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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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얼마 전에 나왔습니다. 남쪽의 대형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연구를 했는데 웃음이 면역력을 키워줘서 만성 염증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고 심지어는 항암제 역할도 한답니다.

웃음의 효과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 병원이나 보건소, 기업, 지자체 등에서 웃음 치료들이 인기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하하, 호호' 웃어보죠. 웃음이 보약만 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도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행복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이곳은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은 이정민 씨와 함께 종교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이정민 : 네, 안녕하세요.

권지연 : 정민 씨 감기가 안 낫네요.

이정민 : 네. 2주 정도 앓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오뉴월 감기는 강아지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거든요.

권지연 : 북한도 그런 말이 있어요?

이정민 : 네, 있어요. 그런데 제가 강아지도 안 걸리는 감기에 걸렸네요.

권지연 : 퇴출시킵시다!

이정민 : 네, 그래야죠. (웃음)

권지연 : 오늘 우리가 해볼 이야기는 종교에 대한 얘깁니다.

종교의 사전적인 의미는 '무한, 절대자의 초인간적인 힘을 빌려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일'입니다. 종교가 언제, 어디서,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는데요.

이미 원시시대, 수렵의 성공을 기원하는 벽화에서도 영혼의 관념을 엿볼 수 있으니 종교는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종교 때문에 전쟁도 일어나고 종교가 배우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하고요,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종교는 인간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정민 : 북한에서는 종교를 가지면 3대 멸족입니다.

권지연 : 그렇게 심한 죄인가요?

이정민 : 그럼요. 국가 반란죄나 엄한 죄로 취급됩니다. 실제로 제가 살던 동네에 지하 교회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반주를 맡았던 여자 분은 유치원 선생님이었어요. 그런데 그 가족이 어느 날 다 없어졌습니다. 성경책이 나왔다는 얘기가 돌더라고요. 그만큼 탄압이 심합니다. 그리고 평양에 있는 교회는 순전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김정일이나 김정일로 연결되기 때문에 완성된 종교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그럼 남쪽에 와서 종교가 이렇게 많구나... 놀랐겠어요.

이정민 : 많이 놀랐습니다. 저는 종교라는 자체를 모르고 왔으니까요. 불교, 천주교, 기독교 외에도 이슬람교, 미신까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와 천주교, 부처를 섬기는 불교, 인도 사람들이 주로 많이 믿는 힌두교, 이슬람교, 천도교, 유교, 돌이나 바위, 나무 등을 믿고 숭상하는 무속 신앙까지... 세계의 종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정민 : 북한에서 종교라고 하면 미신을 많이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불안하면 미래를 알고 싶잖아요. 비밀리에 성행하고 있는데 그런 것 외에는 몰랐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무척 많더라고요.

권지연 : 세상에는 종교가 참 많은데 남쪽의 3대 종교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입니다. 천주교나 기독교는 서양에서 들여온 것들이고 불교, 유교는 조상들부터 전해져 온 것인데요. 북쪽에서도 알고 있나요?

이정민 : 모르죠. 그런데 장례의식을 보면 불교적 성향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풍습정도로 알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민 씨는 중국에 있을 때 이 3대 종교 가운데 교회를 가보았고 현재 기독교 신자입니다.

이정민 : 저는 중국에 있을 때 교회를 나갔었어요. 탈북자를 보호해주는 단체가 기독교 등 종교 단체들이 많은데 가서 나 탈북자니 보호해달라고 말하려갔다가 얘기를 못 하겠는 거예요. 문턱까지 가서 보고 그냥 왔습니다. 그 후론 하나원에서 처음 교회를 가봤습니다. 남쪽에선 종교를 권장하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놀라웠는데요. 교회를 가보니 모든 순서가 북한에서 우리가 김일성, 김정일 찬양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너무 싫더라고요. 북한에서 그게 너무 싫어서 왔는데 똑같은 걸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어요.

권지연 : 비슷한 이유가 있습니다. 김일성 어머니가 기독교 신자였다고 하고요. 우상화 작업에 기독교의 교리나, 방법을 많이 차용한 것 같습니다.

이정민 : 그런 것 같네요. 정말 똑같거든요.

권지연 : 기독교와 김일성을 신성화 시켜서 하는 것들이 비슷할지 모르나 찬양의 대상이 다른 거고요.

이정민 : 그런데 제가 주변에서 보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규칙도 잘 지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얘기 못하는 걸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좋더라고요. 전에는 못 느꼈는데 이제 저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이 생긴 겁니다. 내 마음속에 무얼 말해야할까 여유도 없었는데 이제 여유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말이면 나가는데 좋은 것 같아요. 또 종교적인 얘기 빼고도 서로 교제도 나누고 학업이나 생활의 어려움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고요.

종교는 사회적으로도 선한 일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구제나 구호 활동에 힘쓰고 없는 자, 약한 자를 돌보는 것은 대부분의 종교가 가지고 있는 교리입니다. 종교는 아픈 사람을 고치고 가르치는 등 교육, 의료, 문화발달에 있어서도 앞장섭니다. 일제 침략기에 우리 민족의 자주 정신과 독립 정신을 일깨우는데도 종교는 큰 공헌을 했고요. 그래서인지 종교가 그 역할을 못하면 더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이정민 : 종교를 가진 사람이 뭘 잘못하면 더 욕을 많이 먹는 것 같아요. (웃음)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믿는 사람이 왜 그래?' 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더 착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종교가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지만 오랜 시간 뿌리 내려온 종교 외에 다른 종교가 침투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데요. 예를 들어 유교와 불교가 뿌리내려 온 우리 민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각 종교에서 믿는 신, 교리 등이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사후 세계에 대한 입장입니다.

권지연 : 기독교는 사람은 한 번 태어나 한 번 산다고 믿고 불교는 윤회, 환생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정민 씨는 다시 태어나는 것을 믿어요?

이정민 : 저는 그걸 믿지 않아요. 그리고 아직은 죽은 후의 일은 별로 와 닿지 않습니다. 아직 죽어보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종교를 통해 죽어서 영생복락을 누리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은 어쩌면 지금 현실이 조금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힘이 되지 않나 싶어요.

권지연 : 종교를 가지면 소원이 바로 기도가 되는데 정민 씨의 기도는 뭘까요?

이정민 : 아주 많아요. 우리 가족들이 건강하게 통일될 때까지 살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학생이라서 성적에 대한 얘기도하고요. 북에 계신 분들에게도 종교의 자유가 생기게 해달라고 지금도 기도합니다.

도킨스는 종교의 역할을 네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설명, 훈계, 위로, 영감... 하지만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고난을 이기게 하는 힘! 사랑 못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힘! 보이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며 인내할 수 있는 힘! 웃을 수 있는 힘!

잘못된 종교는 사람을 망칠 수 있지만 올바른 종교는 사람을 세우고 어떤 난관도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북에 계신 분들에게도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찾아올 날을 기대합니다.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서 마칩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