주방기기 등 장난감도 너무 다양해서 저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습니다.

INS - 장난감 상점 풍경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났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지만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한답니다.

권지연 : 어린이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이 뭔지 아세요? 이정민 : 남자애들은 게임기... 더 어린 아이들은 '뽀로로'를 좋아하더라고요. 권지연 : 아이들에게 그렇게 비싼 장난감을 꼭 사줘야할까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이정민 : 여유만 된다면 소비를 하는 것도 좋은데 어린이들이 바라는 것이 기껏해야 인형이나 놀이감 정도가 아니겠어요? 권지연 : 놀이감 정도라니요... 정말 100달러, 200달러 이렇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정민 : 와... 비싸네요. 그런데 저도 처음에는 수억 원짜리 보석을 끼고 있는 사람을 이해를 못했어요. 지구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한 번의 사치를 위해서 수억 원을 치장하는 걸 이해 못했거든요. 그런데 만약 그 보석을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만들었다면 그 사람들도 생계유지가 되잖아요. 저도 과소비를 하고 비싼 선물을 사주는 것은 반대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선물을 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남쪽 어린이들이 받고 싶어 하는 선물 1위는 뭘까 궁금하시죠?

권지연 : 요즘은 스마트폰이 1위입니다.

스마트폰이 뭔지 이제는 북에 계신 분들도 많이 알고 계시죠? 휴대 전화에 컴퓨터 기능을 넣은 만능전화기입니다. 말하자면 내 손안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 가격이 천 달러 정도로 무척 고가입니다.

권지연 : 그래서 엄마들이 고민이 많아요. 어떤 것을 해줘야하나...

이정민 : 제가 남쪽에 와서 보니까 남쪽 엄마들이 그런 게 있어요. 누가 뭘 가졌다고 하면 우리 애도 가져야 하고 학원을 어디 보냈다고 하면 보내야하고요...

권지연 : 그래서 인기 품목들은 벌써 다 품절이라고 합니다.

이정민 : 그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거니까 하는 거니까 뭐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네요.

권지연 : 이 날 만큼은 어린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어린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날로 보내는데요. 뭐하실 거예요? 어린이 날! 저 어릴 때는 이 날 꼭 가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정민 : 어딘데요?

권지연 : 어린이 대공원.

이정민 : 아~

권지연 :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이정민 : 그래서 엄마들끼리 하는 말이 있더라고요.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은 피해라!'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까 미아 사고도 많이 나고요. 어린이날 말고 가려면 다른 날을 택해서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선물도, 어디 좋은 곳에 가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그냥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게 아닐까요? 내 자식을 위해서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정민 씨의 말이 맞습니다. 요즘 남쪽 부모들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자녀들과 함께 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일도 좀처럼 쉽지 않은데요. 평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사랑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권지연 : 방정환 선생님께서 어린이들도 인권과 인격을 존중받아야한다는 생각에서 어린이날을 만드신 건데요. 북한의 어린이들의 인권은 어떨까요?

이정민 : 저는 그런 것에 대해 생각을 안 해보고 살았어요. 실제로 북한은 아동학대가 무척 많습니다. 남쪽은 부모도 자식을 심하게 구타하면 경범죄로 처벌을 받잖아요. 상해를 입히면 형사 처벌도 하던데요. 북한은 그런 것이 없죠. 저도 어릴 때 어머니한테 많이 맞았고 맞을 때는 이렇게까지 때려야하나 정말 맘에 많이 남았는데요.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 마음을 이해해요. 저도 애들한테 화나가서 손이 막 올라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다칠 정도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권지연 : 남쪽의 어린이들이나 북쪽의 어린이들이나 존중받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5월은 돈 나가는 달입니다. (웃음)

이정민 : 좋은 달이면서 돈 나가는 달이기도 하겠네요.

권지연 : 너무 많이 과소비하지 말로 서로 마음을 나누는 날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정민 :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보내면서 추억을 만든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그리고 아이들에게 '우리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정민 : 아이들도 작은 선물에 실망하지 말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엄마, 아빠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네요.

권지연 : 선물의 크기로 엄마 아빠의 사랑을 가늠하지 맙시다! (웃음) 정민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정민 : 감사합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그리고 어버이날에 스승의 날...

그것도 모자라 결혼식 청첩장이 밀려드는 5월을 직장인들에게 '무서운 달'이라고도 합니다.

5월에는 제 주머니 사정도 가벼워지겠죠? 하지만 나누는 사랑 속에서 마음만은 부자인 5월이 되길 바랍니다. <청춘만세>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