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2) 미세먼지로 달라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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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요즘 남한은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닐 텐데요. <청춘만세>, 지난 시간부터 이 미세먼지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작게는 머리카락 굵기의 1/30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 등이 포함돼 있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황사가 중국 내몽골 사막에서 불어오는 자연현상이라면 미세먼지는 자동차나 공장, 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인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인데요. 이렇게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의 얘기,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진행자 : 대기오염이 세계적으로 큰 문제인 게 북한 주민들도 프랑스 파리에 대한 환상은 있다면서요. 파리하면 에펠탑을 떠올리는데 지난해 겨울 에펠탑을 보기가 힘들었대요. 워낙 대기오염이 심해서. 그래서 파리에서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고 해요. 자동차 번호 끝자리가 홀수, 짝수니까 하루씩 쉬게 하는 거예요. 차량 절반이 운행을 못하는 거니까 대단한 거죠. 그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하다는 건데 문제는 서울이 파리나 런던보다 두 배 정도 더 심하대요.

예은 : 그러니까 그 이유가 궁금한 거죠. 왜냐면 저희가 아무리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동하거나 자동차를 많이 이용한다고 해도 더 선진화된 도시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수 있나... 중국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광성 : 그렇죠, 일단 남한의 석탄화력발전소는 대도시에 없잖아요. 다들 도시 외곽에 있으니까.

진행자 : 땅은 작은데 인구밀도가 높기도 하고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되고, 봄이나 겨울에는 부족하니까 덜 씻겨 내려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 클레이튼은 자전거도 타고, 테니스도 치고 특히 야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잖아요. 요즘 불안감 없어요?

클레이튼 : 불안감 있죠. 그때 (전남) 완도 갔을 때도 자전거 여행하면서 경치를 만끽하고 싶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원하는 만큼 즐기지 못했어요. 남해안 경치가 정말 멋있는데 아쉬웠죠.

진행자 : '이 먼지가 내 몸에 쌓이겠구나!' 이런 걱정은 없어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함께 자전거를 타던 친구가 10명이었는데 요즘은 5명으로 줄었다거나.

클레이튼 : 그런 건 딱히 없는데 남한에 처음 왔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자전거 타거나 축구했는데 이제는 꼭 마스크를 껴요. 아무래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진행자 : 어떤 마스크예요?

클레이튼 : 그냥 면 마스크예요. 다들 필터가 있어서 걸러지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하는데 그거 일회용이잖아요. 제가 일주일에 4~5번 자전거 타니까 비용이 너무 들어서.

진행자 : 그런데 일반 마스크는 아무 효과가 없대요. 미세먼지가 머리카락의 최대 1/30 정도니까.

클레이튼 : 침묵의 암살자...

진행자 :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은밀한 살인자라고. 그러니까 예전에는 자전거로 출퇴근 하던 사람들이 자전거 이용을 포기한다거나 등산이나 야외활동 좋아하던 사람들도 자제하는 등 생활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은 :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래요.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미세먼지가 아주 나쁜 날은 안 나가는 게 좋다고 해요. 실제로 그런 날은 길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 그러면 소비가 줄어드니까 상인들이 힘들어 하죠.

광성 : 그래서 이번에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가장 특이했던 게 후보들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가겠다고 공약을 내거는데 이번에는 대부분 미세먼지에 대한 공약을 자세하게 얘기했어요. 어떤 후보는 자기 공약 내에서 투표를 하게 했는데 미세먼지에 대한 공약이 인기가 가장 많았어요. 지금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이 정도로 큰 거죠.

진행자 : 일단 밖에 나갈 수가 없으니까.

예은 : 건강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진행자 :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이 기관지염, 호흡기 질환, 혈관으로 들어가면 순환기계, 혈관계 질환도 유발한대요. 강막 장애 같은 안과 질환, 알레르기나 암도 일으킬 수 있대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굉장히 위험한 거죠. 그래서 달라진 모습이 집에서 창문 못 열고, 나갈 때 마스크 써야 하고. 개인적으로 길거리 음식도 안 먹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떡볶이나 어묵 등을 좀 지저분하다는 걸 알면서도 맛있게 먹었거든요. 그게 길거리 음식의 매력이니까. 이제는 길거리에서 계속 그 먼지에 노출돼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안 먹어야겠다 싶더라고요.

예은 : 저 같은 경우는 화장할 때도 느끼는 게 남한에서는 물광화장이라고 해서 봄, 여름에는 건조하니까 촉촉하게 화장을 해요. 그러면 얼굴에 미세먼지가 달라붙어요. 이걸 제대로 안 씻으면 간지럽고 뾰루지도 많이 나요. 길거리에서 보실 텐데, 미세먼지 방지 화장품도 많이 나왔어요.

