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망촉' 이라는 사자 성어가 있습니다. 후한 시대에 광무제라는 사람이 농 나라를 정복한 뒤 촉 나라를 또 친데서 나온 말로 농을 얻고 나서 또 촉을 바라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인생에서 더하기 하고 싶은 것들은 참 많죠! 차가 생기면 다음엔 집을 갖고 싶고 과장이 되면 차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요... 반대로 빼면 좋은 것도 있지 않을까요? 남을 미워하는 마음, 욕심, 이기심, 편견, 다툼... 생각해보니 빼면 좋은 것도 참 많죠? 여러분은 인생에서 어떤 것을 빼고 싶으신가요?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해 남쪽 여성들은 살 까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요... 빼면 좋은 것 중에 살도 있네요.
여기는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윤미 씨와 함께 오늘은 살 까기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권지연 : 날씨가 정말 좋아요.
김윤미 : 네... 반팔 입은 사람들도 많고 나오니까 벌써 여름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권지연 : 올해는 왜 이렇게 날씨가 변덕이 심한가했는데 5월이 되니까 날씨가 확 더워졌어요. 북쪽 날씨는 어떨까요?
김윤미 : 남쪽보다는 추울 겁니다.
지철호 : 북한에서도 함경도와 평안도의 날씨가 많이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평안도까지는 사과가 나오는데 함경도 쪽에는 사과가 아예 재배가 안 되고 살구 정도만 나옵니다. 그런 걸 보면 함경북도 지방이 엄청 추운 거예요.
권지연 : 어쨌든 점점 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봄은 건너뛰고 곧바로 여름이 올 것 같은데요. 반팔 입을 것을 생각하니까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오더라고요. 꼭꼭 숨겨뒀던 살들을 드러내놓고 다녀야하는데 어쩌나...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웃음)
여름! 노출의 계절이 가까워 오면서 다이어트 즉 살 까기 열풍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남쪽 인터넷에서는 각종 다이어트 식단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여성들은 날씬한 몸매를 가진 여자 연예인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대해서 늘 관심이 많습니다.
지철호 : 북에서는 간부들이 살이 쪘고 부의 상징입니다. 남자들은 살이 찌고 배가 나오면 그 사람은 간부이거나 부자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살이 찌면 자기 관리 못한 사람처럼 생각되잖아요. 북에서는 날씬한 것이 못 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윤미 : 그런데 북한도 여자들은 안 그래요. 날씬해야합니다.
권지연 : 여자들은 어디나 그런 것 같아요...
어디서나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참 피곤한 일인 것 같습니다. 윤미 씨도 북에 있을 때부터 살 까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네요.
권지연 : 북에서는 다이어트를 살 까기라고 하더라고요.
김윤미 : 네, 살 까기라고 하는데요. 저도 북에 있을 때 더 다이어트를 많이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많이 통통했었거든요. 어릴 때는 예뻐지려고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스무살 즈음에는 날씬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권지연 : 북에서는 어떤 식으로 다이어트해요?
김윤미 : 그냥 안 먹어요. 저는 여름에 항상 살 까기를 했는데 밥을 안 먹고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권지연 : 그러면 더 찌지 않나요?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고칼로리인데요?
아이스크림은 우유 또는 유지방에 설탕, 달걀, 향료, 색소 등을 넣고 휘저어서 얼린 빙과류를 말합니다. 달고 유지방이 많이 함유된 아이스크림은 무척 고열량 음식인데요. 윤미 씨가 북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남쪽의 것과 많이 달랐나봅니다.
김윤미 : 거기는 고칼로리가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팥이랑 쌀가루로 죽처럼 만든 겁니다.
권지연 : 영양식이군요?
김윤미 : 그렇죠. 그것만 먹고 너무 힘드니까 계속 잠을 잤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면 더 많이 먹어서 살이 더 찌고 그랬습니다.
사람이 굶으면 일시적으로 수분이 빠집니다. 체지방이 분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 음식을 섭취하면 살이 더 많이 찔 수 있는데요. 남쪽에서는 이제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 대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다이어트 방법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지연 : 남쪽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해도 참 다양하게 하죠? 윤미 씨는 지난번에 보니까 디톡스를 하더라고요.
김윤미 : 지금도 하고 있어요.
권지연 : 아직도요? 그게 1년 365일 하는 건가요?
김윤미 : 석 달 정도 하는데 안 먹으면 살이 빠지는데 건강이 안 좋아지잖아요. 그래서 먹으면서 살을 빼려고 하는데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권지연 : 몸속에 있는 독소를 빼준다고 하더라고요. 그거 할 때 고 칼로리 음식들은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번에 보니까 윤미 씨는 다 드시더라고요.
디톡스란 해독 요법 즉 몸 안의 독소를 없애는 것을 말합니다. 디톡스 다이어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레몬입니다. 비타민C를 많이 포함한 레몬을 주재료로 음료를 만들어 열흘 정도 저녁식사 대신 마시면 몸 안에 독소와 이물질을 배출시킬 수 있고 신체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 밖에도 1일 1일, 정해진 시간동안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간헐적 단식,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등 살 까기 방법도 무궁무진 합니다.
지철호 : 다이어트 하는 것도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물만 마시면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도 있고 먹을 것을 다 먹으면서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김윤미 : 고구마 다이어트, 토마토 다이어트를 많이 하더라고요.
지철호 :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요. 그래서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권지연 :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철호 씨도 다이어트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살을 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좀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철호 : 저는 운동을 조금만 해도 근육이 많이 생기는 형입니다.
권지연 :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웃음)
전문가들은 무조건 굶는 것이 상책이 아니라 자신의 체형을 알고 그에 맞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첫 걸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은 필수인데요. 다이어트야말로 참혹한 실패를 맛보기 쉬운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권지연 : 그런데 정말 다이어트가 쉽지 않아요. 의지력이 문제거든요. 김윤미 : 특히 여기는 살이 찔 수밖에 없어요. 음식이 넘쳐나고 늦은 밤에도 음식을 배달시키면 언제든 먹을 수 있잖아요. 북에서는 8시 이후로는 거리에도 불이 다 꺼져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일찍 자요. 권지연 : 그런데 남쪽은 밤이 얼마나 화려합니까? 별별 음식이 다 배달되고요... 지철호 : 네, 저도 시험 기간에 배가 출출하니까 야식집에 전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다이어트 얘기를 하는 것이 북에 계신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권지연 : 정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뭔가 없어서 문제인 북쪽, 또 너무 넘쳐서 문제인 남쪽... 다이어트라는 게 북쪽 청취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기도 하지만 인간 역사 중 가장 풍요로운 세기라는 지금, 다이어트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이며 과제입니다. 권지연 : 여름이 오기 전에 저는 3kg만 빼겠습니다. 김윤미 : 저는 운동을 열심히 해서 1kg을 빼겠습니다. 지철호 : 저는 1kg 근육을 늘리겠습니다. 권지연 : 예쁜 몸만들기를 결심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권지연, 지철호, 김윤미 : 청춘만세! 여자는 귀를 뚫고 귀걸이를 하면 1.5배 예뻐 보이고 치마를 입거나 화장을 하면 2배 예뻐 보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살을 빼면 무려 12배나 더 예뻐 보인답니다. 명확하고 논리 정연한 증거가 있는 말은 아니지만 공감 가는 말인데요. 살을 빼기 위해서 먹고 싶은 욕심을 빼고 삶을 절제해야만 하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 무언가를 빼고 절제한다면 오히려 더 귀한 것을 얻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까집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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