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음주 금지’ 당신의 생각은?

0:00 / 0:00

하늘에 구멍이 난 것은 아닌지, 자꾸 쳐다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요즘처럼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도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데요. 쌀을 씻을 때 파란색이나 검은색 물이 나오면 곰팡이 오염을 의심해봐야 하고요. 홍수로 집 등이 침수된 경우 오염된 흙에서 식중독균이 옮겨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하수는 반드시 끓이고 침수된 조리도구는 모두 끓는 물로 세척해 사용해야만 합니다.

곰팡이도 제거하고 마음속의 찌꺼기들까지 싹 다 제거하고... 다시 태양과 마주하고 싶은 여기는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도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김강남, 이정민, 이주영, 지철호, 최철남,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출연진 모두 :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색다르게 토론을 해보려고 합니다. 각오하고 온 것 같은 분이 있네요. (웃음) 북한은 토론에 익숙하지 않죠?

김강남 : 익숙해요. 생활 총화를 많이 해서요.

이정민 : 그건 토론이라고 할 수 없지... 토론이라고 하면 주제에 따라 서로 다른 해답을 내놓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북한 생활 총화의 호상비판은 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 짜여진 틀에 따라서 비판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토론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에 대해서 대변 같은 것을 할 수 없거든요.

권지연 : 듣고만 있어야 한다는 거군요.

지철호 : 북한은 찬반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거든요. 내가 반대하려면 어느 정도 배가 부르고 다른 정도를 많이 알고 있어야 찬반이 갈릴 수가 있는데 시키는 것만 하니까요.

권지연 : 남쪽 사람들은 어떤 주제만 있으면 찬반을 나눠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그런 게 참 신기했을 것 같아요.

김강남 : 그래도 토론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요. 북한도 그런 것은 있습니다. 북한에 어떤 대통령이 찾아왔다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 왜 찾아왔냐, 잘 찾아왔다... 서로 상반된 의견을 말하고 얼굴이 벌개 질 정도로 의견을 나누는 일들이 있습니다.

권지연 : 생활 속에 있긴 다 있네요.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니까요. 오늘 주제는 공공장소, 즉 공원, 해수욕장, 대학 캠퍼스에서 술을 못 마시도록 보건복지부에서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전에도 한 번 추진하려다가 반대 의견이 많아 무산이 됐었는데 다시 추진 중입니다.

공공장소 음주 금지 법안은 작년 9월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까지 했다가 부처 간 이견,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로 입법이 중단됐었는데요. 정권이 바뀐 뒤 음주 금지 장소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다시 추진 중입니다. 물론 찬반 논란도 다시 불거졌습니다. '나우'의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전에 거리의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들어볼까요?

INS - 적극 찬성합니다. 해수욕장에서 술 마실 이유는 없다니까요? / 전면금지는 안될 것 같은데? 어느 정도 구역 같은 것을 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 그래도 규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법으로 규제하는 건 그럴 것 같은데요! 그건 국민들에게 반발을 일으킬 것 같은데요?

거리에서 남쪽 국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나우'의 구성원들의 의견을 꼼꼼히 들어보죠.

권지연 : 이런 법이 필요다가고 생각하시는 분 손을 들어보시겠어요? 강남 씨와 정민 씨 손을 들어주셨고요. 이건 너무 하다... 생각하시는 분? 주영, 철호, 철남 씨가 손을 드셨습니다.

공공장소 음주 금지에 대해 찬성한다는 사람은 강남 씨와 정민 씨. 반대한다는 사람은 주영 씨와 철호 씨, 철남 씨. 이렇게 2: 3으로 나뉘었네요.

권지연 : 먼저 찬성하는 입장에 손을 든 정민 씨부터 말씀 해 주시죠.

이정민 : 공공장소에 어린이도 있는데 술을 마시는 것은 보기에 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신 후에 깨끗하게 가는 분들을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많이 마신 후에 추태를 부린다든지 노상방뇨를 한다든지 안 좋은 것 같아서 적절하게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권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더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고 이런 법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강남 : 술 마시고 하다보면 가뜩이나 서울은 공기가 안 좋잖아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막 버릴 것 같고 환경 문제를 봐서라도 규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민 씨는 어린 아이들의 교육상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를 그리고 강남 씨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환경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를 들어 음주 금지 법안 추진에 찬성입니다.

권지연 : 철호 씨나 철남 씨가 반대하는 건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술도 안 마시는 주영 씨는 왜 반대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이주영 : 저는 술을 마시지는 않는데 한국에서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 친분을 나누잖아요. 그렇게 마시는 것까지 막는 것은 안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술 마시는 사람들이 추태를 부리는 것은 보기 안 좋지만 밖에서 마신 후에 공원에 와서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거기 안에서만 못 마시게 한다고 해서 얻는 유익보다는 괜히 정겨운 문화만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권지연 : 철남 씨도 같은 의견인거죠?

최철남 : 네, 대한민국 사회가 삭막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소소한 모임까지 금지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원에서 술 마시고 추태 부리는 사람들은 소수인데 이런 몇 명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그런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권지연 : 건전한 모임, 사람들과의 친분 유지를 위해서 술 문화를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건데 친해지는데 꼭 술이 있어야 할까요?

지철호 :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술을 마시면 좀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까지 규제하는 것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전면 금지는 반대입니다.

권지연 : 주영 씨는 술 안마시지만 인간관계 잘 하고 있거든요. 안 그런가요?