광성 : 이 주제를 갖고 북한에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에게 물어봤어요. 어떤 여자 친구는 화장을 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 밖에 나가면 얼굴에 새까맣게 달라붙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 지금 뾰족한 대안은 없지만 남한에서는 경고를 계속 하고 있단 말이에요. 위험하다, 오늘 외출하지 마라, 야외활동을 자제해라 등. 북한은 어떤 것 같아요?

광성 : 일단 미세먼지 측정이 정확히 안 되죠. 나쁘다는 건 알겠지만 어디에 어떻게 나쁘다는 것까지는 잘 파악하지 못하고. 대비책도 없으니까 그냥 마시면서 사는 거예요.

예은 : 이번에 뽑힌 남한의 대통령은 미세먼지대책기구 같은 걸 만든다고 했거든요. 관련 세금을 더 걷겠다고 하고.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미세먼지의 주원인이라고 하니까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진짜 뭔가 대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 미국은 어떻게 대처해요?

클레이튼 : 일단 미국 사람들이 승용차 많이 이용하니까 휘발유 세금에 민감해요. 그래서 어떤 후보가 휘발유 세제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면 절대로 당선될 수 없어요(웃음). 맞는 말인데, 편하게 살고 싶으니까. 대신 미국 사람들이 '카풀'이라고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모르는 사람들을 태우고 같이 출퇴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그밖에는... 아무래도 미국 사람들이 편하게 살고 싶은가 봐요(웃음).

예은 : 그건 전 세계인들이 마찬가지예요. 저희도 휘발유값 올린다고 하면 난리가 나죠.

클레이튼 : 미국이 좀 심한 것 같아요. 한국이나 유럽과 휘발유 가격 비교하면 절반 정도 싸요.

진행자 : 다들 남 탓을 하잖아요. 중국 탓이다, 정부에서 왜 대책을 만들지 않느냐. 그런데 정작 스스로 희생하고 양보해야 하는 것들은 안 하는 편이죠. 사실상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는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남한에서도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대책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서울 같은 경우 남산터널로 진입할 때는 통행료를 냅니다. 서울 중심으로 들어오면 교통이 너무 혼잡하니까 2천 원씩 내라는 거거든요. 그래도 사람들이 계속 자동차로 운전해서 들어오죠.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 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자동차를 몰고 가잖아요. 그래서 그런 업체들은 교통유발분담금이라는 걸 따로 냅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에펠탑이 보이지 않을 때 차량 2부제를 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잘 따랐다고 해요. 대신 대중교통비나 주차비를 무료로 해줬대요.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지만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거죠. 남한에서도 차량 10부제라는 게 있었거든요. 지금도 합니까? 끝자리가 1번인 자동차들은 오늘 운행을 하지 않는 그런 식이죠.

광성 : 초반에는 잘 시행이 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거의 사라졌어요.

진행자 : 클레이튼이 말한 카풀도 남한에서 한창 얘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또 잠잠하죠.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카풀 전용차선이 있어요. 좀 더 혜택을 주는 거죠.

광성 : 우리나라에는 버스전용도로가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하지는 않잖아요.

진행자 : 많이 타기는 하는데,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20대들이 많이 타죠.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건데 30대 되고, 삶이 안정되면 뭐부터 하나요?

광성, 예은 : 자동차부터 사요(웃음).

진행자 : 그리고 결혼해서 부부가 각자 차를 가지고 있는 집도 많아요.

예은 : 보통 집마다 자동차 두 대 이상은 가지고 있죠.

진행자 : 또 서울 집값이 비싸니까 경기도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거기서부터 자동차를 타고 서울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죠. 사실 다른 나라 대도시들을 봐도 서울만큼 대중교통이 잘 돼 있고, 저렴하고, 깨끗한 곳이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열심히 자동차를 삽니다(웃음).

예은 : 차가 있으면 편해요, 일단 언제나 앉아서 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막히든 어떻든 자기 차를 운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대중교통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거든요. 많은 인구를 수용할 만큼의 여력이 안 되는 것도 있어요.

진행자 : 특히 서울은 천만 명이 사니까.

클레이튼 : 서울에서는 절대로 운전하고 싶지 않아요. 주차장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비싸고, 차도 많고. 버스나 지하철 타는 게 훨씬 빠른 것 같아요. 아니면 자전거...

산업화, 도시화...

결국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잘 살게 될수록 대기오염은 심해지고 있습니다. 다들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막상 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음 시간에 계속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청춘만세>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