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웃

사진은 경북 구미대 기숙사 식당에서 구미대 사회통합프로그램 교육생과 유학생이 '작은 지구촌 음식문화축제' 모습.
사진은 경북 구미대 기숙사 식당에서 구미대 사회통합프로그램 교육생과 유학생이 '작은 지구촌 음식문화축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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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하지 않으면 누구하고도 친구가 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생각도 문화도 살아가는 모양새도 다르다는 뜻이 내포돼 있겠죠?

여러분에게는 몇 명의 친구가 있나요? 여러분의 친구가 되고 싶은 곳. 여기는<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은 지난 주말 남쪽의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렸던 '지구촌 나눔 한마당 축제'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윤미 씨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지철호, 김윤미 : 안녕하세요.

권지연 : 우리가 나온 이곳은 어딜까요?

지철호 : 시청광장?

권지연 : 땡! 청계광장입니다.

남쪽 서울의 중심부 세종로에는 모두 세 개의 광장이 있습니다.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청계광장입니다. 청계천의 시작지점인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에 위치한 청계광장에서 지난 주말 2013 지구촌 나눔 한마당 축제가 열렸는데요.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문화와 풍물, 음식을 알리고 나누는 행사입니다.

권지연 : 여기서 지구촌 축제를 하고 있거든요. 지구촌 나눔 한마당 축제가 뭔지 알 것 같으세요? 지철호 : 사회적인 관심사가 전 세계적인 거잖아요. 전 세계적인 문화를 공유하는 차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구촌 나눔 한마당 행사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무척 다양한 나라가 참여했습니다. 모두 50개국의 음식과 40개국의 풍물들이 소개됐고 외국인 20만 명을 포함해 모두 45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권지연 : 들어서자마자 냄새가....

지철호 : 죽여주게 좋네요.

권지연 : 많이 배고프죠?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일단 음식부터 먹고 시작하죠.

행사에 참여한 국가들은 모두 각자의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고유 음식을 팔기도 하고 풍물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파는 천막들 앞으로는 줄이 장난 아니게 깁니다.

권지연 : 이란, 이라크, 요르단... 전 세계 음식들이 다 있는데 우리 이 중에 골라서 빨리 먹읍시다.

지철호 : 케밥! 케밥! 사줘! 케밥 사줘! 줄이 장난이 아닌 것 같은데요? 북에서는 이런걸 뭐라고 하는 줄 알아요?

권지연 : 뭐라고 하는데요?

지철호 : 땡 줄이라고 합니다. 땡 줄 섰다고.

권지연 :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이란 상인 : 정말 맛있어요.

지철호 : 군침이 돌아요.

권지연 : 세 개 주세요. 매운 걸로 주세요.

지철호 : 양파랑 토마토, 고기도 들어가고 맛있네요.

권지연 : 일단 케밥 하나를 후딱 먹었는데 이제 제가 좀 보이세요?

지철호 : 네. 정말 행복해요.

권지연 : 지구촌 식구들이 여기에 다 모였습니다.

김윤미 : 신비로워요.

권지연 : 사람이 정말 많네요. 우리가 몰랐던 국가 이름도 많은 것 같고요.

김윤미 : 그리고 나라마다 사람들의 피부색을 잘 몰랐는데 보면서 알 것 같습니다. 이라크 사람들은 이렇게 생기고 콩고 사람들은 이렇게 생겼구나. 한눈에 구별이 됩니다.

김윤미 : 흑인들은 날씬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구촌 한 가족이라고 하지만 북에 계신 분들은 지금도 외국인은 무척 낯설게 느껴지시죠?

지철호 : 북한에서 5대양 6대주라고 해서 교육을 받는데 지구본을 사기도 힘듭니다. 아프리카, 아메리카가 있는 건 아는데 어디 붙어 있는지는 모릅니다.

권지연 : 나라 이름도 북에서는 다르게 부르나요?

지철호 : 다르죠. 나라이름도 터키는 토이기라고 하고 여기서는 루마니아라고 하는데 북에서는 로무니아라고 하고요. 우리는 러시아라고 하는데 북에서는 로씨아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여기서 처음에 지도를 보고 무척 신기했습니다.

권지연 : 자기들끼리 흥겹게 춤추면서 요리하는 흑인들도 있고

지철호 : 자기 나라의 민속 악기를 자랑하는 분들도 계시고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권지연 : 비행기 타고 다 갈 수는 없지만 여기서 경험이 가능한데요. 어디를 가볼까요?

김윤미 : 남미에 가고 싶어요. 신비로운 악기들이 많던데 그것도 보고 싶어요.

그럼,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볼까요?

권지연 : 여기는 세계 의상 체험 해보는 곳이네요. 여기는 세계 악기들이 모여 있고요.

지철호 : 신기하다.

권지연 : 이건 무슨 악기일까요?