철남 : 꼭 술이 인간관계를 위해 필요하다기보다는 친구들끼리 가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쉬다가 오는 때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리고 술을 안마시면 자기 속마음을 얘기하기 힘들잖아요.

양쪽 의견이 다 일리가 있습니다. 듣다보면 솔깃해지는데요. 마지막으로 양쪽 의견을 피력할 시간을 가져봅니다.

권지연 : 저는 팔랑 귀라서 이 얘기 들으면 그게 맞는 것 같고 저 얘기 들으면 그게 맞는 것 같은데요. 정민 씨 반박할 얘기 있나요?

이정민 : 대학의 음주 문화를 줄이겠다고 제일 먼저 나선 것이 제가 다니고 있는 외대인데요. 외대 캠퍼스 안에서는 술을 마실 수가 없어요. 그래서 축제 기간에도 주류 판매가 금지되고 있습니다. 그 첫 시행이었던 올해 축제에 술을 못 마시게 하니까 놀 분위기가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깨끗해서 오히려 좋다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어쨌든 시행은 됐다는 거죠. 그리고 시행하고 나니 다른 때보다 깨끗하고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 마시고 공원 와서 추태 부릴 수도 있지 않냐... 이런 말도 하셨지만 저는 이 법률이 제정되는 것만으로도 음주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술을 마셔야지만 친분 유지가 되는 것인지?

지난번에 제가 한강에 놀러간 적이 있었어요.

저희 단체는 종교적인 단체여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치킨에 콜라와 사이다를 먹었지만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저는 이 법률을 통해서 술이나 담배가 몸에 나쁜데 끊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이익이잖아요. 그런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영 : 이제 밖에서도 얼마든지 술을 마실 수 있죠. 그런데 그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마시는 것 보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밖에서도 마시고 자연을 느끼면서 마시고 싶은 것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도 축제 기간에 지나가면서 보면 애들이 공부하느라 많이 지쳐 있는데 축제 기간이라도 돗자리 깔고 앉아 술을 마시면서 인간관계도 넓혀가고 그러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한국 사회에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지 않아도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려요. 술을 마신다고 해도 의식 있는 사람이라면 그걸 치우고 술 안마시고 치킨만 먹어도 의식 없는 사람들은 그냥 놓고 가거든요.

권지연 : 북에선 어때요?

이정민 : 절대 안돼요. 청진시에 갔을 때 포항광장이라고 김일성 동상이 있는 곳인데 거기서 술을 한 잔 마신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잡혀가더라고요.

김강남 : 대동강 구역은 물이 깨끗하거든요. 그 주변에는 다 술 마셔요.

권지연 : 북한은 지역마다 다른가보네요.

토론의 목적은 상대가 틀리고 내가 맞다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닙니다. 상반된 의견을 나눈 후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토론을 하는 목적일 것입니다. 토론 후 각자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권지연 : 저는 개인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좋고 다 좋지만 남쪽은 술 문화가 좀 잘못 되어 있지 않나. 먹고 죽자 식의 술 문화는 안 좋잖아요? 그런 문화부터 바꾸고 고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면? 찬반 의견을 취합해서 어떻게 정리하고 싶은지 여쭙겠습니다.

최철남 : 전면적인 금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면적인 금지보다는 저 같은 경우에는 술 마시고 공원에서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캠페인을 벌일 것 같아요. 그런 것을 꾸준히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공원 같은 곳에서는 금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김강남 : 제가 장관 이라면... 술은 사생활이고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2시 이후에는 술을 못 마시도록 시간제한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나라는 새벽까지 술 마시는 경우가 없는데 한국은 새벽까지 술을 마시잖아요. 시간제한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권지연 : 정민 씨는요?

이정민 : 저는 구역을 만들 것 같아요. 입장할 때 얘기를 하는 거죠. 술을 마시는 분들은 마실 수 있는 구역으로 들어가는데 유료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 비용으로는 일부 시설을 고치는데 쓰면 될 것 같고요. 주변에서 주류를 파는 분들에게는 세금을 높게 받는 겁니다. 그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에 한 표를 하겠습니다.

이주영 : 한국 사람들이 술을 유난히 독하게 마시는 것이 독하게 공부하고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인위적으로 법을 만들고 규칙을 만드는 것들이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고 한국 사회가 좀 더 경쟁이 완화되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면 사람들이 그렇게 죽자고 술을 마실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지철호 : 부분적인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린이 공원에서는 술을 못 마시게 하고 일반 공원에서는 술 마시고 주정부리는 사람들에게는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던 사람들은 안 마실 수가 없어요. 규제보다는 부분적인 규제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를 넘으면 벌금을 내도록 하는 거죠.

권지연 : 잘 들었고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오늘 감사드리고요. 남쪽의 술 문화가 건전해지기를 기원해보겠습니다. 청춘만세 외치면서 마무리 할게요.

출연진 모두 : 청춘만세!

중국의 역사서 한서에는 술은 백약의 으뜸이라고 적고있습니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정치가였던 셀던도 술의 유용성을 인정해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도 먼저 다툼을 수습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술은 사업을 할 때 일의 시작이고 끝이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면 긴장이 풀어지고 대담해지져서 평소 못하던 말도 술술 하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입니다. 남쪽은 지금 잘못된 술 문화는 바로잡고 건전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랍니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금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까지 <청춘만세> 진행에 권지연이었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