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꽤 인기 있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는 책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별에서 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남자와 여자는 참 다른 존재죠.
예를 들어볼까요? 남자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침묵을 하고 여자는 결론을 얻을 때까지 말을 계속합니다. 남자의 말은 사실적이지만 여자의 말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을 때가 많고요. 남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화를 하고 여자는 공감을 얻기 위해 대화를 한다고 합니다.
대화하는 법만 살펴봐도 달라도 너무 다른 남자와 여자! 달라서 짜증날 때도 있지만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짝꿍이 될 수 있는 거겠죠?
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도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강남, 김재동, 강철 씨와 함께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해법들을 찾아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정민, 김강남, 김재동, 강철 : 안녕하세요.
진행자 : 날씨가 참 덥네요. 강남 씨는 어디 다녀오셨어요? 피부가 많이 탔네요.
김강남 : 밖에서 많이 걸어 다녔다니 그렇습니다.
진행자 : 네, 그리고 오늘 강남 씨가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오늘 특별손님으로 함께 하죠. 강철 씨 인사해주세요.
강철 : 네, 저는 강남이 친구 강철이라고 합니다.
김강남 : 북에서는 송아지 친구라고 하는데요.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입니다. 고향은 북한이고 한국에 온지는 8년 정도 됐고요. 외국에서 살다가 휴가 기간 이용해서 한국에 들어와서 오랜만에 만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 박수로 환영해 줄까요? (박수)
오늘 할 얘기는요...제가 기사 하나를 봤습니다. '여성인력 도움 된다. 67%, 채용은 글쎄?' 이런 기사입니다.
남한의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의 67.2%가 여성인력 활용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남한 기업 중 3분의 2가 여성 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여성인력 채용을 늘릴지 의향을 묻자 84.5%의 기업이 '현행 수준을 유지 하겠다'고 답했고요. '여성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했습니다.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진행자 : 일단 저 말고 여기 여성은 정민 씨뿐인데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취업에 불리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으세요?
이정민 : 있죠.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저는 채용의 기회가 저에게까지 오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실제로 합니다.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힘든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육아를 누구에게 맡깁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남에게 맡기는 것도 마음에 안 놓이고 그런 것들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정민 씨는 졸업 후의 취업이 지금부터 걱정입니까?
이정민 : 그럼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직장보다는 훨씬 더 낮은 급여나 대우를 받는 곳이더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때문에 남성들보다 취업이 불리한 것이 사실인데요. 이에 대해서 세 분의 남성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김재동 : 그 말씀도 맞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성들이 뛰어난 면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만 공백기가 있잖아요. 출산과 육아의 공백 기간 때문에 기업들이 채용하는데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김강남 : 여자 입장에서 확실히 불리하죠. 임신한 여성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북한 여자들은 남한 여성들과 비교해서도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으면서 삽니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아프죠... 한국은 여성이 임신을 하면 남자들이 무척 친절하게 해주잖아요? 엄청 잘해주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에서는 그런 것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누나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는데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산에 있는 텃밭에 가서 김매기를 하다가 논밭에서 애를 낳았어요. 여기서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북한 여성들과 비교할 수 없어요. 저는 남한 여성들이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정민 : 제가 한국에 와서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사법고시에서도 여성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도 여성 인력이 훨씬 많습니다. 지금은 여성들이 결혼도 늦게 하다 보니 남성들이 들어갈 자리가 적어지는 것이죠. 여성들에 대해서 남성들은 군 가산점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어졌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500년 역사 동안 억눌려 있던 것들을 이제야 표출하는 거거든요!
강철 : 저는 유럽에 2010년도에 갔습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유럽에서는 남자는 개보다 못 합니다. 첫째가 아이, 두 번째가 노인, 세 번째는 여성, 네 번째가 개고 다섯 번째가 남자입니다... (웃음) 거기서는 여성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요. 하다못해 여자가 잘못을 해도 여자 편을 들어주고 출산에 대한 혜택도 많습니다.
진행자 : 북한 보다는 남한 여성들이 행복한 것이고 유럽보다는 남한 남성들이 행복한 거네요. (웃음)
구성원들 모두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때문에 남성들보다 취업에 있어 불리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재동 씨는 기업의 입장도 이해한다는 입장이고요. 강남 씨는 북한 여성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남한 여성들은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강철 씨는 선진국의 문화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여성이 남성보다 취업에 불리하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를 했는데요. 실제로 조사 결과에서도 여성인력 활용이 꺼려지는 이유로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과 경력단절'라고 44%가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외에도 야근·출장 등을 하는 것에 대한 업무상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여성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서... 등의 답들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문제 때문에 취업이 불리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 다 동의를 하고 계시고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여성 인력은 늘었지만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 같은 것들이 늘어난 거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육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방법일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김재동 : 재택근무를 늘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전화처럼 어느 곳에서든 인터넷만 있으면 화상 회의도 가능하니까요. 육아 휴직 기간 중에도 당사자가 일을 할 수 있겠다고 하면 업무량을 조절해서 집에서도 할 수 있게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회사가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강남 : 저는 갓난 애기를 한 달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밤에 가장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밤잠이 없어서 저는 밤에 아기를 보는데 문제가 없어서 제가 잘 봐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남성들에게 육아 휴직제를 주자는 말씀인가요?
김강남 : 네, 그렇습니다. 남성들에게 육아 휴직제를 주자는 의견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이정민 : 아이를 낳으면 여자도 남자도 처음이에요. 그런데도 여자가 본능적으로 더 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은 여자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아이를 낳아도 남편한데 육아를 맡기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2세 이하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육아 비용도 지원을 해주고... 하지만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취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뿌듯해 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고요. 남성들이 밖에서 고생하는 만큼 여성들도 집에서 고생을 하는데 그런 것들을 잘 좀 알아주고 일하고 싶은 여성들은 나가서 일 할 수 있게 국가의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절로 출산율도 늘어나고 그에 못지않게 일자리 문제도 해결될 것 같습니다.
재동 씨는 근무 방식를 효율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요. 강남 씨는 남성들에게 육아 휴직 기간을 주어서 육아를 함께하는 것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정민 씨는 지금 상태로는 남성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은 불안하다는 입장인데요. 청춘만세의 남성들은 이에 대해 어떤 해법을 찾았을까요?
김재동 : 저는 여성 전용 부서도 생각을 해봤는데 그건 더욱 갈등을 조장할 것 같고요. 직장 내에서 남성들에게도 아이 보는 법을 가르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강남 : 그렇게 하면 나중에 남성들이 은퇴하고도 제 2의 직업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애를 가장 잘 보는 남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웃음)
강철 : 직장 내에 탁아소가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쉬는 시간에 아이를 보고 올 수고 있고 좋잖아요?
청춘만세 남성 구성원들의 대답에 정민 씨는 내심 감탄하는 눈칩니다.
진행자 : 어때요? 이 정도면 불안이 사라지시나요?
이정민 : 네! 저는 우리 구성원들처럼 남성들이 '나는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각오로 결혼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아이는 엄마, 아빠가 함께 키우는 거라는 인식을 해줬으면 좋겠고요. 더불어서 여성들에게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함께하면 좋지만 남편도 못할 때는 놀면서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너무 억울해 하는 것보다는 자신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이 둘을 혼자 키웠는데 그런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거든요.
이 후로 계속된 대화 속에서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가진 강점과 약점들을 나누고 함께하는 방법들을 논의 할 수 있었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마음 속에서 찾아지지 않을까요? 우리의 청춘들은 어머니 세대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사회, 양쪽 모두에서 말입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집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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