김윤미 : 피리네요.

권지연 : 이건 어디 악기인가요?

자원봉사자 : 호주요

지철호 : 불어봐도 돼요?

김유미 : 불어봐.

지철호 : 떨린다. 붕~

권지연 : 벌레 소리 같아요.

지철호 : 아. 민망해.

권지연 : 이게 중국의 대나무 짝짝이라고 하네요. 중국에 있을 때 이런 거 못 봤어요?

김윤미 : 북한에도 이런 거 있어요. 춤추면서 치는 것이 있어요.

지철호 : 이건 천둥소리 나는 거래요.

권지연 : 의상체험도 해보고 악기도 많이 봤는데 어때요?

지철호 : 우리 민족의 의상하면 한복인데 다른 의상을 드니까 내가 한국 사람이 아닌가 ?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김윤미 : 어떤 나라든 전통 의상은 다 예쁜 것 같아요.

권지연 : 악기 두드릴 때도 신나셨더라고요. 악기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먹을거리도 그렇고 어느 나라나 비슷비슷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김윤미 : 원리는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의 풍물, 의상 음식들을 구경하면서 다른 듯 비슷한 지구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축제를 북에 계신 분들과는 함께 즐길 수 없다는 겁니다.

권지연 : 북한도 이런 축제가 있나요?

김윤미 : 없죠. 당연히.

지철호 : 축제는 없지만 축전이라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생일 날 외국인 가수들을 초빙해서 노래를 하는 축전 같은 것은 있는데 이렇게 문화를 교류하고 이로 인해서 우리가 정보를 알아가고 그런 것들은 없죠. 이로 인해서 외부 정보다 유입되면 정치하기가 힘들어지니까요. 권지연 : 그리고 이렇게 먹을 것을 들고 다니면서 자유롭게 먹는 것도 불가능하죠?

지철호 : 불가능하죠.

김윤미 : 거기는 먹을거리들이 고급스럽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가지고 다니면서 먹는 것이 창피하다고 할까요? 시장 안에서는 먹을 수가 있는데 덮치기 하는 애들이 덮쳐 가니까요. 그리고 망신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니까요. 잘 안 먹어요.

광장의 가장 앞쪽에는 월드비전이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글자가 보이고 사랑의 동전던지기, 사랑의 빵 판매, 재능 기부 등 다양한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권지연 : 여기 보시면 월드비전에서도 나와 있습니다. 월드비전이 어떤 곳인지 알아요?

지철호 : 아뇨 몰라요.

김윤미 : 기부하는 곳 아닌가요? 세계인들이 모여 있으니까 의미 있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아닌가요?

권지연 : 그래요. 난민구호단체입니다. 우리가 전에는 원조를 받았다면 이제는 주는 나라가 됐는데요...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1억 명의 지구촌 이웃들을 돕는 세계 최대의 국제구호개발옹호기구입니다.

남한도 한국전쟁 이 후 원조를 받았었지만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는데요.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 이 행사 이름이 사랑의 동전 밭입니다.

청계광장 안에 사람들이 던진 동전이 밭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것 역시 월드비전에서 하고 있는 나눔 행사랍니다. 동전을 던져 설치 해 놓은 바구니 안에 골인시키면 소정의 상품을 선물로 주는데 사람들은 재미삼아 동전을 던지고 모아진 동전들은 모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이게 됩니다.

권지연 : 우리도 해볼까요? 하나, 둘, 셋.

지철호, 김윤미 : 아! 아깝다.

권지연 : 여기에 골인을 시키건 안 시키건 중요한건 참여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철호 : 그로인해서 행복해 할 난민들을 생각하면 또 뿌듯한 것 같아요.

김윤미 : 놀이도 하고 기부도 하고 좋습니다.

권지연 : 비록 동전 몇 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전이 저렇게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보니까 나눔의 힘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동전 던지면서 기부도 해봤고. 결심한 거 있으세요?

지철호 : 북한 부스만 없다는 것이 가슴 아파서 다음 축제 때는 북한도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윤미 : 여기 와보니까 영어만 하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외국인들과 얘기해보고 싶어서 영어 공부도 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권지연 : 우리가 미처 다 못 돌아봤는데 계속 보면서 폐막식까지 즐겨 보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권지연, 지철호, 김윤미 : 청춘만세!

'세상에 공짜란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선한 마음에 하는 기부나 봉사일지라도 선한 마음, 보람, 힘, 용기 같은 것들을 얻게 되니까요. '공짜란 없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지구촌 이웃들과 함께 미소를 주고받고 선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인종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열린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배웁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친구를 가지고 계신가요? 비록 지금 우리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는 못해도 마음을 나누고 위로받고 있다면 우리는 분명 친구가 된 거겠죠?

지금까지 <청춘만세> 진행에 권지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